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특별대담 - 시립교향악단의 미래 지향적 방향 제시 / 음악춘추 2015년 6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5. 12. 2. 15:05
300x250

특별대담
시립교향악단의 미래 지향적 방향 제시

 

일시: 2015년 5월 8일 오전 11시
장소: 예술의전당 음악당 지하1층 심포니 카페
진행: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패널: 김광현(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주제:
1. 시립 교향악단의 존재 의미
2. 시립 교향악단의 장·단점 분석
3. 시립 교향악단의 공연 목적 제시
4. 시립 교향악단의 운영 실태 문제
5. 서울시향 및 KBS 교향악단의 미래 방향 토의
6. 지휘자로 바라본 시립 교향악단의 미래 전망 및 기타 토의

 

김시형_음악춘추에서 항상 음악계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요즘 클래식 음악계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 어렵다고 하는 것을 타파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30-40대 음악계를 이끌어나가야 할, 중추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이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 해볼까 합니다. 요즘 핫하게 떠오르시는 지휘자 김광현 선생님을 모셔보겠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예전 분들을 제외하고는 시향 상임이 되신 걸로는 최연소로 알고 있거든요.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휘자를 모시고 ‘시립교향악단의 미래 지향적 방향 제시’라는 주제로 대담을 나눌까 합니다. 우선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광현_저는 음악을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했습니다. 합창지휘를 하시는 저희 아버지를 보면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해야겠다고 꿈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예원학교 피아노과, 고등학교는 작곡과, 서울대 지휘과를 나오고 유학은 독일로 가서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마스터 과정까지 했고요. 그리고 귀국해서 경기필 부지휘자로 2년 반 정도 있었습니다. 경기필에 재직하던 당시 6개월 동안 지휘자가 공석인 상황에서 부지휘자였던 제가 상임지휘자 대리로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책임지는 직책은 아니었습니다만, 음악적인 문제나 단원들과의 소통은 제가 창구였습니다. 그리고 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뽑는 면접에서 제가 그 6개월간의 경험을 통해 느꼈던 것들에 부합되는 질문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김시형_그럼 그 중에 기억나는 질문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우리나라의 지휘자는 음악만을 해서는 안 되거든요. 경영적 마인드도 있어야 하고 기업가적 마인드도 있어야하고 혹시 그런 면에서 플러스를 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광현_일단 몇 가지 질문들이 기억나긴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원주시향이 지방교향악단인데, 보통 지방교향악단 단원들은 수도권에 있는 교향악단에 비해서 연봉이라던가 프로그램 등에 대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셔서 원주시립교향악단이 왜 지방교향악단이라고 생각하는지 반문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 원주까지 오는데 한 시간 반도 안 걸렸다. 지난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수도권의 메이저 교향악단들의 프로그램들과 별반 다를 바 없고, 원주시향 단원들 중 대부분이 유학파고 교향악단 자체의 연주력도 국내 정상급의, 수준 높은 퀄리티의 연주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방교향악단인지. 그럼 원주자체가 지방인거냐고 대답했었습니다.  

 

김시형_결국에는 문화의 중심적인 소재 개념자체를 그 지역의 특화에 맞춰서 간다라는 개념인데 그럼 자연스럽게 주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시립교향악단이 꽤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체계화 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휘자님은 시립교향악단이 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시립교향악단이 단순히 시민들한테 문화만 전파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향후에 고용창출, 문화를 통한 기반산업을 가지고 좀 더 크게 가야하는 것도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광현_ 시립교향악단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시립교향악단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오직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상당히 고민이죠. 단체장들이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고 클래식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시민들을 위해 고급스러운 클래식 음악으로 문화향후를 높여달라고만 한다면 저희들은 정말 예술가로서는 행복하죠. 그런데 클래식문화만을 좋아하는 시민들만이 있느냐 그게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까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도 분명 시립교향악단이 해야 한다는 겁니다. 즉 50%는 시민들을 위한 대중성, 나머지 50%는 시립교향악단의 예술성을 두고 프로그램을 기획해야합니다. 

