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박효은
제17회 음악춘추 콩쿠르 피아노 부문 고등부 1위
“라벨의 「스카르보」로 콩쿠르 무대에 여러 번 서봤는데 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음악춘추 콩쿠르에 도전할 때는 확실히 준비해서 좋은 연주로 남겨 보고자 도전했는데 그 목표를 이루게 되어 기쁩니다.”
지난 4월에 개최된 2012 음악춘추 콩쿠르 피아노 부문 고등부에서 서울예고 2학년에 재학 중인 박효은 양이 1위를 차지했다. 효은 양은 음악춘추 콩쿠르가 끝난 후에도 다른 콩쿠르와 오디션 준비 등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지난 5월 23일 금호 영재아티스트 오디션에서 라벨의 「스카르보」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11번」, 리스트의 「순례의 해 ‘이탈리아’」 중 ‘제7곡 단테 소나타’를 연주했고, 그 결과 내년 하반기에서 내후년 상반기 사이에 독주회를 가질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해 주었다.
“라벨의 「스카르보」는 제가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스카르보는 시인 베르트랑의 시를 바탕으로 쓴 글에 나오는 작은 악마의 이름으로 변덕스럽고, 익살맞고, 궂은 성격이라 연주할 때 소리를 컨트롤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이 곡을 접했었는데, 그 당시 저에게는 난해한 곡이었지만 이 작품을 통해 한층 도약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효은 양은 어릴 때 피아니스트의 꿈을 가졌던 클래식 음악 애호가인 어머니 덕분에 어려서부터 피아노 음악만이 아니라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6살 때 처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김미리와 손정애 교수를 사사하며 피아니스트의 꿈을 가꿔나가고 있다.
“제가 처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할 때 만난 김미리 선생님께서는 기초를 많이 가르쳐 주셨고, 제가 항상 열심히 하게끔 많이 독려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사사하고 있는 손정애 선생님께서도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신 덕분에 늘 레슨을 갈 때마다 기대가 됩니다. 밑바탕부터 탄탄하게 가르쳐 주셔서 레슨을 받고 나면 안정감이 생기는 기분입니다.”
효은 양은 사실 피아노라는 악기보다는 피아노 음악에 훨씬 더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늘 음악을 접했기 때문에 그 감사함을 못 느꼈지만, 최근 들어 피아노 음악에 명작이 유난히 많이 밀집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피아노 음악이 다른 악기의 곡이라 자신이 연주하지 못했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니 슬픈 일일 것 같다며 웃었다.
“제가 좋아하는 연주가는 에밀 길렐스인데, 환상적인 상상력과 파워에 늘 압도당합니다. 그리고 곡 해석 면에서 길렐스는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사실 자신의 음악과 다른 해석이면 처음엔 늘 그 해석이 잘 안 받아들여지던데. 길렐스만은 어떠한 해석을 하더라도 그만의 설득력이 있어 언제 들어도 흡인력이 굉장한 것 같아요. 그리고 랑랑도 좋아해요. 랑랑은 주니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1등을 하면서 유명해졌는데, 그 때로부터 3년 후, 5년 후 연주 동영상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내면적으로 성숙하고 깊어진 것이 느껴져요. 그래서 세월이 지나 그가 더 연륜이 쌓였을 때는 어떤 연주를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효은 양은 앞으로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연주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녀의 경우에는 기술적으로 화려한 연주보단 마음을 저미는 선율을 들을 때 감동이 오래, 깊이 남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주할 때 연주자인 자신이 아닌 음악이 돋보이길 바란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효은 양은 제1회 한국 스타인웨이 콩쿠르 2위, 부산 음악 콩쿠르 3위, 코리아 헤럴드 콩쿠르 1위, 난파 음악 콩쿠르 1위 등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대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부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바 있다. 또한 젊은이의 음악제 초청연주, 이원 꿈나무 독주회 등에서 연주했으며, 제1회 예술의전당 주최,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 후원 음악영재 캠프 & 콩쿠르를 수료했고, 해비치 사회 공헌 문화재단 꿈나무 육성지원 학생으로 선정되었다.
글·배주영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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