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호르니스트 김형주 / 음악춘추 2012년 12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2. 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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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니스트 김형주
제52회 동아 음악 콩쿠르 호른 부문 1위

 

제52회 동아 음악 콩쿠르 입상자 명단을 보던 중 호른 부문 1위에 시선이 머물렀다. “1위 김형주(18) 한국예술종합학교 2년”. 가장 어린 나이의 입상자 중 한 명으로, 고등학생이 아닌 대학교 2학년인 것이다.
어떤 학생인지 궁금증을 갖고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건장한 체격에 듬직한 모습이었지만, 첫 인터뷰가 부담스러운 듯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동아 음악 콩쿠르는 권위있는 콩쿠르 중 하나이고, 제 나이가 어린 편이라 일단은 도전해 보자는 취지로 참가했어요. 콩쿠르 곡을 연습하면 실력이 늘기 마련이고, 선생님이나 멘토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도 들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덤으로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쁩니다.”
호른 부문의 1차 예선 과제곡은 Verne Reynolds의 「48 Etudes for French Horn」 중 No.12(G. Schirmer), J. S. Bach의 「Suite No.1 Prelude」(Southern Music Company), 2차 예선 과제곡은 R. Schumann의 「Adagio and Allegro, Op.70」, 본선 과제곡은 John Williams의 「Concerto for Horn and Orchestra」(Hal Leonard Corporation)이었다.
“1, 2차 예선 과제곡은 예전부터 접해 본 곡이지만 본선 과제곡인 존 윌리엄스의 작품은 생소했어요. 지금까지는 고전, 낭만을 주로 연습해 오다가 현대음악을 처음 접했는데, 제가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점도 많았습니다. 동아 음악 콩쿠르는 잘 알려진 콩쿠르라 그 어느 때보다도 주위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 주셔서 훨씬 떨리고 긴장되었어요. 무대에서는 프로다운 연주를 선보이고 싶었는데, 아직도 제 표현력이 부족한 것을 느낍니다.”


오케스트라에서 콘트라베이스 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 튜바를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호른을 잡게 된 김형주. 그래서 그는 여느 학생들보다도 일찍 호른을 시작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이 길에 들어섰다. 그 동안 한국음악협회 콩쿠르, 국제학생콩쿠르, 해외파견콩쿠르, 부산음악콩쿠르에서 1등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그는 Arte-예술TV와 KBS 열린 음악회(제832회)에 출연(협연)했으며, 수원시향,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스오케스트라, 인천시향, 부천시향, 부산시향, 경기도립국악단과 협연했고, 금호 영아티스트 콘서트 독주회를 가진 바 있다.
남들에 비해 출발이 빨랐고, 실력도 겸비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특별 전형으로 조기 입학해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이며, 이석준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제가 낯을 가리며 선생님을 어렵게 생각했고, 선생님께서도 저를 다른 학생보다 더 엄하게 대하시는 듯했어요. 하지만 제가 하나라도 더 가르침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레슨 때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욕심을 냈어요. 음악성과 테크닉을 겸비하신 선생님께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석준 선생님께서 호른이란 악기를 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라는 말씀을 하시곤 해요. 오케스트라에서 호른은 현악기와 관악기의 중간 다리와도 같은 역할을 하거든요. 이 다리가 끊어지면 오케스트라의 하모니가 잘 이뤄지기 힘들지요.”
음악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길을 걸어온 그이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입학 초기에는 고충을 겪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을 건너뛰고 경험한 대학 생활이었기에 나이 차, 그리고 경험 부족으로 인해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십대가 끝나 가는 요즘 많은 생각이 든다”는 그는, “아버지께서도, 그리고 학교 형들도 뒤돌아보면 고등학교 시절이 가장 즐겁고 추억거리도 많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그런 게 없어 아쉽기도 하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크누아 윈드 오케스트라 정기 연주회에서 협연한 김형주는 내년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콩쿠르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 대로 연주 오디션에 참가하고 싶다는 그는,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 특히 호른이 아직도 생소한 이들에게 이 악기를 널리 소개하는 것이 꿈이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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