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특별대담 - 한국 합창 음악의 과거, 현재, 미래 조명 / 음악춘추 2014년 11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5. 1. 2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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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특별대담: 한국 합창 음악의 과거, 현재, 미래 조명

 

일시: 2014년 10월 17일 (금) 11시 30분
장소: 예술의전당 음악당 지하 1층 카페 ‘심포니’
진행: 김시형(명지대학교 음악학부 교수)
패널: 박신화(안산시립합창단 지휘자)
        이재준(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임한귀(광주시립합창단 지휘자)


한국 합창교육의 현실과 문제점

 

김시형: 올 해 음악춘추에서 각 전공에 대해 돌아가면서 현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귀한 시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소견이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저 나름대로의 주제를 정해서 전문적인 선생님들을 모시고 의견을 듣고 있는데요. 이번 달 주제로는 “합창”을 선정하여 합창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합창은 다른 분야들에 비해서 그나마 상황이 나은 분야 중 하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합창을 즐기고 있는 아마추어나 향유층이 많아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나름대로 활성화되어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그 시작으로 합창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의 경우 현재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합창교육에 대한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을 종종 느끼고 있는데요. 저희 학교의 경우 합창이라고 하면 성악과 학생들을 모아놓고 마치 의무적으로 혹은 친목을 위한 시간 정도로 끝나는 느낌이거나 학교에 행사가 있을 때에만 잠깐 모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전문화된 교육시간도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교육에 대한 부분을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박신화: 대학합창이 30년 전쯤에는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었습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그렇고요. 하지만 요즘 대학합창은 많이 위축되어 있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과거에는 대학교에 합창 수업시간이 많았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기본적으로 합창수업이 최소한 일주일에 두 시간씩 두 번 정도 주어졌었습니다. 또한 선생님의 재량으로 수업시간을 더 늘릴 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모이면서 합창 수업시간이 많아지고, 발표할 기회도 많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요즘에도 있지만 당시에도 대학합창연합회가 있어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대학부터인지 갑자기 합창수업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합창수업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가 들리면서 일주일에 한 번만 모이도록 하는 쪽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있는 대학만 해도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15분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이 정도의 시간은 사실 학교행사를 따라가기도 바쁠 정도로 빠듯한 시간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것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학교마다 콘서트콰이어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대표하는 합창단이 있는데, 이 활동이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교수와 학생들은 열정을 가지고 합창에 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물론 요즘도 교수들은 열심히 하려하나, 전체적인 음대의 분위기가 합창에 큰 관심을 쏟고 있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대학에서 합창전임이 있는 학교가 신학대학 빼고는 거의 전무한 편입니다. 합창전임 교수가 없는 것이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중앙대, 추계예대, 한양대에 합창전임이 있었는데 현재는 전임이 없는 상황이고요. 아무래도 강사 선생님들이 학교를 대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서 합창을 잘 하기가 힘들다고 보입니다.

 

