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인터뷰
피아니스트 권주희
하나의 전시회 같은 독주회
피아니스트 권주희가 오는 8월 24일(월)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프로그램은 바흐의 「Partita No.2 in c minor, BWV 826」, 베리오의 「6 Encores pour Piano」 , 슈만의 「Papillons, Op.2」, 프로코피예프의 「Piano Sonata No.2 in d minor. Op.14」이다.
***독주회를 앞두신 소감
이번 독주회는 귀국 독주회 이후로 2년 만에 갖는 독주회입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연주회는 꾸준히 했지만 독주회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오랜만이라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묘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사실 귀국독주회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그동안 배우고 성장한 모습을 국내 청중들에게 보여드려야한다는 왠지 모를 압박감과 부담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독주회는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제 안에 울리는 음악이 정확하게 표현되고 그것을 듣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전달되는 연주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프로그램을 선정 기준, 감상 포인트는요?
요즘 연주를 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특별히 애정을 가졌던 곡들을 연주할 때, 연습 과정에도 더 즐겁게 임하고, 무대에서도 좀 더 집중하고 즐기게 되고, 연주 후에도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또 듣는 분들도 그런 연주를 좋아해 주시고요. 그래서 이번 독주회는 제가 평소에 좋아하고 꼭 연주해보고 싶었던 곡들 중에서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곡으로 구성해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많은 고민을 한 것이 현대음악입니다. 저는 특히 현대음악을 좋아하고 즐겨 연주하는 편이라 독주회를 할 때 마다 꼭 프로그램에 포함하려 하는 편입니다. 지난 독주회에서도 윤이상 선생님과 진은숙 선생님의 작품을 연주했었습니다. 예전보다는 한국에서도 현대음악 연주가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은 듣기에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감상하기 힘든 프로그램이 될까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현대음악의 매력을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번에도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음악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 바흐 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색과 매력을 가진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전시회 같은 연주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주회를 준비하실 때 드는 느낀 점
피아노는 혼자 연주하는 경우가 많은 악기이다 보니 독주회를 준비할 때는 다른 연주들과는 달리 준비하는 시간을 오로지 혼자 해결해 나가야하고 무대 위에서도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하고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자 장점인 것 같습니다.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매력적인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되도록 그 시간을 즐기려고 합니다. 온전히 제가 해석하는 방향으로 표현하기 위해 저만의 방식으로 연습하고 연구하고, 제가 원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 보려합니다. 음악에 제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작업이 그리 외롭지만은 않고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만큼 준비에 더 많은 에너지와 오랜 시간을 쏟아야한다는 점 때문에 자주는 못하지만 연주가 끝난 후에 후련함과 성취감도 그만큼 오래 남겠죠.
***무대에 오르실 때 어떠한 점을 가장 중점에 두려 하시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많은 시도와 노력 끝에 제 느낌과 이야기들로 채운 음악을 고스란히 청중들에게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에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연주에 임합니다. 어디선가 읽은 이야기인데, 독일 하노버 음대에 교수로 계신 아리에 바르디 선생님이 “청중이 연주를 듣고 난 후에 집에 돌아가서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많은 사람과 나누고 공감하고 싶지만 딱히 말로 설명할 길이 없는 그런 마법의 순간이 한번이라도 있었던 음악회는 성공한 음악회” 라고 말씀하셨다고 해요. 제가 제 음악을 통해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와 감정을 청중들이 듣고, 즐기고, 공감하고, 기억해주실수 있도록 연주에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유학생활을 할 때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음악적경험이 있었나요?
독일은 한국에 비해 문화예술분야가 독일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습니다. 크고 작은 연주회가 굉장히 많은데 특히 학생들에게 연주 기회가 많이 제공됩니다. 또한 많은 관객 분들이 자발적으로 그런 음악회들을 찾아다니며 연주를 감상하고 연주자를 격려해주는 연주회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한창 성장해가는 학생들에게 실전연주경험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시스템과, 클래식을 어려워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음악회를 찾아가고 연주를 감상하고 즐기는 독일 사람들의 클래식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부럽더라고요. 오래전부터 늘 숙제처럼 남아있는 문제이지만, 한국에서도 점차 클래식이 널리 대중화되어 더 많은 분들이 크고 작은 음악회를 찾아주시고 연주회 문화가 활발하게 발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선생님의 구체적인 활동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우선 8월에 독주회 외에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가 예정되어 있고, 9월에는 현대음악 작품 연주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학교에 출강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차츰 성장해 가는 모습을 옆에서 도와주고 지켜보는 것도 연주만큼의 보람과 성취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그러면서 저도 함께 공부되는 것들도 많고요. 요즘 음악교육계가 점차 축소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점이 많습니다. 좋은 후배들이 많이 나와서 앞으로도 음악계가 꾸준히 활성화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제 자신의 발전도 게을리 하지 않고 독주 외에도 듀오, 실내악 등 다양한 형태의 연주활동도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피아니스트 권주희는 선화예술학교, 선화예고를 거쳐 이화여대 졸업과 동시에 도독하여 칼스루에 국립음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어 동대학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였으며 제22회 Barletta 국제음악콩쿠르1등, 제11회 Alice Bel Colle 국제콩쿠르 입상, 제20회 Premio Vittoria Caffa Righetti 국제음악콩쿠르 2등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내었다.
글 _ 김수현.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5년 8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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