 

김시형_여기서 중요한건 클래식음악인들이 항상 어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눈높이거든요. 눈높이 자체가 우리가 생각하는 눈높이보다 시민들이 낮을 수도 있지만 또 높을 수도 있거든요. 결국 문화단체라는 것은 시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졌을 때 우리가 시민을 위한 교육목적도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시립교향악단존재의 의미를 말씀해주셨는데 원주시향에 가신지는 얼마나 되셨죠?

 

김광현_1월1일에 취임했으니까 만4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김시형_한 분기 정도 지났는데 꿈을 꾸던 곳을 현실로 들어가 보니 어떠셨나요? 어떠한 장·단점이 보이던가요.

 

김광현_제가 경기필에서 부지휘자로 있었잖아요. 거기는 교향악단을 위한 사무단원도 비교적 많고 전반적인 운영시스템이나 업무분장 또한 잘 잡혀 있는 메이저 단체이기도 했는데, 원주시향은 원주시향을 도와줄 사무국 직원이 단무장과 악보, 악기계 총 3명이고, 이들이 교향악단의 모든 일을 나누어 담당합니다. 다른 시향은 그 인원이 더 적을 수도 있고요. 거기에 정부 정책의 포커스도 당연히 문화가 아닌 다른 쪽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립교향악단의 공연예산은 보통 동결되거나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주시향은 자기일이 아니어도 한명이 하는 일이 너무 많은 거예요. 어떻게 보면 저도 상임지휘자로써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거죠. 

 

김시형_운영실태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을 잘 해주셨고 그렇다면 단점은 그런데 원주시향 상임지휘자로 가보니 좋은 점은 뭔가요.

 

김광현_이것도 면접 때 나왔던 질문인데,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교향악단 단원들 연령대별 분포도가 각각 몇 퍼센트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젊은 사람, 나이 드신 분 등을 이야기했었는데 제가 생각하는 교향악단의 연령대별 퍼센트로 볼 때 원주시향이 현재 정확하게 이상적으로 딱 들어맞습니다.

 

김시형_제가 알기로는 수석들이 대부분 40대 초반일 텐데요.

 

김광현_맞습니다. 그리고 50대도 계시고 젊은 사람들도 있고요. 원주시향의 허리가 딱 잡혀 있고 균형이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단원들의 생각도 굉장히 열려있고 욕심도 있고 사실 플래시몹(원주시향이 원주시립합창단과 원주고속터미널에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연주)도 제가 하자고 한 것이 아니라 단원들이 먼저 제안하고 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든 것을 담당한 것이었습니다. 단원들이 불안감을 느꼈던 거죠. 페이스북 ‘클래식에 미치다’를 보시면 알겠지만 그 영상에 댓글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댓글 중 ‘원주에 시향이 있었어?’라는 댓글이 많았습니다. 원주시향이 18년 되었다는데 어떻게 된 거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SNS활동도 없었고 페이스북도 제가 새롭게 시작해보라고 해서 올해부터 악보계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전에는 단원들이 관리했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정말 열악한 상황이었던 거죠. 하지만 플래시몹을 통해서 단원들의 열정과 의지를 느꼈습니다.

 

김시형_저도 유튜브를 통해 봤었습니다. 원주시향의 이미지가 재고되었었죠. 제가 예전에 강석희 선생님을 뵌 적이 있는데 ‘왜 교수자리를 내놓으시고 시립교향악단을 고집 하십니까’ 라고 물었더니 내 오케스트라가 있고 내가 하나하나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젊은 나이에 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터가 생겼는데 어떠신가요?

 

김광현_저는 지휘자로서 오케스트라를 저만의 것, 제 악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나 하나 만들어가는 음악에 대한 재미는 당연히 느끼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제가 원하는 색깔도 나오고 있고요. 이번 교향악 축제에서 많이 드러났습니다. 제가 교향악 축제에서 듣고 싶었던 말이 ‘현악파트 소리가 좀 더 화려해졌다’ 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평들이 많이 나왔지요.

