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전수진
여수 예울마루 대극장 무대에 오르다
‘문화예술의 너울’이 가득 넘치고 전통 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 예울마루. ‘여수와 함께 세계로 성장하는 고품격 문화예술 공간’이라는 슬로건으로 GS칼텍스와 여수시가 공동으로 조성한 남해안 다목적 아트센터인 예울마루가 드디어 지난 5월 10일 역사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지난 6월 9일, 예울마루의 첫 번째 기획공연으로 ‘개관기념 한·중 연합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열렸다. 이 날 서울바로크합주단, 칭다오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 피아니스트 전수진은 예울마루 대극장 무대에 오른 첫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연주회를 마치고 며칠 후 기자와의 만남을 가진 전수진은 “서울바로크합주단과의 인연으로 이번 무대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홀에 대한 소감은 일단 음향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또한 홀을 지으면서 피아노를 새로 구입하였다고 들었는데, 기대 이상이었지요.”라며 홀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내었다.
연주회에서 투리나의 「피아노 솔로를 위한 랩소디 교향곡」을 연주한 그는 “예울마루에서 개관 기념으로 기획된 연주회이기에 오프닝 콘서트와 같이 대중에게 친숙한 곡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전에 이 곡으로 서울바로크합주단의 소규모 편성으로 연주회를 가진 경험이 있지만 풀사이즈의 오케스트라와는 처음이라 긴장하기도 했는데요. 지휘자 게르트 헤르클로츠 선생님께서 오랫동안 오페라 지휘를 해오신 분이라 협연자들에게 잘 맞춰 주신 덕분에 무사히 연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전수진은 예원학교 졸업 후 도미하여 피바디 음대에서 학부를 마치고 귀국하였으며,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서울대 상임반주자를 거쳐 현재 백석예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당시 사사하던 문용희 선생님께서 미국으로 가시게 되어 선생님을 따라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마침 가족이 함께 갈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어렵지 않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요. 그 후 가족들은 모두 귀국하였고, 혼자 남아 학부를 마치고 나니 부모님께서 제가 한국에 대한 기억을 잊을까봐 걱정이 되셨던 것 같아요. 저 또한 한국에 연고를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기에 석사과정은 한국에서 마치게 되었지요.”
현재 교수로 재직하며 서울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라는 그에게 계속해서 공부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제가 백석예대 교수로 재직한 지도 어느덧 5년이 흘렀는데요. 계속해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고갈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또한 대학원에서 사사한 최희연 선생님께 배울 것이 너무 많아 계속해서 가르침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지요.”라는 그는 이어 최희연 선생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호기심이 많아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음악 외의 것들에 눈을 많이 돌렸어요. 다른 공부를 하러 다시 유학을 가느냐, 마느냐의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피아노를 놓을 수 없더라고요. 이것 또한 최희연 선생님이 영향인 것이, 선생님께서 음악을 사랑하는 것을 몸소 실천해 보였기 때문이지요.”라는 그는 “학교에 재직하게 된 것, 그리고 문용희 교수님, 최희연 교수님과 같은 훌륭한 지도교수님을 만난 것 등등 매사, 모든 것이 다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여름에는 파스칼 드봐이용이 지휘하는 캠프에 참가하여 연주회를 가질 계획도 잡혀있다는 박사과정에서 매 학기 독주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공부와 학교에 열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진하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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