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레이더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스코틀랜드 소설가이며 극작가였던 월터 스코트가 정략결혼을 강요당한 신부가 첫날밤에 신랑을 죽인 실제 사건에 호기심을 느껴 발표한 『래머무어의 신부』라는 제목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힐링 콘서트, 뮤직 드라마, 시네마 콘서트 등 다양한 형태의 무대를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로 관객과 소통해 오고 있는 M 컬쳐스의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가 8월 17일 오후 7시 코스모스홀에서 네 번째 무대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선보인다.
연주와 해설, 영상이 한데 어우러지는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는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오페라를 감상하는 관객일지라도 오페라에 대한 거부감 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나중에 정식으로 오페라를 관람할 때 그 누구보다도 풍부한 작품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공연을 만들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공연은 루치아 역의 소프라노 이정아, 에드가르도 역의 테너 양인준, 엔리코 역의 바리톤 박찬일, 라이몬도 역의 베이스바리톤 신금호, 피아니스트 김민정이 함께 한다.
이정아_ 저는 이 작품을 미국에서 2000년대 중반 즈음 2년 연속으로 아스펜 오페라단, 워싱턴 오페라단과 공연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 여러 가지 면에서 도전이 되었고,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대개의 오페라는 리딩 롤이 소프라노와 테너 또는 소프라노와 바리톤인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루치아가 리딩 롤이라 부담스러웠어요. 오페라의 시작부터 끝까지 노래할 분량이 많기 때문에 사실 극중에서 죽고 난 후에 홀가분하기도 했고요(웃음). 루치아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역이지만 한국에서는 출연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금 재정비할 기회를 얻었네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광란의 아리아를 떠올릴 것이다. 많은 작곡가들이 광란의 아리아를 작곡했지만 오늘날 청중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작품으로는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벨리니의 「청교도」, 「몽유병의 여인」, 토마의 「햄릿」에 등장하는 광란의 아리아가 있다. 이 작품들의 공통점이라면 먼저 무엇보다도 긴 연주시간을 들 수 있으며, 그 역을 맡은 프리마 돈나는 많은 유명세를 타왔다. 루치아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보여주는 광란의 장면은 비극적이고 장엄한 선율이 아름답게 펼쳐지며 그녀의 가련한 신세를 표현하고 있다.
이정아_ 루치아는 원수 가문의 아들인 에드가르도와 사랑하는 사이이지만, 오빠인 엔리코는 가문을 위해 부유한 권력자 아르투로와 억지로 정략결혼을 시키려고 합니다. 루치아는 완강히 거절했으나 엔리코가 에드가르도의 편지를 위조해 그가 변심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결국 아르투로와 혼인서약을 하는데, 바로 그 결혼 피로연장에 에드가르도가 나타나 반지를 빼 던지며 루치아를 크게 비난해요. 이러한 상황에서 실성한 루치아가 아르투로를 칼로 찔러 죽인 뒤 피 묻은 잠옷 차림으로 나타나 노래하는 것이 바로 ‘광란의 아리아’입니다. 루치아는 그 노래를 부른 후 죽음을 맞이하고요.
양인준_ 네.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에드가르도 역시 루치아의 뒤를 따르려고 자결합니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서 광란의 아리아가 많은 집중을 받고, 제목도 여주인공의 이름이지만, 테너로서 저는 관객들이 광란의 아리아 다음에 이어지는 테너의 아리아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전에 신영옥 선생님이 출연하신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본 적이 있는데, 광란의 아리아가 끝나자 관객들이 우르르 나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거든요(웃음).
광란의 아리아가 루치아의 것 말고 다른 오페라에도 있지만, 이 작품에서 광란의 아리아 다음에 이어지는 테너의 아리아는 이전에는 없었던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8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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