김시형: 대학의 문제점과 맞물리게 되는군요. 사실 가장 중요한 점이 학생들이 성악을 전공한다고 해서 모두가 전문적인 가수가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떠한 새로운 활로를 만들어주는 입장에서 합창단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에 대한 부족함을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임한귀 교수님께서는 대학에 국한하지 않아도 좋으니 전반적인 합창교육에 대한 현실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임한귀: 저는 추계예대, 가천대에서 3-4년씩 성악과 합창을 지도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합창수업을 통해서 전문적인 레퍼토리를 다루어도 ‘연주’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전임 선생님들이 허락을 안 해주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는 합창수업에 목표가 없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열심히 연습을 하는데 발표회도 갖지 않고, 작품들을 익히기만 하는 그러한 수업시간은 아이들의 목표의식을 사라지게 합니다. 강사나 겸임교수가 이번에 연주회를 하고 싶어서 자금적인 지원을 해주지 않아도 좋으니 장소만이라도 제공을 해달라고 해도 시켜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나오는 인식의 부족이 상당히 실망스럽게 만들고 강사나 겸임교수 입장에서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의 생각까지 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가게 되어 버리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 모두가 오페라 싱어로 성장하는 것도 아니고 지휘, 합창단 등 음악의 각계각층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방향이 많은데 성악과 교수님들은 학생들이 직접 써먹을 수 있는 커리큘럼들에만 신경을 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 보다는 합창의 앙상블이나 이런 시간을 통해서 커리큘럼 내에서 음악대학교육이 이루어지는 차원으로 생각해주시어, 연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로 이에 해당하는 여건들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연주장소도 빌려주지 않을 정도로 그동안 최소한의 것조차도 허락을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김시형: 결국에는 학생들의 연습과 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신 것이군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합창의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부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고 많으니까요. 이재준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재준: 조금 전 두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내용이 대학교를 넘어 외부에서 발생한 일도 아니고, 음악대학이 아닌 다른 단과대학에서 일어난 일도 아닙니다. 우리 음악대학 내에서, 합창곡을 쓰시는 작곡과 선생님들, 뛰어난 실력과 기량을 갖춘 기악과 선생님들, 그리고 노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성악과 선생님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그러한 장소에서 합창음악이 경계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의 적이 지금의 어려운 토양을 만드는 것에 가장 큰 일조를 한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다른 단과대학들에서 합창을 더 반기고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박신화 지휘자님도 겪어 보셨듯이, 옛날에 대학합창제에 참가했던 때를 떠올려보면 당시에 얼마나 좋았습니까. 학생들 모두가 정말 목숨을 걸고 할 정도의 열기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다른 모습으로 변하게 되어버렸습니다. 당시에는 음악대학 내 콘서트콰이어에 오디션을 보러 오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았었습니다. 학점이 부여되지 않아도 다들 오후 늦게까지 남아서 오랜 시간 연습을 하고 함께 참여하면서 동기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임한귀 지휘자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요즘의 학생들은 이런 경험들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슬플 따름입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요인에 다른 사람들이 아닌 음대 교수님들 혹은 과거에 합창단을 했던 출신의 사람들이 주도를 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김시형: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다들 유명한 시립에서 지휘자로 계시는데, 신입단원을 받았을 때 합창에 대한 교육을 다시 받는 건지 아니면 학생들이 알고 있는 합창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별도의 지도 없이 바로 활동을 하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박신화: 옛날보다는 확실히 실력이 떨어지는 실정입니다. 

 

김시형: 아 그렇다면 소리만 낼 줄 알지 앙상블이나 합창에 대한 노하우는 없는 것인가요?

 

박신화: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디션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합창단 오디션을 통과하는 사람들을 보면 유년시절 합창단 활동을 했었던 사람들이 그 때의 감각을 기억하고 있어서 시립합창단에 더 잘 합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합창을 해보지 않고 대학에 진학해서야 처음 합창을 하는 사람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의 목소리나 앞으로의 가능성에 있어 기량이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합창과는 전혀 관계없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시립합창단에 뽑히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김시형: 합창단에 대한 경험의 유무가 단체 내에서의 조화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군요. 저희 학교 말씀을 드리자면, 김요한 교수님께서 합창을 굉장히 중시하셔서 최근에 합창작품들 중 어렵다고 여겨지는 <스타바트 마테르>를 무대에 올리셨었습니다. 그렇게 하시는걸 보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뿌듯하게 느끼기도 했었고 저도 이러한 활동에 협조를 더 해드려야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학교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합창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합창 지휘자에 대한 중요성 인식


김시형: 그렇다면 이번에는 최근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부분들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얼마 전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 평가위원으로 방문을 했었는데 아마추어 합창제가 상당히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휘자분들은 대부분 성악과 출신이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기서 저는 현재 우리나라 대학 학부에 합창지휘를 양성하는 시스템이 부족하지는 않은가에 대한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학부에서 지휘를 가르치는 곳이 한세대, 연대, 한예종, 신학대정도 뿐인데요. 지휘자에 대한 육성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임한귀: 대학에 합창전임 교수들이 있어야 양성에 더 유리하겠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학과에 전임교수가 있어도 학부에서 배운 것만 가지고 사회에 나와서는 웬만한 지휘자로 활동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는 알 수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원 과정에 지휘과가 있는 것이 조금 더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휘를 한다는 것은 마음속에 있는 음악의 내용을 손을 통해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꼭 지휘가 아니더라도, 어떤 분야를 전공했든 간에 작품의 음악적 깊이와 테크닉에 관련된 사항들을 제대로 습득하고 있는 사람이 그 내용을 충분히 성장시킨 상태에서 행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음악적으로 성숙해져 있는 대학원 과정에서 지휘하는 법을 배워야 음악적인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휘를 전공하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모두 지도해본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학부 학생들은 레퍼토리가 많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음악적 프레이즈에 대한 이해나 노래하는 방식에 대한 기본기가 부족하여 단순히 팔만 흔드는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물론 학부 때부터 배우는 것이 선행교육의 측면에서 장점도 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대학원 때에 배우는 것이 더 좋다고 보입니다.

