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메조 소프라노 윤현주 / 음악춘추 2013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5. 2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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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초대
메조 소프라노 윤현주
‘Mostly Mahler’

 

지난 4월 15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Mezzoforte-4인의 메조 소프라노가 부르는 프랑스’에 제자인 백재은, 양송미, 변정윤과 함께 무대를 가졌으며, 4월 19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되는 제9회 서울국제콩쿠르에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어 심사한 메조 소프라노 윤현주 선생(서울대 음대 교수). 그 동안 가곡연구회의 무대에서 또는 합창 지휘자로 만나볼 수 있었던 윤현주 선생이 오랜만에 독창회를 갖는다.
‘Mostly Mahler’(말러, 슈트라우스 그리고 볼프)란 부제로 5월 6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이번 무대의 프로그램은 말러의 「봄날 아침」 외 2곡, 슈트라우스의 「귀향」 외 3곡, 볼프의 「기도」외 2곡, 그리고 말러의 「뤼케르트 시에 의한 5개의 가곡」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학생 지도에 몰두해 에너지를 많이 쏟았습니다. 그러다가 은퇴할 때가 가까워지다 보니 이 아름다운 음악을 청중과 나누는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해부터 연구회 등의 무대에 섰고, 이번에 독창회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2003년에 신수정 선생님과 슈만의 가곡을 발표한 것이 제 마지막 독창회였더라고요. 저도 이렇게 독창회를 안 한 게 오래되었는지 몰랐네요.”
그래서 10년 만의 독창회를 준비하는 윤현주 선생의 각오는 남다르다. 프로그램도 그녀가 사랑하는 말러의 노래들을 비롯해 비슷한 시대에 활동한 독일 가곡의 거장인 슈트라우스와 볼프의 작품을 꺼내 들었다.
“세 작곡가의 작품을 함께 공부하며 공통점, 차이점을 찾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 말러의 작품으로 두 스테이지, 슈트라우스와 볼프를 각각 스테이지씩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상당히 말러에 가있어요(웃음). 말러 초기 작품 세 곡으로 무대를 시작하고,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은 후반부의 「뤼케르트 시에 의한 5개의 가곡」입니다. 이 작품들은 하이 메조 소프라노에 속해서 가벼운 편인 제 음역에 잘 맞고, 가슴 깊이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입니다.”
윤현주 선생은 말러의 「뤼케르트 시에 붙인 5개의 가곡」이 노래하기 쉬운 곡은 아니지만 그런 만큼 그 음악 세계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며 표현하는 것에서 큰 성취감을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이 곡은 그녀가 미국 유학시절 처음 공부한 곡으로, 2001년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노래한 것이 처음이었다. 오케스트라와 연주해야 색채감 등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피아노 반주와 함께 연주함으로써 더 가깝게 음악적인 흐름을 전달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한 선생은 오랜만에, 그리고 처음으로 피아노와 노래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곡을 연주하는 듯 새롭다고도 말했다.
“곡에 대해 공부할수록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니 점점 더 연주하기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웃음). 젊은 시절에는 곡을 어느 정도 공부하면 금방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연주하는 것이 조심스럽네요. 그래서 벼르다가 이렇게 10년이 지났고요(웃음).”
그리고 윤현주 선생은 한국에서의 첫 데뷔 무대였던 1992년 독창회에서 호흡을 맞췄던 피아니스트 권경순 선생(현재 서울대 음대와 동대학원 출강)과 함께 무대를 마련해 개인적인 의미를 더했다. 윤현주 선생은 권경순 선생과 대학 동창 사이로, 그 동안 종종 함께 무대에 서곤 했는데, 국내에서 첫 호흡을 맞췄던 친구와 다시 하는 것이 편안하고, 뜻깊다고 말했다.
“예술가곡이 청중에게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이는 상당 부분 연주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그 곡이 지닌 가사의 내용과 작곡가의 의도를 연주자가 정확히 노래하고, 표정, 분위기도 온 몸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높은 수준의 가곡 연주자라고 봅니다. 가곡을 정말 잘 부르는 대가의 연주를 듣다 보면 숨이 멎을 정도로 감동을 받고, 빨려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부족하지만 그런 경지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윤현주 선생은 전성기 때의 체력과 기량을 보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바라보고, 깊이 있게 해석하고자 하는 모습을 후학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윤현주 선생은 대학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입장이다 보니 독창회를 가질 때마다 정통 예술 가곡 프로그램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오늘날의 독창회 형식은 19세기 말 미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프로그램은 순수 예술가곡으로 구성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그래서 늘 예술 가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되, 그 중에서도 정통, 학구적인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 온 윤현주 선생이다.
“대중의 기호에 맞추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대학 교수로서 학생 교육이 늘 제 중심에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정통 레퍼토리를 배우고 있으니 저로서는 리사이틀을 통해서도 가르칠 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점에서 생각만큼 열심히 독창회를 갖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네요.”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5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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