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기 챔버 오케스트라
'아름다운 전통'에서 전문 연주단체로 도약
'소래기'는 소리의 속어로서, '소래기챔버오케스트라'(이하 소래기)는 자발적인 의지와 열정을 가진 젊은 음악가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소리가 해마다 새로 어울리고 떠나며 음악적 성숙을 이루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고자 1996년 가천대(구 경원대) 음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출발한 연주단체이다.
'소래기'의 전통은 꾸준히 이어져 창단 멤버가 모교의 스승이 되어 후배 단원들을 가르치고 함께 연주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 열린 '소래기챔버오케스트라 창단 15주년 기념 음악회'에서는 창단 멤버들 가운데 4명이 후배들과 함께 연주하여, 창단 때부터 만들어 가고자 했던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러한 '소래기'가 창단 15주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하여 올해부터 전문 연주 단체로의 도약을 위하여 데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2011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문화예술분야의 (예비)사회적기업 진입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5월 중순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소래기의 창단 멤버이며, 음악 멘토인 홍석준과 대표 조아라, 총무 박세영, 단원 김지성을 만나 그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들어보았다.
"제가 가천대 음대에 재학하던 당시 학교 연주 등은 계속했지만 음대 내에 동아리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후배와 열정적으로 더 연주 활동을 할 수 있는 전통을 만들고 싶어 '소래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 유학까지 마치고 모교에 와 보니 '소래기'가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학교 수업과 연주를 소화하기도 힘든데 더해서 연주 활동을 하는 것이므로 의지와 열정이 없으면 버거운 일이이지요. 이렇게 계속 전통이 이어져 왔다는 것에 감동했습니다."(홍석준)
현재 소래기 챔버 오케스트라는 대표 조아라, 총무 박세영, 바이올린 장준호(리더․멘토, 양주시향 수석), 손덕기(수석․멘토, 전 서울심포니 수석), 박은진, 조아라, 박세영, 김지성, 배예솔, 첼로 성승한(수석․멘토, 동아방송대 교수), 김윤화(수석․멘토, 수원시립교향악단 단원), 박채헌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가천대 음대 학생 중 '소래기' 활동에 동참의지가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활동이 가능했고, 또 졸업하면 떠나는 동아리 같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과거 '소래기'로 활동했으며, 현재 전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선배님들은 뮤직 멘토로, 그리고 사회적 기업을 하려는 청년팀이자 후배인 저희들이 모여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자 합니다."(조아라)
'소래기'는 5월 24일 오후 8시 장천아트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그리고 27일 오후 3시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를 개최했으며, 7월에도 한 차례의 연주회를 더 가질 예정이다.
5월 24일 무대는 '소래기'의 프로 데뷔 음악회로서, 2011년 15주년 기념음악회에서 함께 연주했던 창단 멤버들과 15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후배 연주자들이 동료가 되어 한 무대에 오른다. 이 공연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후원으로 이루어지며, 그들은 이 사업과 함께 앞으로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기업으로서 경기․성남 및 수도권 지역의 사회공헌에도 이바지할 계획이다. 그리고 5월 27일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에서는 그림책과 장난감을 주제로 어린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음악회로 구성했다.
그들은 "대개의 음악회가 일회성 무대로 끝나지만, '소래기'는 직장으로 만들어 연주를 업으로 삼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 어디서든 연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음악회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김지성과 박세영은 "전공 악기와 관련된 협주곡이나 소나타, 교향곡 정도만 알았지만 '소래기'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레퍼토리를 접할 수 있어 음악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홍석준은 자신도 학창 시절 마찬가지였다며, 하고 싶고, 유명한 작품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지만 '소래기'를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접하고, 덕분에 전문 연주자로 빨리 다가서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 수업에서의 연주 때는 선생님들께서 어떤 음악적 요구 사항이 있더라도 학생임을 감안해 충분하다는 생각하는 선이 있고, 실수가 있더라도 '학생이니까'로 받아들이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소래기'가 프로로 진입하기 때문에 그러한 한계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실력이 부족하면 프로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지요. '소래기'가 어떤 음악적 한계를 넓혀 나가야 하는 상황에 있다 보니까 리허설에 임하는 자세들이 학교 수업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지하더라고요."(홍석준)
덧붙여 그는 뮤직 멘토와 단원 간의 나이차이가 15살 정도 나긴 하지만 '소래기' 안에서 만큼은 스승과 제자의 사이가 아니므로 멤버 각자의 아이디어를 충분히 실험하고 거기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나가는 즐거운 작업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많은 오케스트라, 앙상블 단체가 활동하고 있어 어떻게 보면 경쟁이기도 한데, 저희는 인원이 적다보니 한 명 한 명의 색이 중요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단원 간의 앙상블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실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김지성)
마지막으로 조아라는 "좋은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음악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인데,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소래기'가 스스로의 직장을 만들고, 활동 영역을 개척하는 일에 새로운 모델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좋은 무대를 많이 만드는 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글․배주영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왼쪽부터 김지성, 조아라,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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