 

김시형: 대학원 쪽으로 육성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저도 조금은 동의할 수 있는 것이, 지휘자라는 것이 단순히 음악을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조화와 소통도 이끌어 가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음악적·인격적으로 모두 성숙해야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박신화: 80년대만 해도 대학에는 합창전공이라는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합창을 정식으로 공부한 교수들도 별로 없었고 주로 성악을 전공한 교수님이나 소년소녀합창단, 중·고등학교합창단 지휘자로 계시다가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대학에 오신 선생님들이 많았습니다. 다시 말해 80년대까지는 합창이라는 학문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었다가, 90년대에 들어서 외국에서 합창공부를 한 지휘자들이 귀국을 하며 합창지휘 전공이 생겨났고, 현재까지 우리나라에도 합창이 하나의 학문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여러 대학에 합창지휘 전공이 개설되고 합창과 관계된 다양한 수업이 개설되었습니다. 이는 굉장히 좋은 현상이었다고 생각되었는데, 막상 합창지휘로 졸업한 학생들은 갈 곳이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성악이나 피아노처럼 특별한 자기 전공이 없을뿐더러 대학을 졸업해도 아직 젊은 나이로서 자신의 개인 합창단을 가질 수 없으니 지휘자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도 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점들 때문인지 요즘은 다시 대학에서 합창지휘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저는 지휘전공 자체가 잘못된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임한귀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대학원 과정에서 지휘가 전문화되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명훈 지휘자가 50세에 한 인터뷰를 보면 지휘자로서 자신은 아직도 많이 어리다고 말했었습니다. 지휘자는 수많은 음악적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20대에 지휘전공으로 졸업을 해도 지휘자로서의 경험과 설 수 있는 무대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상 여건이 따르지 않는 상황입니다.

 

김시형: 우리나라는 사회에 나와 활동할 때 나이와 관련된 것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지휘라는 것은 한 단체를 이끌고 장악해야하기 때문에 더 복잡한 문제를 갖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합창 지휘자로 활동하는 데에 있어 성악을 하시는 분들이 확실히 유리한 편인가요?

 

이재준: 아무래도 발성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편입니다. 연주적인 측면에서 성악을 하시는 분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성악과 출신의 사람들이 지휘를 많이 하시지만 그전에는 작곡과 출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성악을 하는 사람이 지휘를 하면 성악은 그냥 노래만 하라고 할 정도였지요.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의 이야기를 하자면, 서점에서 악보를 사러오는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보며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었습니다. 각자의 전공에 따라 악보를 보는 시각, 구조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작곡을 하는 사람들은 악보를 아래-위로 봅니다. 화성을 중심으로 본다는 것이지요. 저처럼 합창을 하는 사람들은 연주하는 부분, 앞으로 진행되는 부분을 보기 때문에 그 차이를 몰랐던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 시립 합창단의 지휘자 선생님들 대부분이 성악과 위주인 이유가 소리를 모르면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터치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합창에 있어서는 소리를 내고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성악을 하시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시형: 음악은 수직, 수평적인 것 모두가 중요하므로 두 부분의 조합이 이루어진다면 더 좋은 연주회가 만들어질 수 있겠군요. 선생님들의 말씀을 조합해보면 직접적인 면에 있어서 성악, 발성을 낼 수 있는 분들이 지휘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점과 결국에는 합창지휘자 양성 토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과가 성악과라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 합창단과 프로 합창단의 운영 현실


김시형: 자, 이제 세 번째 주제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 합창단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구마다 아마추어, 여성 합창단 등등 활동도 많이 있으며 거제 합창제의 경우에는 20개가 넘는 팀이 출전해서 경연을 끝마치는 데에 하루 종일이 걸릴 지경이었습니다. 이처럼 국내에 수많은 아마추어 혹은 프로 합창단들이 있는데 이들의 운영 현실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단원들의 처우나 지휘자들의 기량에 대한 문제도 좋습니다. 음악가로서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어려운 문제이지만 그래도 실질적인 현실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임한귀: 저는 운영측면보다는 아마추어 합창단들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처럼 프로 합창단, 시립 합창단이 60여 개가 되는 것은 세계적으로 없는 경우이고 정부가 이렇게까지 지원해주는 곳도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아마추어 합창단들이 활성화가 되어야 국민 양질의 문화적인 부분들이 부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듣기로는 일본이 제 1차 세계대전에 패망한 이후 절망과 어려움 속에서 시간을 보낼 때 합창운동이 일어났었다고 합니다. 특히 베토벤 9번 교향곡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오랜 시간동안 돈을 모아서 무대에 올렸던 그러한 전통이 현재까지도 이어져 합창에 관심을 갖게 해준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세계합창심포지움에서 일본 합창음악에 대한 현실에 대한 비디오를 보았었습니다. 일본의 중고등학생들이 전문적인 합창 레퍼토리들을 상당히 잘 부르고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정서와 양질의 문화국민으로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아마추어 합창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시형: 초중고 수업부터 시작해서 지역 문화센터에 이르기까지 조금 더 활성화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방안이 있으면 좋겠군요.

