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서울시오페라단 ‘마탄의 사수’ / 음악춘추 2014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4. 6. 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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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레이더
서울시오페라단 ‘마탄의 사수’
신화적이고 초자연적인 독일 국민오페라

 

작곡가 베버가 34세에 7번째로 작곡한 오페라인 동시에 그를 유명하게 만든 걸작 「마탄의 사수」는 독일에서는 ‘국민 오페라’라고 칭할 만큼 독일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작품이다. 그들은 대개 어려서부터 이 작품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며 클래식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베버의 「마탄의 사수」의 음악은 거의 알고 있을 정도로 독일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마탄의 사수」는 사랑을 위해 영혼을 건 사냥꾼 막스가 사랑하는 여인 아가테와의 결혼을 건 사격 시험을 치르는 것에서 시작되며, 막스는 이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백발백중의 마법 탄환을 약속하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면서 전개되는 지극히 신화적이면서도 초자연주의적 내용이다.
이러한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를 서울시오페라단(단장 이건용)이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올릴 예정이다(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5시).
특히, 이번 공연에는 에레미트(고승) 역으로 출연하는 ‘캄머쟁거 전승현’(서울대 음대 교수)을 비롯해 세계 무대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성악가들은 물론 유럽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국내 큰 무대에서 데뷔하는 주목할 만한 신인들도 대거 출연한다.
인터뷰에는 네 명의 신인 음악가인 아가테 역의 소프라노 정주희, 막스 역의 테너 최용호, 카스파 역의 베이스 이두영, 엔헨 역의 소프라노 손영아가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3월 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실시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었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오디션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두영_ 오디션 공고를 보고 도전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탈리아에서 유학했고, 「마탄의 사수」는 독일어로 작곡된 오페라라서 큰 기대 없이 치렀는데 운이 좋아서 합격한 것 같습니다. 요즘 연습하느라 힘들긴 하지만 좋은 기회가 주어져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최용호_ 저 역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오디션 접수 이틀 전에 이 공고를 봤습니다. 국내에서 독일 오페라는 잘 공연되지 않지만, 평소 저는 「마탄의 사수」의 막스 역이 저의 분신처럼 느껴져서 언젠가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손영아_ 이런 오디션이 있는지 몰랐었는데 지인이 말해줘서 접수했었습니다. 당시 베트남에서 연주가 있어서 2월 27일 귀국해 하루 준비하고 오디션을 봤어요. 다행이 독일 유학시절 「마탄의 사수」에서 커버로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금방 외워서 오디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엔헨 역이 정말 하고 싶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이번에 하게 되어 영광스럽네요.

 

정주희_ 사실 저는 연초부터 매일 오페라 오디션이 있는지 인터넷에서 검색하며 찾고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연주가 많은 편이어서 한국과 외국을 오가며 활동하다가 지금은 귀국했는데 오페라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잘 없더라고요. 그래서 갈급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열심히 찾던 중 서울시오페라단의 오디션 공고를 본 후 외국에 계신 선생님과 전화 통화로 발음, 음악 등의 조언을 구하며 나름대로 준비해 오디션을 치렀습니다. 하지만 합격에 대해서는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합격 연락을 받아 기쁜 마음에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맡은 역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두영_ 「마탄의 사수」의 유명한 아리아를 들어보긴 했지만 전체 오페라를 접할 기회는 사실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부터 공부하고 있는데, 음악에 여러 가지 느낌이 있고, 공부할수록 점점 매력을 느낍니다. 제가 맡은 카스파는 악역이지만 한편으로는 연민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가 왜 악해졌는지 관객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보면 출세를 위해 추악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 요즘 사람들과 같은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카스파의 겉만이 아니라 내면도 표현해 보고자 합니다.

 

손영아_ 저는 엔헨 역의 성격이 매우 마음에 들어요. 살다 보면 옆에서 에너지를 주는 사람을 필요로 할 때가 있는데 엔헨 역할이 그렇거든요. 아가테의 먼 사촌 동생인 엔헨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성격이고, 아가테 언니를 위하고 좋아하며, 그녀가 행복하길 바라는 캐릭터입니다. 이런 인물의 성격이 마음에 들고, 현대에 필요한 캐릭터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 또한 엔헨처럼 살고 싶고요. 그래서인지 이 역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엔헨은 15살 정도의 사춘기 소녀인데, 그 당시를 떠올리며 풋풋한 소녀의 마음, 수줍음, 때묻지 않은 맑은 모습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정주희_ 「마탄의 사수」는 베버의 초기 작품이지만 독일 오페라의 전형을 확립된 작품으로 후일 바그너의 작품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이 오페라를 공연하면 다른 작품은 쉬울 것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작품이라 공부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아가테는 당시 상황으로 비추어봤을 때 막스와 정략결혼을 하지만 지고지순한 캐릭터예요. 막스를 사랑하지만 주변 상황이 쉽지 않아 고뇌하는데, 그러한 복잡 미묘한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점점 캐릭터가 잡혀가고 있습니다.

 

최용호_ 막스는 영웅적이지 않은 보통 사람 같습니다. 오페라에서 일반적으로 테너는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는 캐릭터가 많은데, 「마탄의 사수」의 막스는 소시민적인 욕구가 있어요. 한 발의 총알로 사랑과 명예를 동시 쟁취할 기회가 있고, 그 기회를 어떻게든 잡으려고 하지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점점 이뤄질 수 없는 꿈이 되어 감에 따라 겪는 인간적인 갈등이 표현되어 있습니다다. 카스파의 유혹에 빠지데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지요. 저는 막스란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나아가 막스를 통해 저의 존재도 좀더 각인시키고 싶습니다. 무대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성악가 최용호를 알리고자 합니다.

 

▶연습을 한 지 한 달 정도 되었는데 제작진과의 호흡은 어떤가요?(인터뷰는 지난 4월 11일에 이뤄졌다)
최용호_ 현재는 음악 연습보다 딕션 연습에 더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주희_ 네. 저희가 독일인이 아니고, 독일어 경험이 부족한데, 「마탄의 사수」는 아리아, 중창 등 음악뿐만 아니라 많은 대사로 원어로 공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독일어 딕션을 코치해 주시는 김기민 선생님께서 세세하게 지도해 주고 계십니다.

 

손영아_ 네. 지휘자 윤호근 선생님, 연출가 정갑균 선생님, 딕션의 김기민 선생님 등 최고의 분들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고생하시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직원 분들도 감사하고요.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5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왼쪽부터 최용호, 손영아, 정주희,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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