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피아니스트 김성훈 / 음악춘추 2012년 11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1. 20. 10:16
300x250

피아니스트 김성훈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전수

 

1999년 동아음악 콩쿠르 1위, KBS 신인음악 콩쿠르 금상, 2003년 에피날 국제콩쿠르 1위, 2005년 홍콩 국제콩쿠르 3위, 2006년 리즈 국제콩쿠르 5위, 2007년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세미파이널리스트. 이는 피아니스트 김성훈의 화려한 콩쿠르 수상 경력이다. 이렇게 세계를 무대로 종횡무진 활약을 해오던 그가 오는 9월부터 성신여대 교수로 재직하게 되었다. 귀국 후 성신여대에 재직하기까지 지난 3년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바 있는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그들이 저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에도 또다른 행복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좋은 기회가 주어져 이렇게 훌륭한 여건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라는 소감을 전하였다.


사실 몇 년 전 그에게는 또 한 번의 교수 제의가 있었다고 한다. 젊은 연주자에게는 오기 힘든 파격적인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김성훈은 이를 마다했다. 자신의 목표인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저는 그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2007년의 저에게는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가 그러했습니다. 아쉽게도 세미파이널리스트에 그쳤지만 저는 꿈은 무조건 크게 갖고 반드시 도전해 봐야 한다는 주의입니다. 그렇게 문턱까지라도 가봐야 후회가 없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음악에 있어서는 대범한 그이지만 첫 대면한 학생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는 얼어버리고 만 신출내기 선생님이었다.
“첫 클래스 모임 때 저는 나름대로 무게를 잡고 이야기했는데, 나중에 학생들이 제가 손을 떨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지금은 학생들이 너무 착하게 잘 따라와 주어서 재밌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러했듯, 학생들도 이미 성공한 또래 학생을 보면서 좌절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더군요. 하지만 천부적으로 타고난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후천적인 노력에 따라 급속도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먼저 좌절하기보다 혼신을 다해 도전해 보기를 바라며, 저 또한 그들의 도전에 조력자로서 힘이 되어 주고 싶습니다.”
선화예중·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후 도독하여 뉘른베르크 국립음대와 에센폴크방 국립음대에서 공부한 김성훈은 대학시절 사사한 강충모 선생에 대한 깊은 감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부모가 되어 봐야 부모님의 마음을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위치에 서보니 이제 조금은 선생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 번은 선생님께서 고생해 보고 고민한 흔적이 있는 소리를 찾아보라고 하시면서 3개월에 걸쳐서 좋은 소리를 찾는 것에만 집중해서 레슨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지옥같은 3개월이라고 느껴졌는데, 이제는 제가 학생들에게 선생님께 배운 그대로 가르치고 있더라고요(웃음).”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자신만의 교수법을 찾아가는 중이라는 김성훈은 언제나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면 연습은 스스로 찾아서 하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제 조금씩 재주있는 학생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러한 학생들과 함께 장기적으로 목표를 세워 국제 콩쿠르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내보고 싶은 것이 앞으로의 제 욕심입니다.”
하루에 한 시간 연습하는 것이 간절하다 이야기할 정도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김성훈. 하지만 그는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어 내년 3월경에 있을 독주회와 계획된 협연무대를 준비 중이다.
“시간이 부족하고, 체력적으로는 힘이 들기도 하지만, 이 역시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렇게 바쁘게 일을 해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소중하고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글_박진하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