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서울시 오페라단 30주년 오페라 괴테와 구노의 대작, 「파우스트」/ 음악춘추 2015년 11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6. 8. 9. 14:15

서울시 오페라단 30주년 오페라 괴테와 구노의 대작, 「파우스트」 / 음악춘추 2015년 11월호


“제게 열정적인 젊음과 욕망을 주세요. 당신의 열정과

쾌락을”_ 1막 파우스트 아리아 中


세종문화회관 서울시 오페라단 (단장 이건용)은 창단 30주년을 맞이하여 프랑스 오페라 ‘「파우스트」’를 11월 25일 ~ 11월 28일까지 평일에는 오후 7시 30분, 토요일에는 오후 5시 세종대극장에서 개최된다. 


괴테의 문학작품에 프랑스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구노의 음악이 가미된 대작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존 듀와 무대 디자이너 디르크호프 아커가 제작에 참여한다.

동양인 최초로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 부지휘자로 활동한 바가 있는 윤호근 지휘 아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파우스트 박사역에는 테너 이원종, 김승직, 인간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악마, 메프스토펠레스 역에는 베이스 박기현과 전태현이, 마르그리트역에는 소프라노 정주희 장혜지, 발랑탱에는 바리톤 염경묵과 김인휘, 시에벨에는 메조 소프라노 정수연과 양계화, 마르트 역으로 메조소프라노 최혜영과 황혜제, 그리고 바그너역의 베이스 바리톤 이두영이 노래하며, 서울시 합창단과 스칼라오페라합창단이 합창단으로 협연한다.

1859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한 「파우스트」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과 프랑스 오페라만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서울오페라단이 30주년 오페라로 진행하는 「파우스트」는 기존의 「파우스트」와 다른 현대적인해석으로 재탄생하여 색다른 무대로 선보인다고 하기에 지휘자 윤호근과 메피스토펠레스 역인 베이스 박기현 


*** 서울시 오페라단 30주년 기념공연 「파우스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지휘자 윤호근 : 창단 30주년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건용 예술총감독님이 대 작품인 구노의 「파우스트」를 선정해주셔서 좋은 작품을 하게 되었습니다. 구노의 「파우스트」를 설명하려면 괴테의 「파우스트」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문학 작품, 연극 작품이고 구노의 「파우스트」는 연극작품 속에 음악이라는 큰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오페라입니다. 8시간짜리 연극을 오페라화 시킨 것이기에 연극에 있는 모든 내용을 담지 못하였습니다. 

구노는 「파우스트」라는 작품을 37년 동안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구노의 모든 생각들이 오페라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오페라 「파우스트」에는 비극적인 사랑을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인간의 정신이 어디까지 다다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에서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중· 고등학생 때부터 배웁니다. 인간은 어떠한 일을 하던 만족을 하지 못하고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인간은 어두운 길에 있어도 선함과 어두움을 알 수 있습니다.

구노의 「파우스트」로 인해 괴테의 「파우스트」가 유명해졌습니다. 구노의 「파우스트」는 인간적인 반면 괴테의 「파우스트」는 철학적이면서 방대합니다. 괴테의 「파우스트와 구노의 「파우스트」는 죽기 전에 꼭 봐야할 만한 작품입니다. 구노의 「파우스트」는 관객들이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오페라인 것 같습니다. 파우스트」로 인해 우리의모습이 보일 듯합니다.


*** 연주자들과의 호흡은 어떠셨나요?

지휘자 윤호근 : 이야기가 지적이고 진지한 이야기라서 그런지 성악가들이 모두 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성악가들마다 해석을 다르게 해오기 때문에 다른 해석들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서로 의견교환을 솔직하게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번에 함께한 성악가들은 연기와 노래를 잘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격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가들입니다.


*** 지휘를 하실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는지요.

지휘자 윤호근 : 작품의 이야기와 철학을 청중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지휘자는 전달자입니다. 또 지휘자만의 해석뿐만 아니라 다른 연주자, 성악가들의 해석을 생각하며 지휘를 해야 합니다. 

관객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그 작품을 에너지를 전하는 것이 지휘자가 해야 할 일이고, 전달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휘자 윤호근

추계예술대학에서 피아노과를 거쳐 도독하여 만하임 국립음대를 졸업하였다. 독일 기센 시립극장 지휘자와 음악코치, 독일 프랑크푸르트오페라 지휘자, 전속 음악코치를 역임한 그는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 부지휘자로 역임하였다. 그는 독일 베를린필하모닉 죽음의 집에서’ 의 제작에 참여를 한 바가 있다.


*** 역할(메피스토펠레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전태현: 메피스토펠레스는 악마입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항상 욕망과 선의 앞에서 선택을 하게 됩니다. 메피스토펠레스는 인간이 욕망으로 갈 수 있게 이끄는 악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메피스토펠레스는 베이스-바리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캐릭터 중에 하나입니다. 오페라의 주요 역할을 대부분 소프라노나 테너가 주인공을 맡습니다. 그런데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도 주요역할입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꿈꾸는 역할입니다. 또 해학적인 음악, 임팩트가 있는 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박기현: 사람들이 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악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제가 하는 메피스토펠레스는 무서운 악마가 아닌 슈베르트의 ‘마왕’에 나오는 악마처럼 달콤한 악마라고 생각합니다.

