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이요훈
‘우리말로 부르는 세계명곡 Ⅱ’
지금까지 21회의 독창회를 통해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3회(1975년, 1987년 2회) 공연했으며 독일가곡, 한국가곡 독창회, 슈만, 베토벤, 브람스, 볼프, 슈트라우스, 모차르트 가곡 독창회를 비롯해 합창과 함께 하는 드보르작 시편집 독창회, 녹색 창작가곡 독창회 등 다양하고 학구적인 연구 독창회를 만들어 온 베이스 이요훈. 2010년 11월 우리말로 부르는 세계명곡 독창회의 첫 번째 무대를 선보인 그가 3월 13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그 두 번째 자리를 마련한다(피아노: 조영방 / 찬조 출연: 소프라노 박하영).
“상당히 많은 무대에서 원어로 노래했었던 곡들을 2010년 독창회에서 우리말로 공연하고 해설도 했는데 많은 분들께서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씀해 주셔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클래식 성악 음악을 전혀 알지 못하는 문외한이라도 이런 무대를 통해 관심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로 부르는 세계명곡 Ⅱ’인 이번 무대는 해설과 함께 진행되며, 프로그램은 루치의 「성모 마리아」, 비제의 「신의 어린양」, 벨리니의 「아름다운 달」, 카르딜로의 「무정한 마음」, 베토벤의 「그대를 사랑해」 외 2곡, 한의 「Chloris에게」, 포레의 「요람」, 비제의 「너의 마음을 열어다오」, 슈베르트의 「들장미」 외 4곡 등이다.
2010년의 첫 번째 무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그는 잘 알려진 명곡들을 선별해 직접 번역하고 개사하며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가곡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지만 어떤 경우는 독일어를 일본어로 번역한 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한 경우도 있는 등 상당히 많은 곡들이 시의 뉘앙스가 잘못 전달되거나 액센트, 다이내믹이 잘못 되어 직접 번역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동안 잘못 번역되어 노래된 곡으로 그는 베토벤의 「자연에서의 신의 영광(Die Ehre Gottes aus der Natur)」과 루치의 「아베 마리아」를 예를 들었다. 「자연에서의 신의 영광」의 가사는 자연 이 신을 찬미하는 내용인데 그 동안은 종교적인 측면에서 가사가 번역되어 원곡의 의도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 입학 실기 시험에서 많이 노래되는 루치의 「아베 마리아」는 ‘성모송’이라고도 하는 가톨릭의 기도문으로, 인간이 성모에게 나를 대신하여 예수님께 기도해 달라는 내용이지만 전혀 다르게 번역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수 차례 원어로 노래했지만 한국어로는 처음이라 가사를 숙지하는 중입니다. 외국 가곡들을 한국어로 노래하니 보다 더 심오하게 작품을 이해하고 느끼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작곡가가 의도한 의미를 잘 전달해 관객에 가사와 선율이 십분 와 닿게 하는 것의 저의 의무이겠지요.
또한 그는 성악가와 피아니스트는 밀접한 관계에 있는데, 이는 무대에서 성악가가 혼자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니스트와 이중주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여러 번 호흡을 맞췄고 이번에도 함께 하는 피아니스트 조영방 선생님은 성악곡을 잘 이해하는 분이라 노래하기 편하고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피아노 솔리스트로서의 재능이 부족해 반주를 한다는 편견이 사라지길 바란다며, 가사와 선율이 피아노와 함께 어우러져 노래해야 하는 것인 만큼 심도있게 연주해 줄 수 있는 전문 반주자가 많이 배출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는 이번 독창회의 티켓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장학기금으로 조성할 것이며, 이 장학금은 성악을 공부하는 제자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이요훈은 현재 단국대학교 음악대학의 성악과 교수이며,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성악예술 실기 강좌를 맡고 있는 한편, 그린체리티 합창단의 음악감독이기도 하다. 그린체리티 합창단 역시 1995년에 창단한 이래 연주를 통한 불우이웃 돕기를 17년째 하고 있다. 그들은 오는 6월 21일 장천아트홀에서 제18회 정기연주회로 로시니의 「작은 장엄 미사(Petite Messe Solennelle)」를 공연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요훈은 6월 24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있을 제3회 오현명 선생 추모 음악회에 출연할 예정이다.
글·배주영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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