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테너 차성호 / 음악춘추 2012년 8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8. 1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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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차성호
누오바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호프만 역

 

‘2009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한 누오바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가 ‘2012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을 통해 재현되어 많은 클래식 애호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누오바오페라단은 국내 최대의 오페라 축제를 위해 우리나라 성악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성악가들을 캐스팅하였고, “돋보이는 출연진과 강력한 연출진이 뭉쳐 2009년보다 완성도 높은 공연이었다”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누오바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테너 박현재, 이승묵과 함께 호프만 역에 캐스팅되어 눈길을 끈 차성호는 아직 국내 오페라계에서 빈번히 들어봄직한 이름은 아니지만 이번 무대에서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를 선보이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떤 작품에서나 맡은 역에 온전히 몰입하고자 노력하지만 특히 「호프만의 이야기」는 연주자로서 욕심이 나는 작품이었고, 그만큼 최선을 다했습니다. 공연을 준비하며 가장 주력했던 부분은 호프만의 세 번의 사랑이야기를 제 각기 다른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삶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듯 말이지요. 가장 먼저 인형과의 사랑에 빠진 어수룩했던 호프만의 이야기에서는 사랑 앞에서 물불 가리지 않는 B형 남자의 모습을, 2막의 안토니아와의 사랑에서는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서정적인 테너의 모습으로, 마지막  3막에서는 육체적 사랑에 빠진 본능적인 남자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술에 취한 채로 이야기를 전하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모습까지 포함한다면 네 가지의 모습이 되겠지요.”
그는 지금까지 오른 수많은 무대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도 「호프만의 이야기」를 꼽을 정도로 작품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연 3일 전 악관절 증상이 재발하여 자칫 공연에 임하지 못할 상황에 이르렀던 것이다.
“아무래도 호프만이 극 전체를 이끌어 가다 보니 무리를 한 탓인지 공연을 3일 앞두고 턱이 아파서 입이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가끔씩 나타났던 악관절 증상이 재발한 것이었지요. 오케스트라와 리허설이 있던 날이었는데, 입을 벌리지도 못한 채로 노래를 하며 리허설을 마쳐야 했지요. 저뿐만 아니라 오페라단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보니 하늘이 노랗다는 말이 실감나더라고요. 다행히 치료를 받아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올린 작품이라 더욱 애착이 가는 듯합니다.”  


차성호는 연세대 음대 재학 중 도이하여 이탈리아 페루지아 국립음악원, 마자테 도니제티 아카데미 최고연주자과정, 파르마 오르페오 아카데미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였으며, 이탈리아 라벤나 국제 콩쿠르 1위, 스키오 국제 콩쿠르 3위, 팔레르모 국제 콩쿠르 특별상, 돌로 국제 콩쿠르 특별상 등에 입상해 왔다.
“저희 형님께서 먼저 성악을 시작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여느 또래 아이들과 같이 클래식보다는 락 음악을 좋아했지요. 그런데 어느 날 형님이 3 테너 콘서트 비디오를 구해 와서 우연히 함께 보게 되었는데, 비디오 속에 파바로티가 「네순 도르마」를 열창하는 모습에 ‘사람 목소리가 이렇게 멋있을 수 있구나!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그 날 이후로 형님과 함께 성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형님, 형수님, 그리고 저와 제 아내까지 모두 성악을 전공하여 음악 가족이 되었지요(웃음).”
또한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카르멘」,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라 보엠」, 「내 잔이 넘치나이다」 등에 출연한 바 있는 그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지대, 상명대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이탈리아 유학시절 사사하던 선생님께서 노래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쁜 마음을 가지고 노래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슬픈 노래 건, 기쁜 노래 건,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라는 것이지요. 이제는 저 또한 제자들이 그러한 마음을 지니기를 바라며 선생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 가지 조언을 덧붙이자면, 요즘 학생들은 워낙 환경이 좋아져서 음반, 동영상 등으로 많은 음악을 접할 수 있어 음악회를 직접 찾아가는 것에 소홀한 모습을 많이 보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현장에서 자신의 눈과 귀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반드시 훗날 큰 자산이 될 것이기에, 음악회에 관람에 소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_박진하 기자 / 사진_ 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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