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초대
성남문화재단 정은숙 대표이사
성악가, 교수, 국립오페라단 단장 그리고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
끝없는 변신과 헌신.
정은숙 대표와의 인터뷰 약속시간이 10시 30분으로 잡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넉넉한 시간을 두고 출발한다. 본사가 위치한 약수동을 출발 올림픽대로 그리고 분당 수서자동차 전용도로를 따라가니 30분 만에 성남아트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동안 성남아트센터에 대해 가지고 있던 거리감에 혼동이 오는 순간이었다. 왜 멀다고 느꼈을까. 성남의 예술문화를 한 층 높여 문화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성남문화재단에 새로운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그는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 정은숙이다. 그녀를 만나 성남문화재단의 미래를 이야기 해본다.
성남문화재단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취임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성남은 아트센터와 문화재단이 같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남시민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여 성남시민들이 행복한 도시에 산다는 자부심을 갖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민이 행복할 수 있는 생활문화에 염두에 두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왜 예술이 어렵다고만 생각하시고, 아직도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하고 있나 하는 물음에 대해서 그전보다 고민을 훨씬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새로운 성남문화재단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올해가 10주년인데 10년 동안 성남아트센터에서는 정말 크고 굵직한 공연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나더군요. 또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번 더 도약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민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을 진행 했었지만 이제는 음악뿐만 아니라 시, 문학 등 범위를 넓혀가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다양화 하겠습니다. 콘서트홀이나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어지는 연극, 음악회가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활성화되고 항상 큰 호응 속에서 연주가 끝나길 바라며 변화하는 성남문화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남문화재단만의 특징과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2005년부터 성남문화재단은 10년 가까이 시민에게 생활문화를 심어주기 위해 문화운동을 했습니다.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수준을 올린다고 할까요? 시민들이 전문적인 예술로 다가 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모든 분들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생활자체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문화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린다면, 성남이 정말 한국 최고의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국립오페라단 단장으로서의 경험이 성남문화재단에 어떠한 도움이 되시는지요.
오페라는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종합예술입니다. 오페라에는 모든 예술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오페라를 제작하기 전에 연주자로써 노래를 잘하는 것 외에도 시와 문학, 미술 등 모든 것을 생각해야 음악의 기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각 장르의 공연도 많이 보러 다녔습니다. 그것이 오페라단을 이끌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성남아트센터에서 오페라와 여러 공연을 기획하는데 오페라단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성남문화재단 뿐만 아니라 모든 지방문화재단의 문제가 특징이 없다는 건데 대표이사님의 비전이나 생각들을 말씀해주세요.
성남시에 아트센터가 처음 생길 때 상당히 각광도 받고, 기대심과 자부심도 컸고, 좋은 공연을 많이 유치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너무 침체되어 있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끌어 올려야 하는지 지금으로서는 상당히 버거운 상황입니다. 콘서트홀이나 오페라하우스는 순수예술을 공연하자고 만들어진 공연장입니다. 하지만 순수예술로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중적인 공연들을 할 수 밖에 없지요. 또 그런 걸 원하는 분들의 욕구도 충족시켜 드려야 하구요. 하지만 차츰차츰 그 기능을 찾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년 내내 콘서트나 오페라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수요가 너무 적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올해 오페라하우스가 제 기능을 우선 찾기 위해 오페라를 하나 제작하려고 합니다. 성남아트센터에서만 할 수 있는 공연들을 더 많이 유치하여 성남시민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오실 수 있는 예술 공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남에 와야만 볼 수 있는 공연들을 기획하고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극장에나 관객유치가 모든 극장의 고민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객석에 더 많은 분들이 앉아 좋은 공연을 보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려 합니다. 또한 성남아트센터 자체가 접근성이 어렵게 되어 있지만 시민들이 공연뿐만 아니라, 언제나 찾아 오셔서 휴식할 수도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려고 구상중입니다.
2015년에 하는 공연 중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공연을 추천한다면
6년 공백 기간을 거친 후에 성남아트센터에서 오랜만에 제작하는 오페라가 있습니다. 일단 오페라「라 트라비아타」로 잡았습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 잡은 이유는 우선 일반 대중들이 접근하기 쉬운 친숙한 오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페라를 잘 모르는 분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세계적으로 공연 횟수가 가장 많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국립오페라단 단장을 했던 사람이 더 멋있고 큰 작품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실 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정하자 해서 오페라「라 트라비아타」로 정했습니다.
성남문화재단도 서울문화재단처럼 음악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후원금을 지불하고 있나요?
음악인들에게 후원금을 지원 해주는 제도는 없지만, 사랑방문화클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랑방문화클럽은 성남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문화클럽들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문화 봉사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문화도시 성남을 만들고자 성남문화재단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현재 총 236개 클럽이 있으며 4,5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되어있습니다. 또한 베네주엘라의 ‘엘 시스테마’ 오케스트라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청소년오케스트라를 교육하고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강사와 연습실, 프로그램 제작도 무료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공연을 콘서트홀이나 오페라하우스에서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성남 시민들이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의 한 말씀 전해주세요.
음악은 조급하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술은 한평생을 자기를 수양하고 또한 그러는 과정에서 형성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연주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편안한 여행 한 번 못가고 연주에만 전념 했었는데, 그만큼 음악에 몰두하지 않으면 음악은 아예 형성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대가들도 하루 종일 연습실에서 자기를 연마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하는 동안 집중하지 못하면 완성도를 높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먼저 음악을 깊이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음악을 할 때 정말 하고 싶은지,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먼저 되어야하고, 사랑한다면 이러한 과정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의 음악이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외국에서는 점점 한국의 성악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 성악으로 한국을 따라올 나라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는 젊은 성악가들의 무대가 많지 않아 외국에 나가서 연주를 하는 실정입니다. 또한 성악가들이 공연을 할 때 자신들의 소리와 맞지 않는 작품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어렵게 공부하고 터득한 소리들이 낭비되지 않도록 각자 성악가들에게 맞는 작품을 할 수 있도록 한국에 좀 더 많은 무대가 마련되어 외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_김수현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5년 2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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