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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신수정 명예교수

언제나 푸른바다~ 2013. 3. 3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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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간직한 소녀
서울대 음대 신수정 명예교수

 

5월 22일,(2012년) 신임 동창회장직을 맡게 된 신수정 명예교수님을 찾았다. 신수정 명예교수는 1963년 본교 기악과를 졸업한 이후로 오스트리아, 미국을 거치며 음악공부를 계속 해오다 69년부터 교육자로서 다시 한번 모교와 연을 맺기 시작했다. 강사부터 교수, 학장, 명예교수, 그리고 동창회장까지. 그만큼 신수정 명예교수는 모교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신수정 교수는 어느새 동창회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예술의 전당 이사 등을 맡으며 한국 음악계의 원로로 자리매김하였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학창시절의 소녀 그대로였다. “그때는 지금만큼 바쁘지 않아서 여유롭게 좋아하는 음악만 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즐겼던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자신의 음악여정을 찬찬히 돌아보며 신수정 교수는 자신의 세대가 한국의 클래식 음악 역사를 처음부터 다 본 세대이기 때문에, 일종의 역할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구(전 음대학장, 1909-2010)선생님, 김성태(전 음대학장, 1910-2012) 선생님 등 첫 시작을 여셨던 선생님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세대를 알고 있고 활동도 계속 하고 있는 내 세대가 커뮤니케이션의 중간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과거가 잊혀져
가는 건 못내 아쉽기도 해요.”
올해 맡게 된 동창회 일, 이에 대해 신수정 교수는 벌써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른 단과대학의 경우에는 동창회의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음악대학의 경우는 일단 모이기가 힘든 것 같아요. 음악 특성상, 뭘 하든 마찬가지겠지만 뛰어나야 해요. 지금 실제로 음악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 잘 알려진 사람들은 뛰어난 사람들이에요. 그러나 그사람들이 전부는 아닙니다. 졸업생들 전부가 완전히 음악을 전업으로 삼지는 않을지라도 어느 정도 음악활동을 하고 있겠죠.
그러다 보면, 각자의 활동범위가 많이 달라지고 결속 기회가 많지 않겠죠. 활약하는 사람들은 더 활약하고, 그러지 않은 사람들은 더 숨어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신수정 교수는 이와 같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우선은 전 동창회장이었던 서계숙 교수가 진행하던 일을 잘 받아서 마무리 짓는 일을 우선적으로 할것임을 강조했다.
신수정 교수의 바쁜 일정 중 하나는 굵직한 국제콩쿠르들의 심사위원 활동이다. 많은 젊은 음악가의 꿈은 국제 콩쿨에 입상하여 세계적인 연주자로 성장하는 것이다. 과연 어떤 연주가 좋은 연주일까. 이에 대해 신수정 교수에게 물었다. “저는 약간 어떻게 말하면 이중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어요. 저는 제가 배웠던 음악도 그렇고, 전통적인 것에 대한 일종의 신앙 같은 것이 있어요. 클래식의 근원에 대한 동경과 경이로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우선은 이 전통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지만 이미 (이 정도는)잘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요. 전부 다 1등짜리 같아요. 그래서 어느정도 튈 필요가 있다고 생각도 해요. 그 학생만의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하죠. 물론 너무 과장될 경우에는 진실되지 못한 연주를 들려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잘보이기 위한 연주는 과장되기 마련이고, ‘더 크게, 빠르게, 다르게’에만 집중하게 되면 음악의 본질과는 다른 게 되어버려요. 그래서 이 두 가지 부분을 잘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신수정 교수는 요즘 학생들에게 너무 바쁜 것같아 안타깝다는 마음을 전했다. “내가 학창시절에 누리고 즐기던 여유와 아름다움은 이 시대 학생들에겐 사치인 것 같다”며, “정보가 많아 어찌 보면 유리한 상황일 수도 있지만 경쟁이 갈수록 심해져서 무척 힘들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가장 중요한 음악의 본질적인 면을 잊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아무리 바빠지고 경쟁이 심해졌어도 사람의 본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근본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변하지 않는 본질적인 것이니까, 그걸 잊지 않은 채로 최선
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학창시절의 소녀처럼 순수한 신수정 동창회장. 앞으로도 우리나라 음악계에서 오래도록 아름다운 순간들을 같이 맞이하길 바란다.

 

인터뷰, 정리_신예슬 (작곡과 이론전공)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소식지 10호 기사

사진_ 김문기

 

 

 피아니스트 신수정

  피아니스트 신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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