 

김시형_제가 듣고 싶은 말이 그겁니다. 과천시향도 그렇고 원주시향도 그렇고 대표적인 두 단체에 젊은 지휘자가 와서 음악이 과감해졌다는 거죠. 그렇다면 교향악축제 연주를 준비하면서 그런 음악적인 것들을 요구했을 때 반발은 없었나요?

 

광현_전혀 없었습니다.

 

김시형_아, 그럼 단원들이 정말 열려있네요.

 

김광현_정말 어떤 지휘자가 와도 무엇을 요구해도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거죠. 그럴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교향악단이구요. 단, 저는 요구하기 전에 제가 공부를 더 많이 해갑니다.

 

김시형_그러면 이러한 원주시립교향악단의 2015년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김광현_한 달에 한번은 정기 혹은 기획연주회가 있습니다. 큰 공연이 12회에서 15회 정도, 찾아가는 음악회는 연간 30∼40회 정도로 계획하고 있고요. 그리고 저는 필요하면 소규모 앙상블이라도 직접 지휘하고 해설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찾아가는 음악회에서 지휘자 부분의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공연을 재능기부로 지휘해야 하지만, 그래도 제가 나가야죠.

 

김시형_지휘자가 나와서 해설도 하면 그게 공연목적이거든요. 다시 서두로 돌아가 보면 오늘 지휘자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공연목적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건데 그럼 정기연주회는 올해 몇 회 정도 계획되어 있나요.

 

김광현_7회 정도 계획되어져 있습니다. 

 

시형_올해 2015년도 주제가 있나요. 예전 원주시향 박영민 지휘자는 시벨리우스 전집을 했었잖아요. 올해 목표는 어떻게 두고 계신가요.

 

김광현_일단 올해는 나라별로 프로그램을 짜거나, 한 작곡가의 곡들만으로 연주회를 구성하는 등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워낙 러시아 음악을 좋아하니까 교향악축제에서 러시아 음악들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하였습니다. 저는 정기연주회는 말 그대로 예술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수준 높고 아카데믹한 주제로 가되, 기획연주회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살롱콘서트로 통일하여 조금 더 재미있게 가려고 합니다. 2월에 했던 살롱콘서트 주제는 로맨틱 콘서트였습니다. 단원들 드레스코드도 맞추고 제가 직접 피아노도 치면서 해설을 하거나 연주자들과 같이 인터뷰도 하는, 다시 말하면 토크콘서트인거죠. 그리고 파격적으로 프로포즈 이벤트도 했습니다. 이러한 살롱콘서트를 올해 4회 정도 합니다. 심지어 무료입니다. 그러니까 시민들한테 조금 더 다가가려는 노력인거죠. 

 

김시형_정말 다양성을 추구하는 음악회네요. 원주시립교향악단의 목적을 들어보니까 아카데믹과 대중성 그러니까 원주시향으로서의 음악성을 높이는 작업과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회를 하는 건데 여기서 하나 저는 조금 아쉬운 것은 혹시 창작음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광현_사실 저도 작곡과 출신이니까 관심이 많죠. 제가 서울대에 다닐 당시 지휘과도 곡을 썼어야 했습니다. 곡 쓰는 것도 좋아하고 현대곡도 좋아해서 조금씩 다가가려고 합니다.