 

임한귀: 그렇습니다. 서울만 해도 구립 합창단이 20개가 넘게 있고 대부분 전문 지휘자들이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합창단들이 노래 그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콩쿠르, 경연대회를 목표로 활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김시형 교수님께서 거제 합창제 말씀하셨지만 거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팀들이 너무나 많이 있고 합창대회들도 많이 있습니다. 어떤 콩쿠르에서 입상을 했건, 어떤 경력이 있든지 간에 그런 점들을 모두 배제하고 사람들이 그 자체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각 시마다 합창단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있는 광주를 예로 들자면, 광주의 윤장현 시장님이 아마추어 합창단 출신이십니다. 이 분이 시장에 당선되자마자 하셨던 일이 바로 아마추어 합창단 지원 방안을 설립한 것이었습니다. 

 

김시형: 활성화가 됨과 동시에 저변확대가 이루어지게 된 셈이네요.

 

임한귀: 저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것이 고등학교 때 여러 학교의 합창단들이 유관순기념관에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당시 학생들을 떠올려보면 정말 실력도 좋고 다들 잘했었습니다. 그때와 현재를 비교하자면 레퍼토리 수준이나 아이들의 열의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이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여러 학교의 문제들을 합창으로 힐링해서 순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초중고 학생들에게 합창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김시형: 아마추어는 정말 아마추어답게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의 정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운영과 많은 지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시네요.

 

박신화: 아마추어 합창단 이야기에 덧붙여서, 저에게 현재 합창음악계에 있어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한마디로 초·중·고등학교 합창교육의 부활을 말하고 싶습니다. 합창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사회에 나가 직장이나 다른 합창단체에서 합창을 하며 합창인구도 키우고, 합창을 하지 않더라도 훗날 합창을 지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 그 회사나 단체에 합창에 좋은 여건을 마련해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김시형: 그렇게만 된다면 합창인구 확장이 결국 클래식 인구의 증가까지도 이어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순수음악적인 면에 도달하려면 악기를 배우기 보다는 합창을 통해 접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쉽기 때문이죠. 잠재고객을 유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벌써부터 설렙니다.

 

박신화: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를 “합창강국”이라고 합니다. 이는 굉장한 축복입니다. 국내에 각 시마다 시립 합창단들이 생겨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시립합창단이 한번 만들어지고 나면 해체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시립합창단이 67개가 있는데 그 중 31개의 합창단이 상임단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역시도 굉장히 좋은 점입니다. 그 시립합창단은 성악과 학생들에게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준 셈이지요. 성악과 졸업생들이 가는 진로들이 주로 진학하는 것을 제외하면 주로 교사나 합창단으로 가는데, 교사보다도 오히려 합창단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김시형: 음악계에서 굉장히 부러운 점이기도 하네요.

 

박신화: 또한 노래라는 것이 하루 종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빼앗지 않고 하루 3시간 정도 근무하며, 4대 보험은 물론 월급도 받으며 직장으로서의 보장도 받을 수 있으니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조건이며 남들이 보기에는 신의 직장일 것입니다. 프로 합창단의 경우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서 좋아지긴 했지만, 아마추어 합창단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갖게 하기도 했습니다. 똑같은 합창단원이지만 A는 프로 합창단에서 돈을 받으면서 노래하는데, B는 아마추어 합창단에서 회비를 대면서 노래를 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열등감에 빠지기도 하고, 프로 합창단에 오디션을 보아서 그 쪽으로 가려고 하는 경향도 생기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추어 합창단의 활성화가 더더욱 필요하며 정부 지원도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시형: 음악춘추 대담에서 합창분야를 연말에 모시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사실 현실적으로 취업이나 이런 면에서 가장 좋기 때문인 것도 있었습니다. 시립, 구립, 각 자치 지역까지 합창단이 확대된다면 음악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네요.

