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사)한국작곡가협회 이사장. 작곡가 이복남 / 음악춘추 2017년 2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8. 2. 4. 11:02

춘추초대 / 작곡가 이복남
(사)한국작곡가협회 최초의 여자 이사장


지난 2016년 12월 열린 (사)한국작곡가협회 총회에서 작곡가 이복남이 제18대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 작곡가협회는 최근 음악계를 압도하고 있는 상업적인 대중음악의 흐름 속에서 한국 작곡가들의 순수 창작음악이 설 자리를 꾸준히 만들고 그 기반을 다지는 한국 작곡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작곡가협회 최초의 여자 이사장인 이복남을 만나 한국작곡가협회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18대 한국작곡가협회 회장
지난 4년간 한국작곡가협회는 이사장을 비롯한 협회 임원진들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한국의 작곡계를 대표하는 중심적 기관 역할을 감당하게 체재를 다져왔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탄핵정국의 여파로 온 나라가 매우 힘든 상황에 막중한 직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앞으로 우리 협회를 향한 작곡가들의 기대와 염원에 부응하도록 새로운 임원진들과 더불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한국작곡가협회와 추구하는 방향
먼저, 한국작곡가협회는 1956년 김세형 초대회장님이 설립하셨습니다. 1978년 2월에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협회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요. 그 이후부터 음악제와 세미나를 열고 국제교류를 통해 음악적인 활동을 했으며 잡지도 발간하는 등 이전 이사장님들께서 다각적인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작년 2016년 12월에 정기총회가 열렸고 제가 2017년부터 18대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작곡가협회는 총 24개의 작곡 동인과 단체들로 이루어져 있는 상위단체로서 약 600여명의 작곡가들이 소속되어있는 명실 공히 대한민국 작곡계를 대표하는 협회이죠.
우리 작곡가 협회가 추구하는 방향을 세 가지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저희 협회가 작곡가들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하면서 산하 작곡 단체들과 작곡가들의 창작환경을 개선해주고 사회적으로 이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한국 작곡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또한, 작곡가 협회는 어떠한 일정 동인이나 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모인 단체가 아니라 전국을 아우르는 단체입니다. 특정 집단이 아닌 모든 회원들에게 공평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며 신뢰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회원들이 작곡가로서 자기 자신의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지원을 해나가고 이러한 개인 창작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사회와 소통하며 기여하는 역할을 병행하도록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한국작곡가협회의 활동
그간 한국작곡가협회는 16대 이사장님까지를 필두로 많은 노력을 기하면서 음악제와 국제교류를 비롯하여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17대부터는 황성호 이사장님을 필두로 하여 많은 협회 임원진들이 노력하여 엄청난 사업 확장을 하였습니다.
우리의 창작음악을 세계로 알릴 수 있게 브랜드화 하자는 작곡가 이만방 선생님의 말씀으로 시작된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은 1년에 5회 실시되고, 한국서양음악학회와 함께 연구하여 열고 있는 세미나를 통해서 연구와 작품발표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는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을 널리 알리고 전국적인 관심과 참여를 위해 ‘KOCOA(Korea Composer Association) 술래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산하 단체들에서 선정된 작품을 추천 받아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에서 연주를 하고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곡을 투표하여 다득점을 받은 작품의 작곡가를 그해의 'KOCOA 술래‘ 프로젝트 작곡가로 선정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BMW Korea가 후원하며 2015년에는 김태희(ACL), 2016년에는 김희라(창악회), 2017년에는 김지향(창악회) 작곡가가 선정 되었습니다. 선정된 작곡가는 그 다음해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에서 위촉받은 작품을 연주하게 됩니다.  이는 일종의 콩쿠르와는 다른 개념으로, 그 해에 모든 대한민국의 동료 작곡가들이 보았을 때 가장 주목할 만한 곡을 ‘선정’한다는 의미에서 굉장히 권위 있고 자부심이 있는 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도 이 프로젝트가 진행 됩니다. 
다음은 작곡가로서 지속적으로 사회와 소통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인 ‘KOCOA 총서집’ 출판인데, 이는 협회와 현대문화출판이 공동 기획한 프로젝트입니다.
매년 일정 테마를 잡아 악보를 출간하는 KOCOA 총서 시리즈 중 1집은 일반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곡을 출판했고, 2집은 어린이들을 위해 한국작곡가들이 작곡한 피아노곡집을 만들었습니다. 작년에는 어린이를 위한 KOCOA 총서 3집인 어린이 합창음악극을 제작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어린이 합창단이 많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정작 어린이 합창단을 위한 국내 작곡가들의 곡은 많지 않습니다.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13분의 작곡가분들께 곡을 의뢰하여 동화 <도깨비 방망이>를 각색한 음악극 <도토리 하나 오도독, 도깨비 방망이 뚝딱>을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월드비전과 함께 5월 21일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Ⅱ’에서 프리콘서트 형식으로 연주될 예정입니다.  올해는 KOCOA 총서 4집은 우리나라의 많은 합창단들이 외국 연주에도 연주할 수 있는 좋은 합창곡을 공모하여 한국 작곡가들의 트렌디하고 수준 높은 합창곡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2016년부터는 박영희 선생님께서 직접 후원을 제안해주시면서 ‘파안 생명나무 작곡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외국에서 공부하는 작곡가들이나 연배가 있으신 작곡가에 비해 한국에서 순수음악을 작곡하는 작곡가들은 작품 발표를 하기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여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젊은 작곡가들의 좋은 작품을 공모해서 선정하는 프로젝트입니다.  2016년에는 작곡가 이은지가 “파안생명나무 작곡가”로 선정이 되었고  그의 선정작「Intaglio for Cl, Vc and Pf」 2017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 Ⅰ에서 연주될 예정입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KOCOA 술래 프로젝트‘에 선정된 곡과 ’파안 생명나무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곡은 박영희 선생님께서 독일의 단체들과 이야기해서 그곳에서 연주가 이루어지도록, 그래서 우리나라 작곡가들의 곡이 외국에 알릴 있는 길을 모색 중에 있습니다.
이런 음악회나 세미나 외에 작곡가협회를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2년 전부터 뉴스레터를 제작해서 매달 작곡가협회와 음악계 동향을 알리고 있으며 음악회의 영상을 유투브에 올려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홈페이지도 영문으로 제작하고 이메일링 공지도 활성화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4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 작곡계의 현황 데이터 집계인데, 이는 1년 동안 몇 개의 작품이 발표되고 초연되는지를 조사하는 작업입니다.  2016년에는 총 185개의 작품발표(초연과 재연 포함)와 워크샵, 세미나가 개최 되었습니다. 이 데이터는 논문 자료로 사용 되거나 문예연감으로 사용하여 정책수립에 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외에도 학생 기자단이 있습니다. 우리의 작곡계가 활성화되지 위해서는 학생들의 꾸준한 활동이 필요합니다. 각 학교 별로 학생기자단을 모집하여 수여하고 산하 단체들이 연주하는 연주회에 참석하여 기사를 올리거나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렸던 사업들이 지난 4년 동안 저희 협회가 해왔던 사업이고 앞으로 제 임기 동안에도 이러한 사업들을 더욱 단단히 구축해 나갈 예정입니다.