 

김시형_우리나라 교향악단에서 특히 창작곡이라는 것은 서곡으로 때우는 음악이 대부분이 라는 거죠. 이제 베토벤, 브람스만을 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왔다는 겁니다. 자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작곡에 있어서도 눈높이가 맞춰져야 합니다. 작곡가들도 반성을 해야 하는게 이상한 음악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나눌 수 없는 음악은 음악이 될 수 없게 되니까요. 제가 서울필하모니에 객원지휘자인데 서곡을 지방공연장에서 녹음하는데 음질이 너무 안 좋아서 제 핸드폰에 마이크를 꽂고 녹음하고 마스터링해서 3주전에 음원을 냈었습니다. 짧지만 멜론 클래식음원차트 1위에도 갔었고요. 그러니까 우리들 생각에는 사람들이 안들을 거 같지만 듣더라는 거죠. 제가 예전에 어떤 글에서 현대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관객들이 공부를 하고 와야한다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음악을 못 알아듣는다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무지를 탓하는게 먼저인지 아니면 내 음악이 과연 그 사람들과 공감을 했는지에 대해서부터 생각하는게 맞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김광현_저랑 생각이 굉장히 비슷하시네요. 왜냐하면 음악이기 때문에 또 즐거울 락(樂)이 잖아요. 그러니까 음악으로 즐거움을 느끼고 그 즐거움을 연주자들도 느껴야 하지만 관객들도 느껴야 한다는 거죠. 근데 그걸 언제 교육하고 있습니까.

 

김시형_오늘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도 과감하게 이야기 해주시니까 젊은 지휘자님은 다른 것 같습니다. 이제 본연의 이야기로 가서 아까 운영실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잖아요. 결국에는 행정직원들만의 문제는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크게 본다면 어떠한 문제들이 있을까요. 민간교향악단을 제외하고 이야기를 한다면요.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해결이 될지 고민 많이 하고 있을 거 같은데요.

 

김광현_다른 지역에도 지역음악인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런 지역음악인에 대한 배려도 같이 해줘야 합니다.

 

김시형_그럼 쿼터제가 있나요?

 

김광현_원주는 없습니다.

 

김시형_다른 시향은 상징적으로 1-2명은 뽑는다고 얼핏 들었거든요. 강원도 영동권에서 원주, 강릉, 춘천이 있는데 강릉은 강릉출신 음악인들이 많이 있는데 원주는 거의 없잖아요. 이것도 결국 운영실태죠. 혹시 단원들 중에서 5%는 원주출신을 써야 한다는 조례가 생겨 쿼터제를 하라고 하면 수용할 생각은 의사는 있는 건가요?

 

김광현_시에서 일단 쿼터제가 왜 필요한지 저를 설득할 수 있다면, 또한 그 설득에 제가 공감을 한다면 저는 당연히 단원들도 설득할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단원들이 동의한다면 저는 당연히 뽑겠죠. 하지만 단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저도 결코 제 주장만을 내세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교향악단은 지휘자가 주인이 아니라 단원들이 주인이거든요.

 

김시형_제가 그 이야기를 왜 했냐면 서울시향이 그런 문제가 많았잖아요. 과연 시향은 누구를 위한 시향이냐라는 말이 나오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쿼터제가 고민이 되었던 거고요. 이제 운영 예산에 대한 질문인데요. 연간 어느 정도 책정이 되어있나요.

 

김광현_잘 모르지만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

 

김시형_그럼 지휘자는 어떤가요.

 

김광현_저도 많지는 않죠. 물론 출근이 상근이 아니니까요.

 

김시형_이번에 시립교향악단 지휘자들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러면서 이제야 세대교체도 이루어지고요. 젊은 지휘자들이 바라봤을 때 지휘자로서의 고용문제도 고민이 될 것 같거든요.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고용문제가 해소된 거라고 볼 수가 있겠네요.

 

김광현_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고용문제가 해소된 게 아니라 사실 저 같은 사람이 되면서 세대를 건너뛴 거죠. 그래서 저는 사실 제가 원주시향 상임지휘자가 되었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나이에 상임지휘자를 맡기에는 너무 젊지 않은가라는 고민을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원주시향은 서류심사만 통과해도 만족한다고 생각하면서 이제부터 경험도 더 충실히 쌓으면서 잘해보자 했는데 너무 갑자기 덜컥 상임지휘자가 되다 보니까요. 그래서 막상 첫 포디움에 섰을 때 단원들한테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었죠.

