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이혜선
오페라 아리아의 아름다움 전하는 무대
멋진 연주자 시리즈의 6월 아티스트인 이혜선과 인터뷰 약속을 하기 위해 통화하던 중 그녀가 현재 어린이 오페레타 「부니부니」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공연을 본 후 인터뷰를 하기로 하고 5월 초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을 찾았다. 부모님과 함께 한 어린이 관객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관람을 시작했다. 「부니부니」는 어린이들이 관악기와 클래식 음악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흥미로운 내용으로 진행되었으며, 어린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노래를 잘 하는' 어머니 역이었던 소프라노 이혜선이 극 중반에는 180도 변신, '음치' 마녀로도 등장해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주었다는 점이다. 길지 않은 공연 시간이 더 짧게 느껴졌던 「부니부니」를 관람한 후 극장 로비에서 이혜선과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20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된 「부니부니」는 제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공식 초청작이었으며, 인터파크 클래식 부분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부니부니」가 오페레타라고 하지만 사실 뮤지컬에 가까워요. 이 공연을 본 아이들이 CD를 구입해 집에서도 계속 듣는다고 하고, 재관람을 원하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공연 후 아이들과 함께 포토 타임을 갖기도 하는데 제가 음치 마녀였다는 걸 안 아이들이 절보고 무서워서 숨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앞으로도 클래식 음악의 잠재 관객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 관객을 발굴하는 이런 시도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이혜선에게 "음치 마녀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고 말하자 그녀는 "일부러 음치로 노래를 하는 게 처음에는 고역이었다"며, 「부니부니」 공연이 진행되고 있는 요즘, 한번은 독창회 연습을 하는데 자신이 들어도 노래가 음치처럼 이상했다며 웃었다. 소프라노 이혜선은 6월 21일 오후 8시 반포아트홀M에서 독창회를 가질 예정이다.
다양한 언어(이탈리아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독일어)의 오페라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는 이날 무대의 프로그램은 모차르트의 「Il Rè Pastore」 중 'L'amerò, sarò costante', 벨리니의 「I Pusitani」 중 'Qui la voce sua soave',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Snegurochka」 중 'Arioso Snegurochki', 푸치니의 「Edgar」 중 'Addio, addio mio dolce amor' 등이다.
"귀국 독창회에서는 가곡과 아리아를 골고루 노래했었지만 제 유학 시절 전공이 오페라였기 때문에 이번 독창회는 모두 아리아로만 구성해 보았습니다. 국내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아리아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곡을 소개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소프라노 이혜선은 가천대 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로 유학하여 포텐차 국립음악원 성악과를 만점으로 졸업했으며, 페스카라 음악 아카데미에서 오페라 극장 성악과 3년 과정을 마치고, 바리 국립음악원에서 최고과정인 Biennio 과정 오페라 전공 성악과를 모두 만점으로 졸업했다. 또한 이탈리아 마르케 공연협회 주관으로 Emidio Cellini의 성악가를 위한 완성과 전문교육과정, 로마 아카데미에서 성악 완성과정과 A.I.ART(예술국제아카데미)에서 합창지휘 과정을 마쳤다. 이탈리아 카피타나타 음악 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한 것을 시작으로 이탈리아에서 다양한 연주 활동을 했으며, 2009년 귀국하여 오페라 「코지 판 투테」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 이래 다수의 오페라와 연주를 갖고 있는 그녀는 현재 기독음대 통신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이혜선은 귀국 후 한국 가곡, 번안 오페라, 뮤지컬 등 섭외되는 공연을 위주로 활동하다 보니 유학시절 공부한 것을 선보일 기회가 드물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독창회 프로그램은 자신이 원하는 곡들로 구성한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오페라 「팔리아치」의 넷다 역, 그리고 「라 보엠」의 미미 역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저 스스로 성악에 소질이 있어 성악 공부를 시작한 것이 아니란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음악을 그만두고 싶은 고비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대학교 3학년 때 가천대에서 첫 번째 오페라로 공연한 「사랑의 묘약」에서 저는 합창을 했는데도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졸업 후에는 1년 정도 연출을 공부하기도 했는데, 무대 뒤가 아니라 무대 위를 밟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변 분들도 저더러 '계속 노래를 하는 게 어떻겠냐'며 용기를 주시기도 했고요. 그래서 결국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 때의 간절함을 떠올리며 앞으로도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습니다"
글․배주영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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