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이스트 정지예
제17회 음악춘추 콩쿠르 오보에 대학부 1위
“무대공포증이 있어 남들보다 두 배의 노력을 거쳐야만 무대에서 연습한 것의 반 이상을 보여드릴 수가 있는데, 이번 음악춘추 콩쿠르는 준비기간도 짧아서 입상조차 기대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입상뿐만 아니라, 항상 2등만 하던 콩쿠르에서 첫 1위 수상이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
제17회 음악춘추 콩쿠르 오보에 대학부문 1위는 경희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오보이스트 정지예에게 돌아갔다. 음악교육신문 콩쿠르 2위, 서울오케스트라 콩쿠르 2위 등에 입상해 온 정지예는 “무대에 올라가면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항상 실수가 있었는데, 실수 없이 무대를 마친 것은 대학교 입시 때와 이번 음악춘추 콩쿠르밖에 없어서 지금까지의 무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가 될 것 같아요(웃음).”라며 새내기다운 풋풋한 소감을 전했다.
본선 지정곡이었던 슈트라우스의 「협주곡 1악장」은 순환호흡을 필요로 하는 곡이라 음악적 표현보다 전체적인 흐름에 더욱 주안점을 두고 연주하고자 했다는 그는 연습이 부족하여 템포가 빠른 부분에서 깨끗하게 연주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이번 콩쿠르를 통해 다시 한 번 연습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덧붙였다.
정지예는 중학교 2학년 때가 되어서야 텔레비전에서 오보에를 처음 접하였다. 그 소리가 좋았고, 단순히 오보에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TV에서 연주한 사람을 수소문하였다.
“알아보니 당시 연주하시던 분이 방극남 선생님이셨어요. 결국 전화를 걸어 선생님께 오보에를 직접 배우기도 했답니다.”라고 말하는 정지예는 대담함과 다소 엉뚱한 모습을 가진 20대의 젊은 연주자였다. 그렇게 조금은 남다르게(?) 오보에를 시작한 그는 이후 전남예고에 입학하였다.
“말하기 조금 창피한 부분이지만 당시에는 스케일밖에 할 줄 모르는 상태였어요. 전남예고에 오보에를 전공하는 학생이 적어서 엉겁결에 입학하게 된 거지요.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도 오보에에 대한 흥미를 많이 느끼지 못했고, 그저 예고에서 공부하는 아이일 뿐이었어요(웃음). 이후 분당으로 전학을 오고, 이윤정 선생님을 만나게 되며 악기에 대한 애정을 느끼기 시작하였지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오보에를 공부하기 시작한 그는 오보에를 “알아갈수록 매력있는 악기”라고 이야기하며, 늦게 시작한 탓에 힘든 점도 많았지만 덕분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입시를 다시 준비해야 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지요. 같은 클래스에 있는 친구들을 따라 잡는 것도 버거웠는데, 친구들 모두 대학에 진학하고 저만 홀로 남아 또다시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보니 뒤쳐져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지금은 대학생활도 즐겁게 해나가고 있고, 이렇게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기쁨도 느끼고 있으니, 그러한 시간 또한 저에게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연습’이라는 말이었다. 자신의 단점으로도 효율적인 연습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정지예는 누구보다 연습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듯했다.
아직 1학년이기에 학교 생활에 충실히 임할 것이라는 그는 아직 부족하지만 더욱 발전하여 훗날 완벽한 연주를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는 포부도 밝혔다.
“항상 기도해 주시고 용기를 주시는 부모님과 기초부터 하나 하나 다듬어주신 최정 선생님, 그리고 음악을 즐기고 오보에를 사랑할 수 있게 해주신 이윤정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글.박진하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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