 

이재준: 앞서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셨듯이 음악적인 문제들도 많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음악적으로 소리를 만드는 과정을 경험한 것이 전공으로 이어진다거나 성인 합창단으로 가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참 좋겠지요. 뿐만 아니라 합창을 통해 배운 것들로 사회에 나가 구조적인 면에 있어서도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가지 힘든 문제들도 있겠지만 합창이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합창단에서는 단원들 간에 마음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어렸을 때부터 합창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마추어 합창단에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대구에는 약 70개 정도의 합창단이 있습니다. 어제도 대구합창연합회에서 ‘대구시민을 위한 합창제’를 했는데 너무나 많은 팀들이 지원을 해서 이틀에 걸쳐 13개 팀, 14개 팀으로 나누어 진행을 했습니다. 미안하지만 내년에 지원할 수 없겠냐고 할 정도로 감당을 못할 정도였지요. 예전에 각 합창단에 전화를 걸어서 제발 대회 좀 참가해달라고 할 정도로 열악했던 과거와는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30개 팀이 한꺼번에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추어 합창단의 지휘자들은 대부분이 전공자들이고, 단원들의 대부분은 아마추어입니다. 제 생각에는 전문적인 시립합창단이 많아진 이유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면을 인식시켰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매번 싸우고 문제가 생기는 곳에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기 마련인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지역에 음악적인 소양을 키우고 음악 인구를 양성하는 데에 있어 합창이 참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성악과 출신이 아니더라도 보통의 사람들이 모여 여러 팀들이 함께 모여서 노래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전공자가 아닌 학생들도 합창에 많은 열의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김시형: 음악감독 박칼린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했었던 남격합창단이 청춘합창단, 패밀리합창단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에 합창단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주면서 큰 역할을 해주었었죠. 이렇게 합창음악이 상승곡선을 탄 것이 벌써 4-5년째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합창의 부흥요소와 언론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된 것이 참 좋은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면에는 항상 명과 암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아까 해주신 말씀을 들으면서 아마추어 합창단을 더욱 육성시켜야 하는 과정에서 너무 프로 합창단으로만 가려고 하는 경향 때문에 오히려 즐거움을 잃어버리는 그런 면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 창작 합창 작품의 발굴


김시형: 제가 네 번째로 가져온 주제는 저의 개인적인 궁금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합창작품들을 보면 우리나라 말로 이루어진 작품이 많이는 있지만, 생각보다 질이 높은 작품은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아직 합창곡을 두 곡 정도밖에 써보지 못했는데, 한국말을 아름답게 전달한다는 것이 생각 외로 참 어렵더라고요. 합창단에 계시면서 동시대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이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임한귀: 사실 작곡과 교수님들은 주로 컨템포러리 음악들에 치중하시지 조성음악처럼 연주로서 계속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작곡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실험적인 시도에만 투자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연주되는 작품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토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에서 합창곡을 쓰고 있는 작곡가들은 매우 적습니다. 합창곡을 많이 써야합니다. 우리나라가 컨템포러리 작품들에만 너무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답답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합창곡을 쓰고 연주가 될 수 있는 이러한 토양이 마련이 되고 저변이 확대되어야 좋은 곡들도 많이 나오고 그 중에서 명작도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작곡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분들이 합창곡을 써주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작곡과 교수님들이 조금 생각을 넓게 가지셔서 한국 작곡가들의 합창작품의 발전을 이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시형: 제가 작곡과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음악은 즐겨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조성음악으로 방향을 바꾼 지가 꽤 되었습니다. 컨템포러리도 좋지만 조성음악이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일회성 연주가 아니라 그 곡이 지속적으로 연주될 수 있는 현상이 이루어지게 해주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더라고요. 그러한 점에서 합창을 보편화할 수 있는 작품들도 있어야 한다는 임한귀 선생님의 말씀에 동의가 됩니다. 

 

임한귀: 어렸을 때 합창을 배웠던 아이들이 작곡과에 진학을 하면 그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제일 먼저 합창곡을 쓰려고 합니다. 반대로 한 번도 합창에 노출되지 않았던 아이들은 합창곡을 쓰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느껴서 쓰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조기교육이 그런 면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합창작품에 대한 토대가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작곡과 쪽에서 너무나도 서포트가 되지 않는 실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하루속히 이런 환경이 바뀌어 주어야 합니다. 

