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초대
서울시 오페라단
오페라 달이 물로 걸어오듯/ 신데렐라 콤플렉스 핏빛 버전
이건용 단장/서울시 오페라단 단장
서울시 오페라단을 맡은지 2년 3개월 정도 되어 갑니다. 이번에 창작오페라를 처음으로 공연을 합니다. 지금 이 작품은 2년을 넘게 걸려 개발한 작품입니다. 작년에 리딩 공연이라는 것을 하였습니다. 리딩 공연이란 오케스트라 없이 악보만 들고 음악을 선보이는 공연입니다. 「달이 물로 걸어오듯」외 3작품을 공연하였습니다. 그리고 달이 물로 걸어오듯 을 선택하고 정식 오페라를 11월에 공연하게 되었습니다. 작년과 금년의 「달이 물로 걸어오듯」의 차이점은 첫째로는, 작년에는 악기가 없었는데 금년에는 오케스트라로 연주한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로는, 리딩 공연을 통해 많은 수정을 가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오페라를 바로 내놓으면 성공할 확률이 50 : 50입니다. 아니 반 정도 성공하면, 굉장히 잘하는 것입니다. 서울시 오페라단은 창작 오페라를 내놓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하였습니다. 작년에 리딩 공연에서 연주자들이 하는 말과 지금 연주자들이 평가하는 작품의 이해도가 전여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단장이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흥행성 입니다. 새로 만든 작품이 흥행에서 성공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흥행에 핵심은 제작에 얼마나 충실하고, 연주자들이 작품을 얼마나 잘 알고 공연을 하느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오페라 작품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이 작품에 대해 잘 모른다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0%입니다. 연주자들에게는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오페라는 어떤 경우보다 연주자들이 작품을 잘 이해하고 자신 있어 합니다.
작곡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대본입니다. 좋은 대본 없이는 성공적인 오페라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오페라에서 약한 부분이 대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의 창작 오페라를 보면 과거이야기, 영웅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소재가 너무 진부합니다. 오페라에서 이순신 장군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페라 카르멘, 라 트라비아타 등을 보면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렇게 모자란 사람들, 완벽하지 않는 사람들을 캐릭터로 놓아야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영웅들만 나오니 뻔한 이야기들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오라토리오는 이러한 이야기가 소재가 될 수 있는데, 오페라는 다르다고 봅니다. 작곡가들은 마감날짜에 맞춰 공연을 쓰고, 대본가들은 어떻게 해야 오페라다운 오페라들을 만드는지 모르면서 글을 씁니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오페라가 나오기가 힘듭니다. 그 점에서는 서울시 오페라단은 이번 창작 오페라를 다르게 해보려 노력했습니다. 대본가와 작곡가가 오랜 시간 동안 같이 창작과 수정작업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서로 작업을 하며 많은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객석에 관객들에게 이 작품을 어떻게 잘 전달할지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예술적으로 그리고 흥행면에서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려 노력했고,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 나는 자신합니다.
이 공연이 성공하여 앵콜 공연이 이루어 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번 창작 오페라가 해외로 수출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저는 해외에 이러한 작품이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대 이야기를 들고 가야 외국인도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호근/ 지휘자
단장님이 지난 6월에 이 작품에 대해 지휘를 맡아달라는 의향을 물어왔습니다. 저는 리딩 공연의 DVD와 악보를 보고, 반드시 이 오페라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20년 동안 살며 모차르트, 바그너, 푸치니의 오페라 등을 많이 다뤘습니다. 유럽 사람들이 “한국 사람이 유럽에서만 오페라를 하냐? 한국에는 오페라가 없냐“ 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저는 그 때 오페라가 좋아 한국 사람인 것을 잊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단장님이 이 작품을 의뢰하여 작품을 보았는데, 이 작품의 내용을 보며 이 오페라의 줄거리는 한국에서만 아니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공감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 흔쾌히 참여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곡가와 대본가를 만나면서 궁금증을 풀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참 신비로운 작품인 것 같습니다. 이 무대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질 지 공연 날이 기대됩니다.
술집여자인 경자와 50대 트럭기사인 남자가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루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경자는 남자에게서 아빠와 같은 듬직함을 보았고, 남자는 경자를 믿었습니다. 어느 날 계모와 동생이 찾아와 경자에게 살해당하게 됩니다. 트럭기사는 임신한 경자를 위해 자신이 죽였다며 자수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취조를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오페라에 신데렐라의 핏빛 버젼이라는 부제를 달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스토리는 관객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작곡에 대해 생각해보면, 오페라 작곡에는 훌륭한 선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 상황 상황마다 그리고 심리마다 적합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나오는데, 숨 돌릴 틈도 없어 계속 이 작품에 빨려들어 갈 것입니다. 관객들이 이 오페라를 보면서 끊임없이 호기심이 생기고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뜻과 달리 눈물을 흘릴 것 입니다. 이 오페라의 작곡가 이신 최우정 선생님이 극음악에 대한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상황에 대한 아이디어가 노래선율로 오케스트라에 잘 나타납니다. 그것을 보면 오페라에 대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한국 사람으로서, 이태리어 독일어가 아닌 모국어 오페라를 지휘하니 언어공부를 안해 좋습니다. 제 모국어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한국 오페라를 보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제가 작품에 빠져들게 만들어주어서 좋습니다. 제가 단지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 하나 케릭터에 빠져들게 됩니다.
정혜옥/ 주역가수(경자역)
저는 오페라의 중에서도 밝은 오페라를 많이 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피가로의 결혼에서의 수잔나 역, 돈조반니에서는 체르리나, 코지 판 투떼에서 데스피나 등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밝은 역들을 많이 하였습니다. 저는 관객들을 웃게 하기 위해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기존에 했던 케릭터들과 완전히 다른 역입니다. 그 동안에게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다면, 이번에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성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이 번 오페라에서 반대로 저는 가사전달이 더 신경 쓰입니다. 이태리 말은 관객들이 잘 모릅니다. 하지만 한국말은 관객들 누구나 다 아는 말인데 그것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악은 소리만 생각 할 때, 가사 전달이 힘듭니다. 저는 오페라를 하면서 가사 전달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_구수진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11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이건용 단장, 정혜옥/ 주역가수(경자역), 윤호근/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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