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초대
소프라노 강혜명
멕시코 시립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위해 멕시코를 방문하는 소프라노의 이야기
세련된 기교와 풍부한 음악성을 가진 소프라노 강혜명은 이번 2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멕시코 시립 콘서트홀에서 멕시코 시립오케스트라와 협연을 갖는다.
소프라노 강혜명은 추계예대를 거쳐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수학하고, 프랑스 에꼴 노르말 음악원에서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전액 장학금으로 최우수 졸업하였다. 루에일 말메종 시립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친 그녀는 유학시절부터 최고의 연주자로 인정받아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동양의 소프라노’ 라는 평으로 오페라와 연주회에서 프리마돈나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틈날 때마다 고향인 제주도로 달려가 크고 작은 무대를 마다하지 않고 제주의 공연문화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미래가 더욱 더 기대되는 소프라노 강혜명과의 인터뷰를 본지에 담아본다.
** 멕시코시립오케스트라와 협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멕시코시립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1부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멕시코시립오케스트라는 남미 오케스트라 중 가장 유명한 오케스트라입니다. 우리나라와 멕시코는 지역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동안 다른 서방 국가에 비해 문화, 경제적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멕시코시립오케스트라에 동양인 소프라노가 단독으로 오케스트라 정규프로그램에 초청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 기회가 닿아 멕시코 한국문화원 후원으로 멕시코와 한국의 평화교류 음악회에 참여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이번 연주까지 성사가 되었습니다. 이번 저는 이 무대가 시발점이 되어 한국과 멕시코의 클래식 문화교류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그리운 금강산」「그라나다」등 우리나라와 멕시코의 정서가 담긴 노래와, 「라 트라비아타」「노르마」「나비부인」등 잘 알려진 오페라 아리아를 연주할 예정입니다.
** 여러 오페라를 공연을 하셨는데, 어떠한 점에 중점을 두십니까?
예전에는 테크닉과 소리로 관객들에게 오직 ‘소프라노 강혜명‘만을 나타내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점차 ‘관객들과 어떻게 음악 안에서 소통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음악적으로 작곡가의 의도대로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관객들과 함께 음악을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 얼마 전 KBS의 ‘콘서트 7080 2014년 송년특집’에 출연하여 뮤지컬곡을 부르시는 것을 봤는데, 대중적인 프로그램에 클래식음악이 아닌 뮤지컬곡을 부른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극중 오페라 가수로 나오잖아요? 그래서 프로그램의 기획단계에서 그 곡을 정통 성악적인 테크닉으로 부를 수 있는 실제 성악가를 찾으셨고 여러 단계의 논의 끝에 제게 제안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약간의 고민과 주변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원래 기획의도대로 정통클래식을 하는 사람으로서 아름다운 성악발성의 감동을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 같아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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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콩쿠르에 입상하셨는데, 콩쿠르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음악을 하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콩쿠르에 도전한 시기는 유학초기 불과 1년 반에 불과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콩쿠르에 집중하며 콩쿠르 수상만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콩쿨은 멀리 보면 성악가로 성장하는 데에 있어 중간 점검 단계에 불과합니다.
콩쿠르에서 상을 받았을 때 물론 기분은 좋겠지만, 그 좋은 기분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콩쿠르에서 떨어졌을 때, 자신이 왜 떨어졌는지 분석을 한다면 콩쿠르뿐만 아니라 더 큰 무대에서 연주를 하며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선생님의 음악에 가장 영향을 끼치신 분이 있다면요.
많은 분들이 있어 한 명을 꼽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만 첫 번째로 대학교 때 은사님이신 소프라노 김금희 교수님이 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셨습니다. 제가 학생시절 성악가로 성장하기 위한 기본을 쌓는데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처음 성악가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TV에서 소프라노 조수미 선생님의 연주를 보게 되었는데 사람의 목소리가 아름다운 악기소리처럼 들린 것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후에 성악과로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태리 유학시절 소프라노 ‘미렐라 프레니’와 마스터 클래스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미렐라 프레니’ 선생님이 ‘어차피 늙으면 하얀 머리와 주름이 저절로 나올 텐데, 왜 너는 지금 젊은데 하얀 머리와 주름을 스스로 가지려고 하니?’ 라고 말하며 나이와 소리의 성장을 위해서 지금 당장 볼륨감 있는 소리를 낼 수 있다 하더라도 소리가 역할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는 말이 프로성악가로 활동을 하면서도 제 레파토리를 결정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유학 당시 인연을 맺었던 ‘자닌 라이스’ 음악코치 선생님이 계십니다. 마리아 칼라스의 음악코치이기도 하셨던 ‘자닌 라이스’선생님은 저에게 음악해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예전에는 음악의 성악적인 테크닉만 추구했었다면, ‘자닌 라이스’ 선생님과 공부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악보를 보면서 작곡가가 왜 이런 음악적 표현을 하였으며 그 표현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작곡가의 음악을 해석하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 어떠한 성악가가 되고 싶나요.
저는 그냥 ‘성악가‘ 라기 보다 예술을 표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오페라를 하였을 때, 관객들이 저의 표현을 통해 오페라 스토리를 조금 더 사실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고, 무대에 서면 머리카락부터 발끝까지 작곡가가 의도한 음악과 인물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싶습니다.
**왜 한국과 멕시코의 교류가 가능할까요?
멕시코와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공통점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아픈 과거가 있었던 것처럼 멕시코도 유럽의 강국인 스페인의 지배를 300년 동안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짧은 시간이나마 제가 겪은 멕시코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정서가 매우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정서적 공통점을 기반으로 하나하나씩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게 된다면 문화뿐 아니라 더 많은 부분에서 교감과 소통이 가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글_김수현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5년 2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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