유학시절 아침에 저는 빵에 꿀을 먹고 있었습니다. 꿀이 있어서 그런지 벌들이 날아와 꿀을 먹으려고 하였습니다. 저의 손짓으로 빵 위에 있는 꿀을 먹지 못한 벌들은 꿀통으로 들어가 꿀을 먹었습니다. 제가 꿀에 들어간 벌들을 잡기위해 뚜껑을 닫았다가 미안하여 뚜껑을 다시 열었는데, 벌이 꿀에서 나오지 못하더라고요. 그것이 유혹이라고 생각합니다. 달콤해서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것말입니다. 저는 크리스천이지만 악마답게 연기하려고 노력을 할 것입니다(웃음). 메리스토펠레스가 교회에서 목사행세를 하면서 아리아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는 크리스천인 것이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 오페라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즐거웠던 점

전태현 :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역할을 하라고 메일을 받았을 때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서울시 오페라단이라는 최고의 오페라단의 30주년 오페라에서 제가 주연배우로 한다는 그자체가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언어입니다. 프랑스의 언어에는 비음이 섞여있기 때문에 발음하기도 어렵습니다. 언어적인 맛을 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언어코치가 저희 연습 때마다 있어서 배우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박기현: 저 또한 프랑스어로 노래하는 것이 어렵습니다.프랑스어에는 이중모음이 많습니다. 프랑스 말 자체가 예술적이고 아름답지만 성악으로 옮겨질 때 복잡해집니다. 또 괴테 「파우스트」의 철학적 내용을 가져왔기에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준비과정을 통해 언어, 연기, 음악 해석을 많이 배우고 있으니 다음에 불어 오페라를 할 때 쉽게 진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주자들이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한 작품을 위해 모였습니다.'100프로 노력하여 충실하게 하자’라는 생각으로 모두 다 오페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페라는 혼자가 아니라 팀이기에 그 준비과정이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 관객들이 이번 오페라를 어떻게 생각하였으면 하는지요.

전태현: 이 질문이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3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오페라를 합니다. 음악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주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페라가 던져주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보시면 훨씬 재미있을 것입니다.

「파우스트」는 16세기에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때의 고민이나 지금의 고민은 똑같습니다. 생활패턴은 다 달라 졌지만 사람 사는 것은 똑같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보시면 흥미를 느끼실 것입니다. 또 이번 오페라는 기존의「파우스트」와 다르게 현대적인 해석으로 재탄생되어 색다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니 더욱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기현: 괴테의 철학과 구노의 인간적인 모습을 합쳐서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찾아오는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많은 관객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구노의 「파우스트」

평생 학문을 연구해온 파우스트 박사는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게 되고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젊음을 얻게 된다. 

젊은 이로 변한 파우스트는 아름다운 미르그리트를 사랑하게 되고, 아이까지 낳게 되지만, 결국 그녀를 버린다. 

전쟁에서 돌아온 마르그리트의 오빠 발랑탱은 소문을 듣고 파우스트와 결투를 벌이지만 죽임을 당한다. 

그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은 마르그리트는 자신의 아기를 죽이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파우스트는 마르그리트와 도망가려 하지만 그의 손에 오빠의 피가 묻은 것을 본 마르그리트는 파우스트를 저주하며 숨을 거두고 그녀의 영혼은 천사들의 합창 속에 하늘로 올라간다.


베이스 박기현

베이스 박기현은 가천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뒤, 독일 로스톡 국립음대(전문연주자 과정)과 드레스덴 국립음대(최고연주자과정)를 졸업하였으며, 

로마 아레나 아카데미에서 디플롬을 취득하였다. 드보르작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그 밖에도 파사우콩쿠르, 쾰른성악콩쿠르, DEBUT성악콩쿠르 등에 입상하면서 그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2002년부터 할레오페라하우스의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현재까지 50편의 오페라의 주역을 맡아 활동하고 있으며, 

독일 MDR방송오케스트라와 바그너 <태양의 불꽃> 음반을 녹음하였으며, 이밖에도 아일랜드 국영방송 오케스트라, 

베를린 신포니에타, 프라하국립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였다. 오페라 뿐 만 아니라 바흐, 멘델스존, 하이든, 베르디 등의 

주요 오라토리오 독창자로 활동하는 등 바로크에서부터 초연되는 현대작품에 이르기까지 오페라 가수로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베이스 전태현

베이스 전태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를 졸업하고 도독하여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성악과를 졸업하였으며, 

뉘른베르크 국립음대에서 Opernstudio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시절 CBS음악콩쿠르 등 국내 여러 콩쿠르에서 입상을 하였고 베를린 국립음대 재학시절

베를린 국제음악페스티벌콩쿠르, Gut Immling 음악콩쿠르에서 2위를 한 그는 오디션을 통해 독일 필링엔슈베닝겐 시립극장에서 

베토벤 9번 심포니에 솔리스트로 출연하였으며, 베를린 국제음악축제, 한국문화원 초청독창회 등 연주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코지 판 투테」로 데뷔하였고 그 후 독일 뉘른베르그, 브란덴부르그, 레겐스부르그, 

이탈리아 살레르노, 알바니아 티라나 국립오페라 극장 등에서 「세빌리아의 이발사」,「돈 조반니」,「윌리엄텔」,

루살카」,「카르멘」,「투란도트」,「라인의 황금」 등을 공연하며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 중이다.


글_ 구수진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5년 11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왼쪽부터 베이스 전태현, 지휘자 윤호근, 베이스 박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