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한국성악(학)회 회장 김암 / 음악춘추 2012년 6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6. 2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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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악(학)회 회장 김암
젊은 성악인재 발굴, 활동 지원

 

1946년에 결성되어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단체인 한국성악(학)회의 회장으로 추대되어 올해로 3년째 한국성악(학)회의 회장 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암 선생(경희대 명예교수)은 “성악인들이 점차 늘어나 한 해에 성악전공 졸업생들 만해도 그 수가 엄청나지만 그들에게 주어지는 무대의 기회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따라서 그들에게 보다 전문성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이를 통해 음악애호가들에게도 고품질의 성악 영역을 알리는 것에 한국성악(학)회의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66년의 역사를 간직한 만큼 원로 선생님들과 중진들, 그리고 젊은 음악가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도모하여 성악인의 권익과 위치를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지요.”라는 한국성악(학)회의 간략한 소개말로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그간 김암 선생은 젊은 성악가들의 길을 열어주는 일에 가장 주력해 왔다. 그로 인해 한국성악(학)회의 젊은 성악가들은 많은 발전을 보였고, 또한 단체가 더욱 화기애애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음악단체가 화기애애해지는 방법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원로 성악가들이 품위나 권위에 연연하지 않고 자세를 더욱 낮추는 것이지요. 내실 없는 권위의식이야말로 단체장들이나 학회장들이 가장 빨리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젊은 성악가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많은 뒷받침을 해 주고 계시지만 원로 성악가들이 더욱 과감히 양보하고 맡긴다면 한국성악(학)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 역시 회장으로서의 직책을 내세우지 않기 위해 작은 것부터 하나 하나 시정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임원들의 모임은 각자의 사비로 진행하고, 공로패나 감사패에는 회장의 이름대신 ‘한국성악(학)회 일동’이라는 명칭으로 대신한다. 또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분과위원회를 만들어 전문적으로 각 나라의 작품으로 연주회를 개최함에 있어 그 프로그램에 들어갈 인사말도 연주회의 주제에 맞추어 각 분과위원장에게 맡기는 일을 시도해 오고 있다.     


현재 400∼500명의 회원을 보유한 한국성악(학)회는 1946년 고(故) 이인선 선생이 창립한 ‘벨칸토’로 시작하여 1976년 ‘한국성악회’로 개칭되었다. 그리고 선생이 2010년 취임하면서 본래 이름인 ‘한국성악회’에서 한국성악(학)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친목 도모의 성격에서 학술적 연구를 좀더 강화하기 위해 한국성악학회로 바꾸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과감히 개칭하지 못한 것은 어제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는 생각 아래 과거를 중요시 여기고자 함입니다. 그래서 현재는 괄호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차기 회장에게 이 자리가 넘어가면 괄호가 열리겠지요.”
작년 9월 경희대 음대를 정년 퇴임한 김암 선생은 “퇴임하면 한가해지고, 제자들과의 만남도 적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오히려 제자들과도 마음놓고 만나고, 더 자주 연락하고 있어요. 40년 동안 제자 양성을 어떻게 했냐는 대답인 것 같아 행복하답니다. 그 동안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는 후학들을 가르치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좋은 인성이 선행되어야 아름다운 음악을 창출할 수 있지요.”라며, 또한 빙산이 수면 위로 드러난 부분보다 거대한 양을 숨기고 있듯이 후학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그만큼의 준비가 되기를 바란다는 조언의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국성악(학)회가 어떠한 단체로 성장하길 바라는지 묻자, 선생은 “음악적인 연구나 발성에 관한 것은 성악인의 영원한 과제이지만, 거기에만 빠져있지 말고 새로운 성악 작품에 대한 발굴에도 충실하여 음악계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였으면 합니다.”라며, 또한 한국성악(학)회가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음악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음악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후원해 주는 전체적인 풍토는 아직 후진국에 머물러 있습니다. 비옥한 토양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듯이 음악계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사회의 후원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느 학회가 활발히 활동하고 순수한 정신을 가지고 연구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단기적인 이익창출에 연연하기보다 미래의 인재들에게 투자하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글.박진하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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