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 음악춘추 2012년 6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6. 1. 16:01
300x250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색깔있는 가수를 꿈꾼다

 

지난 3월에는 고려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손양원」에 출연했으며, 4월 3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롯시니와 만나다’라는 부제로 독창회를 가졌고, 19일부터 22일 무악오페라단이 공연한 푸치니의 「나비부인」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무대에서 청중과의 만남을 갖고 있는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그녀 역시 부산예고 출신이다.
“중3 때 학교에서 부산예고를 소개하는 책자를 본 후 이 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2달간 준비한 후에 입학했습니다. 부산예고 시절은 매우 재미있었어요. 일반 고등학교였다면 쉬는 시간에 수다를 떨며 놀았겠지만 예고에서는 악기를 갖고 놀았고, 저마다 개성이 강했거든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일찍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공부해서 그런지 다들 즐겁게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조용한 모범생이었던 그녀는 부산예고를 거쳐 서울대 음대에 진학,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빈국립극장과 계약이 되어 외국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며 학업을 병행해 그라츠 국립음대에서 수학한 후 2008년 봄 귀국 독창회를 가졌다.
“유럽에 있을 당시 극장에서 오페라 위주로 공연을 했었는데 귀국하고 나니 모든 것을 새로 공부해야만 했습니다. 요즘에는 국내 음악계도 레퍼토리가 많이 다양해진 편이지만 갓 귀국했을 때는 베르디의 오페라를 비롯해 몇몇 작품만 계속 공연되었거든요. 제가 외국 극장에서 활동하며 접했던 레퍼토리는 한국에서 잘 공연되지 않더라고요.”


또한 그녀는 “유럽에는 오라토리오 가수, 가곡 가수, 오페라 가수 등이 각각 따로 있지만 국내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모든 장르를 섭렵해야 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오라토리오, 레퀴엠을 새로이 공부하고 무대에 서는가 하면, 한국 가곡을 노래하기 위해 발음과 씨름하던 때도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귀국 후 지금까지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시간을 보낸 듯하다는 그녀는 이제서야 겨우 한 바퀴를 다 돈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지난 4월 초에 가졌던 독창회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까지는 섭외되는 작품을 위주로 공연했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가져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에서 독창회 프로그램을 놓고 고심했고, 그 결과 로시니를 택했다는 것이다.


“메조 소프라노로서의 색깔을 구체화시키고, 저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어떤 작품을 해야 가장 메조 소프라노다운 색깔을 가지게 될지 고민했습니다. 사실 로시니의 작품에는 제가 다루기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도전의식 갖고 독창회를 준비했어요. ‘이 산을 넘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결과가 좋고 청중의 반응도 다양해 기쁩니다. 공연 후 주변 분들께 어떤 곡이 좋았었는지 묻자, 특정 곡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취향에 따라 골고루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녀는 독창회의 전반부에서 「스타바트 마테르」 중에서 ‘Fac ut portem Christi mortem’, 「베네치아의 곤돌라 경주」 등의 가곡을 노래했으며, 후반부에서는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대 음성’,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중 ‘가혹한 운명’, 오페라 「오텔로」 중에서 ‘버드나무 아래에 앉아’ 등의 아리아를 노래했다.


양송미는 6월에도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위해 여수를 방문하고, 창작 오페라 「손양원」의 지방 연주도 참여할 예정이며, 8월에는 한국반주협회 연주회에서 한국 가곡을, 12월에는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협연하고, 대구에서 있을 「카르멘」 갈라 콘서트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후배들이 도전을 많이 하면 좋겠어요. 요즘 친구들은 조금 해보다가 안 되면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일이 많던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글·배주영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오페라 '손양원'에서 손양원목사 부인역의 양송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