 

김시형_무엇을 말하셨나요.

 

김광현_일단 단원들이 저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점을 불안해하고 있는지는 제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이나 선배님들이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요. 그래서 제가 했던 말은 우리 즐겁게 음악 해야 한다. 제가 들고 있는 이 지휘봉은 막대기에 불과하고 결국엔 여러분들이 소리를 내주셔야 된다고요. 기쁜 마음으로 연주해야지만 좋은 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제가 여러분들이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 마음을 한번 뺏어 보겠다구요. 지휘자가 단원들을 악기라고 생각하는 순간 어떻게 보면 복종을 요구하는 경우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휘자도 단원들을 섬겨야 하고 단원들도 지휘자를 섬겨야 하고요. 그렇게 되려면 서로가 서로를 존경해야 한다구요. 이러한 부분들을 단원들한테 이야기했습니다.

 

김시형_자 이제 운영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니까 이제는 우리나라 메인 교향악단 두 곳에서의 문제점에 대해서 우선 KBS교향악단 먼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KBS교향악단에 객원지휘자로 갔었을 때 분위기는 어땠나요. 

 

김광현_일단 즐겁게 음악을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연주는 잘했지만 단원들의 마음이 어떻게 즐거웠겠습니까.

 

김시형_서울시향이나 KBS교향악단이 국가기관에 속해 있었다가 결국은 지금 법인화라고 해서 오케스트라만을 위한 재단이 되었잖아요.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야기하는게 저도 조심스러운데요. 개인을 위한 오케스트라 방향으로 간 건 사실이잖아요. 편의가 한 개인에게 집중되어있었다는 것도요. 

 

김광현_저는 그 문제에 관해서는 반반입니다. 당연히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은 알고 있지만 사실 안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리고 음악적으로 봤을 때도 그 정도 커리어를 쌓은 분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시형_그러니까 편의를 받았으면 받았다고 말을 하고 이해를 해달라고 했다면 끝났을 문제인데 말이죠. 시민은 시립교향악단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움이 되야 하는데 어떤 시민에게는 문화적 괴리감을 줬다는 거죠. 음악인들은 음악인들 본연의 자세를 하고 있고 그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설득을 해야 하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음악밖에 몰라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제 세상이 용인을 안 한다는 겁니다. 조금 더 말씀해주세요.

 

김광현_KBS교향약단에서의 지휘는 사실 제 마음이 가장 힘들었던 연주로 기억합니다. 말씀드렸듯이 단원들이 즐겁게 연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으니까요. 교향악단의 궁극적 목적이 하나의 소리를 내는 건데 그 하나의 소리를 빼앗아 갔다는 겁니다.

 

김시형_그 소리를 빼앗긴 음악인들에게도 책임이 있고 빼앗아 간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이제는 미래를 위해 잘 조절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휘자로 바라본 우리 시립교향악단의 미래, 전망과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해주세요.

 

김광현_시민에게 바라는 점과 시립교향악단에게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예술성과 대중성에 대한 문제인데 예술성은 시민들한테 바라는 점입니다. 공부해 오시라는 것이 아니라 시향이 수준 높은 음악교육을 해드리겠다는 겁니다. 시립교향악단에 부탁드리는 것은 시립교향악단도 시민들을 위해서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로 원주시향에서는 올해 7월 국내 교향악단 어디에서도 시도 된 적이 없는 ‘신청곡콘서트’를 합니다. 5월부터 6월 말까지 한 달 반 정도 신청곡을 SNS나 홈페이지, 오프라인 등을 통해 받습니다. 팝이나 영화음악이 들어올 수도 있고 현대음악이 들어올 수도 있는 거죠. 이 연주를 통하여 원주시향 단원들도 시민들을 더 이해할 수 있고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따스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져 달라는 것이 원주시향 단원들에게 드리는 부탁입니다.

 

 

정리_ 김수현 기자 / 사진_ 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5년 6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 김광현(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김광현(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김광현(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