 

김시형: 저도 항상 느꼈던 문제입니다. 제가 정말 음악에 대한 생각을 바꾼 계기가 하나 있는데, 음악회가 모두 끝나고 나서 연주자들이 파트보를 전부 보면대에 놓고 가버리는 겁니다. 파트보를 그렇게 두고 간다는 것은 다시는 그 악보를 보지 않겠다는 이야기거든요. 하지만 작곡과에 있는 사람으로서 변론을 조금 하자면,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 하겠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좀 거꾸로 되어있습니다. 실험적인 작품들이 80%정도를 차지한다는 겁니다. 실험적인 작품을 작곡하지 않는 것은 소위 주요 라인에서 벗어나는 행위, 이방인 취급을 받는 현실이기 때문에 작곡계도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작곡가들도 많을 것이며 변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저부터라도 정말 좋은 작품, 합창곡들을 많이 쓰고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신화: 작곡가들이 곡을 쓰면 누군가는 연주를 해주어야만 활용이 되는 것이잖아요. 이 시간을 통해서 작곡가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연주를 할 수 있는 단체가 많아졌으니 그만큼 많이 써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시립합창단에는 각 시에서 위촉예산이라는 것이 주어지기 때문에 저희 안산시만 해도 1년에 약 10곡 정도를 위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작곡가의 입장에서 수입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이것을 작곡가분들이 많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위촉을 받아서 공연을 하고, 그 곡이 다른 지역의 합창단으로 퍼져 나가고, 더 나아가 해외까지도 수출이 된다면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합창작품을 쓰지 않으셨던 작곡가분들도 이번 대담을 보시면서 이런 좋은 기회를 꼭 알아주시고 합창곡을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시형: 명지대학교의 경우 작곡과 학생들이 8학기 중에 3학기를 인성곡으로 써야 합니다. 이러한 토대를 만들어두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신화: 현재 합창단의 현실은 우리가 주로 외국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음악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시립 합창단에 있는 전임 작곡가들이 미사곡 같은 것을 많이 쓰는데, 라틴어로 되어있었던 덕분에 언어에 대한 장벽이 없어져서 외국에서 수요가 있었던 경우를 종종 봅니다. 뛰어난 음악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시도 영어로 번역을 해주고, 아니면 우리나라 말도 소리 나는 대로 영어로 표기를 해주면서 국내 합창곡의 수출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을 위해서는 한국의 합창단이 외국의 여러 중요한 무대에서 연주를 많이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김시형: 그것이 바로 컨텐츠 사업임과 동시에 저작권 사업인 것 같습니다. 이번 대담을 통해서 제가 이 분야에 대해 오늘 큰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작곡과에도 많은 홍보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작품발굴에 대해 이재준 선생님도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이재준: 저는 작곡하시는 분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합창곡을 써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작곡과 교수님께서 계신 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지만, 컨템포러리 음악은 솔직히 일반 사람들이 보았을 때 많이 어려워 합니다. 피아노 선을 끊고 두드리고 하는 것이 무슨 음악이냐고 하면서 받아들이지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합창곡을 쓰게 되면 컨템포러리에 비해 쉽게 비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깁니다. 그게 바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한 부분을 끌어오자는 마음에서 합창음악이 성행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합창음악은 악기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을 만드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일정 영역을 벗어나면 불가능해 집니다.

 

김시형: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될 수 있는 작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이재준: 흔히 많은 사람들이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세계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라틴어로 곡을 쓰면 우리가 해외무대를 빨리 점령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꼭 굳이 한국어로 써서 번역을 하고 발음을 영어로 다시 써주는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면 오히려 세계화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나운영 선생님의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작품을 외국 합창단들도 종종 연주를 합니다. 가사에 대한 충분한 의미나 세세한 부분까지는 이해를 못할지라도 표현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들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세계무대에 도전을 하려면 영어나 라틴어를 통해 그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외래어와 모국어를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부분만을 강조하는 것이 저는 오히려 더 세계화에 역행한다고 생각됩니다.

 

정리_김주형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11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진행: 김시형(명지대학교 음악학부 교수)

박신화(안산시립합창단 지휘자)

이재준(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임한귀(광주시립합창단 지휘자)

박신화(안산시립합창단 지휘자)

이재준(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임한귀(광주시립합창단 지휘자)

박신화(안산시립합창단 지휘자)

이재준(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임한귀(광주시립합창단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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