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피아니스트 김도연 / 음악춘추 2015년 7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6. 1. 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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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인터뷰
피아니스트 김도연
다양한 연주회 경험은 음악이 주는 풍성함을 더해주죠

 

뛰어난 테크닉과 깊이 있는 음색, 그리고 풍부한 감수성까지 겸비한 피아니스트 김도연이 오는 7월 24일 오후 8시에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귀국독주회를 갖는다. 프로그램은 베토벤의 「Piano Sonata No.30, Op.109」, 제프스키의 「North American Ballade No. 4, Winnsboro Cotton Mill Blues」, 스크리아빈의 「24 Preludes, Op. 11」이다.

 

***귀국독주회를 앞둔 소감
평생 한 번 뿐인 귀국무대를 앞두다 보니 어떠한 연주를 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보여드리고도 싶고, 청중에게 편안히 다가갈 수 있는 곡을 선택하고도 싶고, 또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기도 싶었고요. 유학 시절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음악적 성장을 이룬 뒤 고국에 돌아와 첫 번째 독주회를 갖게 된 만큼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내어 한곡 한곡 정성스럽게 정하여 준비해보았습니다. 준비한 연주를 청중께 들려드릴 생각을 하니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해 무대에 임하겠습니다.

 

***프로그램 중 몇 곡만 소개해주세요. 또한 감상 포인트가 있다면요?
이번 무대에서 선보일 무대 1부의 시작은 베토벤의 마지막 소나타 3개중 가장 서정적인 「Op. 109」입니다. 1부를 마치는 곡은 아직 살아있는 미국 작곡가 제프스키의 마지막 발라드 “Winnsboro Cotton Mill Blues” 인데, 음악으로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의 삶의 환경을 묘사한 특별한 곡입니다. 2부는 스크리아빈의 초기 중 가장 대표적인 「24 Preludes, Op. 11」입니다. 스크리아빈의 곡은 24개의 짧은 전주곡들이 장·단조가 교차하면서 다양한 희로애락을 보여주듯 펼쳐지며, 각 조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과 이미지를 표현한 곡입니다. 스크리아빈의 곡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있고 독특하고 어렵지만 「24 Preludes, Op. 11」은 초기작품으로 쇼팽의 영향도 확실히 보이고 신비로운 화성을 통한 스크리아빈의 독자적인 개성도 확실히 나타나있습니다.

 

***이번 독주회에서 중점을 두신 부분이 있다면요?
첫 귀국독주회니까 아무래도 제가 가장 자신 있고 잘할 수 있는 음악스타일을 중점적으로 프로그램을 정했습니다. 피아노연주 또한, 대중들과 소통하는 예술 중에 하나이고 소통을 위해서는 곡 하나하나의 특별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개인의 스토리가 담긴 곡이라던가 작곡가가 스토리를 추구하며 썼던 곡들이던지요. 고전곡은 베토벤 소나타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선택했습니다. 베토벤의 소나타 「Op.109」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깃들여있고, 외관상의 거대성 대신 내면적인 잔잔한 정서적 표현에 기울여져 있습니다. 저는 생존하는 현대 작곡가 작품들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음악의 레퍼토리는 정말 무궁무진한데 현시대의 연주자들이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많이 소개하고 활발히 연주하는 일은 앞으로 음악인으로서, 저와 같은 젊은 연주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10년 동안 공부했던 미국에 현존하는 작곡가 제프스키의 마지막 발라드 곡을 1부의 마지막 곡으로 선택했습니다. 이 작품은 제프스키가 그 시대의 이슈였던 방직공장의 노동자들의 노동문제를 소개하고 있고 영화 ‘노마 레이’의 공장장면에 감명을 받아 작곡한 곡입니다. 연주기법 또한 특이한 기법이 많이 나와서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음악을 해오시면서 기억에 가장 남는 스승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제가 선생님 복이 많았습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선생님들을 잘 따라서 한번 선생님을 만나면 정말 멘토처럼 한 선생님께 쭉 오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 고등학교시절, 대학시절, 대학원시절 다 너무나 저에게 기억에 남는 선생님들이십니다. 피아노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적인 중요한 과정을 지나갈 때마다 선생님들과 상담해가며, 정말 엄마같이 아빠같이 저를 이끌어주시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초등학생 때 Peter Norris선생님께 배웠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음악이 제 삶의 일부분이 되게 이끌어주셨던 선생님이세요. 피아노를 전공하기 전에 음악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인데 제가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전공하는 학생처럼 가르쳐주셨습니다. 늘 항상 연주회에 저를 데려가시고 CD로 음악도 들려 주시고 선생님이 작곡하신곡도 저보고 쳐보라고도 하시고요. 한국에서 배웠던 체르니, 바이엘 레퍼토리가 아닌 바르톡처럼 현대작곡가들 곡 위주로 곡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래서 재미있게 레슨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었고 피아노 치는 시간을 즐겁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김도실 선생님, 문정화 선생님, Auer 선생님 그리고 마지막 앤아버에서 석·박사 과정을 지도해주신 Arthur Greene선생님. 정말 이분들이 없으셨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만큼  너무 감사드리고 저에게 음악적인 레슨뿐만 아니라 인간적, 인격적으로 성숙시켜주신 분들입니다.

