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 음악춘추 2013년 10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11. 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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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초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논리와 해석이 뒷받침된 음악 추구

 

요즘 국내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차세대 연주자를 꼽으라 한다면 많은 이들이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을 꼽을 것이다. 지난 9월 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앙상블 오푸스가 ‘마법사들’이란 제목으로 마련한 무대에 선 김한은 러시아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와 류재준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세계 초연했으며, 첼리스트 리웨이친, 피아니스트 박종화와 브람스의 「클라리넷 3중주 가단조」를 선보였다. 김한은 이 날 출연한 연주자 중 막내였지만 나이와 무관하게 그의 음악과 존재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리고 다음날 인터뷰를 위해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만난 김한은 어제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현재 이튼칼리지(Eton college, Windsor, U.K)에 재학 중인 그는 지난 7월, 여름 방학을 맞아 잠시 귀국했으며 몇 차례의 무대들을 소화해 냈다. 귀국 전에는 독일의 실내악 페스티벌에서 연주했으며, 8월 26일 대한민국 국제관악제에서 아티 쇼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협연했고, 8월 27일 강동아트센터 라이징 스타에서 플루티스트 조성현, 피아니스트 박종해와 함께 했다.

만 11세에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해 ‘영재’라는 수식어와 더불어 수많은 무대에 오른 김한이었지만 그가 처음으로 세계초연을 해본 것은 지난 9월 1일 앙상블 오푸스 음악회에서 연주한 류재준의 작품이었다.
“연주를 준비할 때 보통 다른 클라리네티스트의 음반을 듣고 영감을 얻는 편이었는데 세계 초연은 이번이 처음이라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이번 경험 덕분에 순수하게 악보만 보고 공부하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고, 함께 연주한 분과 작품을 연구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뜻깊었어요. 특히 작곡가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설명해 주는 것도 좋았고요.”
하지만 작품의 연주 소요 시간이 길었고, 선율이 계속 흐르는 느낌을 줘야 하기에 연주 중 언제 숨을 쉬어야 할지 정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어디서 숨을 쉬든 선율을 끊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며 웃어 보였다.
브람스의 「클라리넷 3중주 가단조」 역시 그로서는 처음 연주해 본 작품이었다. 그래서 걱정되었지만 첼리스트 리웨이친, 피아니스트 박종화 선생님이 잘 이끌어 주셔서 잘 할 수 있었던 거 같다며, 이번 기회에 서로 상반된 느낌의 작품을 연주하게 되어 재미있었던 무대였다고 말했다.
김한은 금호영재콘서트 무대로 데뷔한 이래 솔리스트로서 다수의 독주회를 가졌으며, 2009년 금난새가 이끄는 유라시안 필하모닉과의 협연을 시작으로, 국내 유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뿐 아니라 이건음악회, 디토페스티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서울국제음악제, 대관령국제음악제, 대전실내악축제 등 국내 최정상급 무대에서의 실내악 연주를 가졌으며, 현재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의 최연소 단원으로 활동하는 등 앙상블 무대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독주회에서는 아무래도 제 의견에 충실해서 연주하지만 실내악 무대에서는 다른 연주자와 어우러져서 의견을 공유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께 연주한 멤버들과 계속 친하게 지내며 인맥도 쌓고,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즐거워요.”
덧붙여 그는 실내악 연주를 할 때 다른 파트의 악보도 더욱 꼼꼼히 살펴 보게 되고, 자신의 연주가 부각되어야 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하고,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듣고 맞춰나가는 것, 그리고 책임감 등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한은 독주나 실내악 연주보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무대에 설 때 더 긴장이 된단다. 지난 해 교향악 축제에서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객원 수석으로 함께 했는데, 행여 자신의 실수로 인해 단원 전체에게 피해가 갈까봐 많이 걱정했다는 그는 “특히 말러의 「교향곡 제1번」의 1악장에서 뻐꾸기 소리를 낼 때는 어휴…(웃음)”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한은 현재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와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이번 류재준의 「클라리넷 소나타」의 세계 초연만이 아니라 슈톡하우젠의 「클라리넷 독주를 위한 ‘우정’」, 이건용의 「클라리넷을 위한 저녁노래」, 외르크 비드만의 「독주 클라리넷을 위한 판타지」, 아티 쇼의 「클라리넷 협주곡」 등 일찍부터 다양한 음악을 섭렵하고 있다.
“아무래도 클라리넷의 레퍼토리가 바이올린, 피아노보다 적기 때문에 특정 레퍼토리만 고집하지 않고 많은 분야의 음악을 듣고, 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현대곡에도 관심이 많은데, 새로운 작품을 연구, 연주하는 것이 흥미롭고, 어려워 보이는 현대 작품 속에서도 어떠한 규칙을 발견할 수 있어 신기하더라고요.”
사실 클라리네티스트가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고 하면 모차르트 또는 베버의 협주곡을 주로 연주하게 마련이다. 그만큼 그 작품들이 명곡으로 널리 사랑받는다는 뜻이지만, 레퍼토리가 한정적이란 뜻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김한은 올해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에서 창원시향과 닐센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협연할 수 있어 감사했고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꼭 한 번 연주해 보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10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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