춘추초대
지휘자 김보미 / 빈 소년 최초 여성지휘자 김보미 모교에서 새 출발
연세대 음악대학에서 빈 소년합창단의 최초 여성 지휘자, 김보미를 신임 교수로 선발했다. 섬세한 감성을 빚어내는 아름다운 음색을 만들어내는 지휘자 김보미는 올해부터 연세대학교 교수로 후학들과 만남을 갖는다
*** 연세대 교수로 취임하신 것 축하 드립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15년 전, 연세대에서 합창지휘를 공부하였습니다. 그때는 합창단원으로 공부를 하였는데, 지금은 같은 장소에서 합창단원의 지휘자로 있으니 매우 감동스러웠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합창에 관련된 모든 교양수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유학을 하고, 해외에서 일을 하면서 참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한 경험들로 인해 이러한 좋은 결과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것이 많은 데 교수로 임명되어 감사 드립니다.
*** 음악의 시작과 학창시절, 유학시절
저는 어렸을 때, 누구나 그렇듯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성가대에서 반주를 하면서 ‘음악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구나, 음악을 하는 것이 즐겁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성가대 활동을 계속 하다 부모님의 권유로 96년도에 세종대 호텔경영학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그 당시 음악을 직업으로 하지 말고 취미생활로 하라고 하였으나, 호텔경영학과에 들어간 저는 음악을 계속 하고 싶어 자퇴를 한 후, 수능을 공부하여 연세대 음대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연세대에서 공부를 하면서 외국에 여러 번 여행을 다니게 되었는데, 그 여행을 통해 학교에서 공부를 한 후 교회음악 본고장인 유럽으로 가서 교회음악을 더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교회음악은 합창지휘뿐 만 아니라 성가, 성악, 피아노 등 다양한 부분을 배워야 합니다. 성악과 합창지휘를 중점적으로 배운 저는 합창감독으로도 일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 지휘를 가르쳐주시던 음대 교수님께서 소년합창단에 자리가 생겼다고 오디션을 보라고 추천하여 이틀 동안 써머 캠프의 오디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빈 소년 합창단과 저와의 첫 만남인 것 같습니다. 저는 2012년 9월부터 빈소년 합창단에서 지휘를 하게 되었습니다.
*** 빈 소년 합창단의 최초 여성 지휘자로 계셨는데, 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빈 소년 합창단은 언론에 소개가 많이 되었습니다. 1498년에 건립된 빈 소년합창단이 보이스 콰이어 중 전통이 가장 깊은 합창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자아이들을 여러 명 보살펴야 하니 소년들의 음악선생님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지휘자의 공고가 올라와도 물망에 오르는 지휘자가 많지는 않습니다. 빈 소년 합창단의 지휘자가 되려면 지휘 외에 피아노, 성악, 등 여러 가지의 악기를 다뤄야 합니다. 저희는 매년 4개월 동안 외국에 공연하러 나갑니다. 그래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항상 컨디션이 좋아야 합니다. 지휘자 자리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자리라 그런지 여성들이 지원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빈 소년 합창단의 최초 여성, 동양인 지휘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하셨는데,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요.
누구를 가르쳐주는 것이 저와 적성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힘들어도 저를 잡아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음악’입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하였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세종대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전공하였을 때, 음악이 생각나서 조금 힘들었지만 연세대 음대로 간 후,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힘이 들지 않고 행복 했습니다.
*** 학생들과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실 것인가요?
학생과 선생의 관계뿐 아니라 사람들 간의 관계는 꼭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학생들과 선생과 제자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음악가로서의 선배, 연주자로서의 선배, 인생의 선배로 학생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15년전, 저는 연세대 학생이었습니다. 선배로서 학생들을 보살피고 싶습니다. 그리고 교회음악 본고장인 유럽에서 배운 많은 음악들을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뿐 아니라 선생이자 선배이자 친구 같은 그런 소통하는 사제지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한국에서 친구들이 상상력을 풍부하게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은 정답이 없습니다. 음악을 느끼는 감정은 각각 너무나 다릅니다. 정답을 놓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음악을 알아가고, 유연한 사고력 상상을 많이 하면서 음악을 접근하는 태도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아마 학생들이 저보다 음악을 더 신선하게 접근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 연주자와 교육자로서 가장 이루고 싶으신 목표는?
저는 교육자로서는 많이 공부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공부를 해야 학생들을 많이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배우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아마 학생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헌, 리허설, 합창 등에 대해 더 연구해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교육자는 말 그대로 실력이나 인격으로나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좋은 실력을 가진 학생들이 끝까지 성숙한 음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지휘자는 사람의 소리를 다루는 일입니다. 저는 단원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지휘자가 되고 싶습니다. 보통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많이 하시는데 저는 관객들과 등지고 음악을 지휘하기 때문에 단원들에게 감동을 전해야 합니다. 지휘자는 1차로 단원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2차로 관객들에게 그 감동과 합창의 소리를 전한다고 생각합니다.
*** 연세대 교회음악과와 한국의 합창음악계가 어떻게 발전했으면 하나요?
연세대 교회음악과를 통해 교회 음악가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회음악과에는 합창단이 있는데 관객들이나 연세대 학생들의 합창을 보면서 ‘찬양을 저렇게 하니까 아름답구나.’ 라고 생각하며 합창의 본보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합창을 좋아하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 뿐 일 것입니다. 유럽에는 시립합창단이 없습니다. 합창의 붐이 일어나서 현재 좋은 상황이긴 하지만 관객들이 흥미위주로만 듣지 말고 아카데미 위주로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글_구수진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6년 4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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