 

***유학생활
미시건대학교에서는 바로크 음악(Early Music)을 담당하신 하프시코드로 유명하셨던 Parmentier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분의 바르크합창단, 앙상블, 하프시코드 수업을 들으며 피아노뿐만 아니라 건반악기의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고, 하프시코드를 배우며 고전음악의 역사와 뿌리를 탄탄히 할 수 있었던 기회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또한 외국에서는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피아노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줍니다. 합창단, 밴드오케스트라, 앙상블, 트리오등 다양하게 실내악을 많이 할 수 있어서 되게 좋았습니다. 피아노는 솔로악기라 다른 악기들과 함께 연주할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학교에서는 피아니스트들이 설 무대를 많이 주었습니다. 오르프의「카르미나 부라나」를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와 함께 2 Piano로 4hand를 했던 연주가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 도시에서 제일 큰 Hill Auditorium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무대와 관객석 모두 꽉 찬 곳에서 정말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그러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현대음악에도 많은 비중을 두어 현존하는 다양한 작곡가들을 불러 그들의 곡을 소개하는 음악회도 많았고,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무용, 연극, 전자음악 등 클래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통한 전반적인 예술인 형성도 중시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피아노뿐만 아니라 음악의 전반적인 이해나 풍성함, 감성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
귀국한지 반년이 막 지난 지금, 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솔리스트, 앙상블, 음악 외에도 제가 예술 분야 전반에 관심 있고 좋아해서인지 미술, 무용 등 다른 분야의 예술인들과의 융합을 통해 연주하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올해 말에 예고 및 유학시절 선후배들이 모여 동문음악회를 할 예정이고요. 예고동창끼리 피아노트리오를 창단하여 연주회도 가질 계획입니다. 또한 이번에 스크리아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발매하는 스크리아빈의 곡으로 이루어진 CD를 통해 스크리아빈의 음악을 알리는 활동에도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유학생활에서의 경험이 음악적으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토대가 되었고 가르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제가 만났던 선생님들처럼 학생들이 무작정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비전과 계획을 지닌 꿈을 줄 수 있는 선생님. 학생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함께 찾아가주는 멘토역할을 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제가 아니깐 한명 한명 소홀히 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콩쿠르, 입시위주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음악을 평생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피아니스트 김도연은 계원예고를 졸업하고 도미하여 블루밍턴에 있는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음대학장장학금 및 교수진이 선정하여 실기우수자에게 수여하는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하였다. 이후 앤아버에 있는 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에서 실기우수장학금을 받으며 피아노연주 석사학위, 전액 장학금과 함께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박사재학 중 음악조교(GSI)로 3년간 피아노실기 및 클래스피아노의 지도와 대학음악이론의 수업을 연구하여 연주자와 교육자로서의 큰 기틀을 마련하였다. 유학시절 아메리칸 프로티지 국제콩쿠르 1위, Ann Arbor Society for Musical Arts Competition 3위 등을 수상하며 음악적인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미국, 체코, 이태리 등에서 음악페스티벌 참가 및 실내악과 솔로연주회를 가졌다. 모든 건반악기들의 통괄적인 이해와 고음악의 연구를 위하여 시대악기 연주자인 Penelope Crawford와 포르테피아노를, Edward Parmentier와 하프시코드를 수학하기도 하였으며, 독주자로서, 반주 및 챔버연주자로서 하프시코드연주, 현대음악앙상블 피아노담당, 인디애나 여성합창단·심포니밴드반주자로 자신의 음악적 영역을 넓혀나갔다.

 

글 _ 김수현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5년 7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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