2017년에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사업은 전자악보 출판입니다. 그간 작곡가들이 작품을 발표해도 그것을 출판하여 연주자들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선례로 영국의 작곡가들은 홈페이지에 작품을 올리게 되면 전 세계의 연주자들이 주문을 해서 받아가고 그 저작료를 작곡가들이 취하게 되어있습니다. 저작권은 작곡가들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대중음악은 현재 저작권이 굉장히 잘 되어있지만 의외로 클래식 분야는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작곡가들도 자신들의 권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작곡가들에게
현재 음악계나 사회를 보면 K-POP등의 대중음악문화가 압도적인 사회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문화적 환경 속에서 일부는 창작음악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죠. 그렇지만 작곡가들이 물질이 기준이 되는 사회 분위기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나라 최고의 음악교육을 받은 전문작곡가로서, 용기를 잃지 않고 품격 있는 작품을 작곡해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작곡가들이 시대의 흐름을 읽으며 사고의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이 필요한 사회의 각 분야, 영화나 뮤지컬, 연극, 어린이 음악교육 등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음악의 격을 높이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의 계획
일단 제가 너무나 큰 중직을 맡았기 때문에, 결정된 이후에 작곡가협회를 어떻게 잘 이끌어 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가장 큰 계획은 모든 작곡가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작곡가협회가 되도록 협회를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음악적으로 본다면 제가 작곡가이기 때문에 작품 활동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최근 저는 우리음악, 국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끊임없이 공부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공부하여 습득한 서양음악과 우리 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 자료들을 나 자신의 음악으로 녹여내는 작업을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작곡가로서 우리들만의 리그가 아닌 일반인들과 소통하는 음악을 하려고 합니다. 어린이 합창극과 뮤지컬, 가곡 등의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일반인들과 소통하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한 학교에 몸담고 있기에, 학생들이 좋은 작곡가가 되고 좋은 음악인이 될 수 있도록 교육에도 매진하고자 합니다.


글: 김진실 기자. 사진: 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7년 2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문기의 포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