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초대
피아니스트 임종필
스페인 음악 시리즈, 그 마지막 이야기
자유 분방하고 색채감이 화려한 스페인 음악, 그 중에서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의 피아노 작품들을 흔히 스페인 피아노 음악의 전성기라 부른다. 이러한 이야기에 힘을 실어 주듯 스페인은 역사적으로 보아도 클래식 음악의 전통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 음악은 주류에서 벗어난 장르라 일반적으로 인식되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의 음악에 비해 덜 선호되어 왔고,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슈만과 같은 정통 레퍼토리에 비해 무대에서도 듣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색다른 레퍼토리 발굴에 관심을 쏟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종필은 이러한 스페인 음악에 강한 매력을 느껴 스페인 음악의 황금기에 활동한 대표적인 작곡가들인 알베니스, 그라나도스, 파야, 투리나의 작품으로 지난 2008년·2009년에 이어 스페인 음악 시리즈를 선보였고, 이번에 그 세 번째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Enrique Granados의 「Goyescas, Allegro de concierto Op.46」을 프로그램으로 하여 오는 9월 1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피아니스트 임종필의 독주회 ‘스페인 음악 시리즈 Ⅲ’가 바로 그 것이다.
“사실 이번 스페인 시리즈의 마지막 연주는 바쁜 일정 관계로 본의 아니게 예상보다 조금 늦어 졌습니다. 저는 무대를 준비할 때 새로운 레퍼토리를 발굴해 내는 것에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인데, 스페인음악 시리즈는 이 네 작곡가의 많은 피아노 작품 중 주요 곡들을 섭려하여 3회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독주회는 스페인 피아노 음악 중에서도 비교적 대중성이 높다고 평가 받는 그라나도스의 작품을 연주할 예정인데요. 예술성이 상당히 높은 곡들이기도 하지만 후기 낭만 작품으로 볼 수 있으며, 그의 가장 대표적인 대작으로 손꼽히는 곡이라 듣는 분들께서도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특히 다른 나라의 음악과는 다른 즉흥성, 스페인다운 정열과 풍부한 색채감 같은 요소들이 흔히 연주되는 독일계 작품과는 상당히 대조가 될 것입니다.”
서울대 음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의 University of North Texas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임종필은 국내 재학시절 계명대 콩쿠르, 호루겔 콩쿠르, 동아음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 신인피아니스트 선발콩쿠르 등에 상위 입상하여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조선일보사 주최 신인음악회 등을 통하여 장래가 유망한 피아니스트로 주목을 받았다. 유학 중에는 Texas Young Artists Competition에서 1위로 입상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연주활동을 한 그는 1992년 『월간 피아노 음악』의 창간 10주년 기념 초청 독주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국내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93년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의 개원과 함께 교수로 영입되었다. 이후 차이코프스키 서거 100주년 기념 독주회 등 다수의 독주회를 비롯하여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교향악축제, 대한민국 음악제 등 주요 음악제의 초청연주뿐 아니라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연주회’, ‘낭만파 바이올린 소나타 시리즈’, ‘베버와 브람스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 전곡연주회’ 등 실내악 부문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연주자의 첫 번째 주된 역할은 “작곡가가 완성해 놓은 음악을 그의 의도대로 왜곡됨 없이 잘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대를 준비함에 있어 그 부분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그는, 물론 연주자의 개성이 첨가될 수는 있겠지만 작곡가의 의도를 흐리거나 왜곡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이탈리아, 러시아, 독일 등지에서의 연주 활동 외에도 대만에서의 마스터 클래스, 일본 나고야국제음악콩쿠르와 PTNA콩쿠르 심사위원, 그리고 일본 센조쿠 음악대학의 초빙교수 등 교육자로서의 국제적 활동영역 또한 넓혀가고 있는 그의 학구적인 연주자로서의 면모는 8회에 걸친 ‘슈만 시리즈’와 2008년에 시작한 ‘스페인 음악 시리즈’ 등을 통하여 재확인 받고 있다.
현재는 1993년부터 20년 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로 봉직한데 이어 올해부터 한양대 음대 교수로 부임해 후학을 양성하는 데에 열정을 쏟고 있는 그이기에 새로운 학교 생활은 어떠한지 궁금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초창기부터 20년 동안 재직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해왔는데요. 음악학교라는 면에서는 기본적으로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양대는 종합대학이고,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콘서바토리형 학교이기 떄문에 교과과정이나 운영 시스템 등에서 물론 차이가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큰 차이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한양대 학생들 또한 상당히 의욕적으로 공부하며, 제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하기에 그러한 면에서 교육자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글_이은정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9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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