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플루티스트 김동수 / 음악춘추 2017년 6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8. 2. 11. 17:16

음악가에게 듣는다_ 플루티스트 김동수
창의력과 끈기를 가지고 음악에 임하여 세계무대로 뻗어가기를


우리나라 음악계는 꽤 짧은 시간 안에 약진했다. 문화권도 전혀 다르고 익숙지 않은 음악 양식인데 어떻게 이러한 놀라운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 음악인들의 놀랄만한 발전의 저력은 어디서 온 것일까?
김 교수는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참을성을 강조했다. 과거의 선배 음악인들이 그랬듯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욱 집중하고 꾸준해야 한다는 말을 하며 후배 음악인들을 격려하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후배 음악가들의 어려움도 헤아리는 배려의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장으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이끌어가는 그는 오는 6월2일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성신윈드오케스트라 제29회 정기연주회에서 지휘봉을 잡고 학생들과 최고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그와의 이야기를 지면에 싣는다.


2017년에 바라는 소망?
2017년은 건강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음악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급변하고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곳으로 변하였습니다. 그렇다보니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일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도 찾기 힘들어졌죠. 그래서 저는 화두(話頭)에 2017년에 바라는 소망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좋은 음악가란? 좋은 교육자란?
좋은 음악가란 음악에만 몰두하고 매진하는 것보다 클래식음악의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관객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가는 음악가, 앞만 보고 가기보다는 옆을 살펴볼 수 있고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음악가, 개인주의적인 마음을 가지기 보다는 사회와 더불어 가는 음악가가 좋은 음악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좋은 교육자란 부족한 학생들을 가르쳐서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실력이 좋은 학생들은 어느 선생이 지도를 해도 잘하지만, 못하는 학생들을 잘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선생님들이 느끼는 답답함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하면 되잖아? 왜 이렇게 못해?”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부족함 점을 깨닫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므로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개선할 점을 하나씩 가르쳐 주고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면, 학생은 자신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음악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해내는 교육자가 진실한 교육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학생들에게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요?
학생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즘 학생들은 끈기가 부족하고 빨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의 우리 선배들과 저희 때에는 끝까지 노력하면 그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일부 젊은이들은 약간의 끈기가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을 합니다.
기회라는 것은 본인이 노력해서 쟁취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비근한 예로, 사과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있다고 그것을 먹을 수 있지 않습니다. 사과를 먹어야겠다는 목적이 있다면 직접 나무 위로 올라가서 따먹어야 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피아노, 성악, 관현악을 보면 세계적인 실력으로, 세계적인 무대에 서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활발하게 연주활동을 하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후배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끈기를 가지고 음악을 지속한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이 오늘 날의 학생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끈기를 가지고 자신의 앞에 주어진 과제를 꾸준히 해나간다면 좋은 일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음악전공 학생들의 진로 다변화에 대한 선생님의 도움의 말
음악전공 학생들의 진로가 좁기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 지금은 많이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음악치료, 클래식공연기획, 재즈, 뮤지컬 등의 진로가 열려있습니다. 또한 각 지방에 오케스트라가 생겨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설 자리가 과거보다는 늘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학사장교를 적극 추천합니다. 지금 군대가 굉장히 활성화 되어 있고, 병을 축소시키고 하사관 장교를 점점 등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대사회는 경쟁이 심화되고 일자리가 더욱 좁아지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으면 설 땅이 없습니다. 사실 과거의 선배님들에 비하면 지금 후배들에게는 일자리가 많이 늘었습니다. 옛날에는 음악인구가 많았고 자리는 정말 없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모든 지역에 국악관현악단, 합창단, 오케스트라, 체육시설 등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전국적으로 지방오케스트라가 발전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쪼개어 이러한 시설들을 확장하고 있으니 우리 음악 하는 후배들이 좀 더 각성하여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음악대학의 커리큘럼에 대한 장점과 개선점
우리나라 음악대학들이 지금까지는 학생들의 노력과 선생님들의 지도에 의해 훌륭한 예술가를 만들어 냈지만, 앞으로 더 좋은 음악가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커리큘럼처럼 학생들이 음악수업을 받는 시간들이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학생들은 일주일 내내 음악에 대한 수업을 굉장히 많이 듣고 습득하고 있습니다. 실내악, 오케스트라, 시창청음, 건반화성 등 악기를 이용해서 하는 수업이 대부분이고, 지금 이러한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약진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에서 종합대학에 있는 음악대학을 위해서 본부수업의 시수를 낮추어 준다던지, 종합대학마다 예술대학에게 차별화된 시스템을 부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소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음악가들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재주와 비상한 머리, 순발력은 타고난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우리 민족이 음악적으로 훌륭하도록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죠. 스포츠분야를 보더라도 손으로 하는 종목인 야구, 양궁, 사격 등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잖아요? 이러한 손재주가 있기에 세계적으로 약진할 수 있는 단초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후배들이 국내에서만 활동하지 않고, 활동영역을 세계로 향해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선배로서 뿌듯하고, 후배들에게 과찬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또한 지금의 후배들은 저희 때와 다르게 어릴 때부터 서양음악을 굉장히 빨리 습득하고 몸에 배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동양에 있는 약소국가이다 보니 과거의 선생님들은 세계로 진출하려는 열망과 꿈이 많았습니다. 그 열망이 우리나라 음악인들이 서양음악으로 더욱 빨리 다가가는 초석이 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후배들이 지금 전 세계를 향해 약진하고 있는데, 이것은 과거의 우리나라의 모든 선생님들의 노력과 땀의 결실이라고 생각하고, 서양음악을 우리나라가 접할 수 있던 것은 선배님들의 노고와 결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연주자들의 현실에 대해서...
우리나라 연주자들은 국내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 나가며, 음악애호가들과 거리낌 없는 음악으로서의 교감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단법인이나 민간단체들은 하루하루 힘겨운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당장 그것을 바꾸는 일은 힘들지만, 오랜 시간을 두고 계획하며 변화를 시도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후배 연주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음악을 전공했으면 연습시간에 우선순위를 두고, 다른 시간들에 계획을 세워 필요한 공부를 하고, 하루 24시간 중에 3분의 1, 하루에 최소한 8시간은 연습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상상하는 우리나라 음악계의 미래에 대해서...
앞으로 10~20년 안에 우리나라 음악계의 후배들이 세계를 향해 더 나아갈 것이고, 세계적인 오페라 솔리스트, 피아니스트, 10~20대에 드는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는 인재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 가지게 되면, 어떠한 일도 이루어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노력하는 사람에게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경주를 완주한다면 그 끝에는 웃을 수 있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플루티스트 김동수
플루티스트 김동수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하고 ,프랑스 Ecole Normale de Musique Diplome, 프랑스 Ecole Nationale de Musique de Romainville, 이태리 Accademia Musicale Sondriese `F.DE MATTEO“, 이태리 Civica Scuola di Musica di Casatenovo Attestato를 취득하였다. 그는 동아콩쿨 실내악부문 1위, 검찰총장, 서초구청장 선행상 수상, 대한민국을 빛낸 21세기 한국인 대상을 수상하였고 미국 N.F.A, 일본 동경, 삿포로 플룻 컨벤션 초청지휘, KBS교향악단, 강남심포니, 충남도립, 성남시향, 포항시향, 루마니아 국립오케스트라 지휘, 공군군악대 정기연주회 초청지휘, 국립오페라 갈라 콘서트 지휘 (대구, 순천, 경기, 평창)하였다. 현재는 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장, 대한민국 국제 관악제 위원장, 대한민국 음악대학 관악협회 회장, 서울 유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글_김진실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7년 6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문기의 포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