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 / 음악춘추 2013년 10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11. 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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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레이더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
음악으로 지역 문화를 이끌다

 

경상남도 함양 지역은 1960년대만 하더라도 초.중.고등학교 관악단이 10개가 넘을 정도로 관악음악이 꽃을 피우던 곳이었다. 하지만 다소 부진했던 시기를 뒤로하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당시 고영진(현 경남 교육감) 교육감의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정책에 따라 각 학교에 음악관련 부서가 많이 창단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관악 연주단체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시작된 관악부 활동을 기반으로 하여 지역 사회의 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지휘자 전계준)이다. 다볕은 ‘함양’의 순우리말이다. 현재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는 사단법인 다볕문화 산하 예술단체로 운영되고 있다.


1990년대에는 관악기를 찾아보기조차 힘들었던 함양군 지역에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관악부가 생기기 시작했고, 학교 관악부들이 각종 경연 대회에 참여하면서 지역 이름을 알려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함양읍에는 중.고등학교에 관악부가 없기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악기를 놓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지도교사들과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를 창단하였다. 이후 꾸준히 정기 연주회 등을 통해 실력을 다져온 그들은 더욱 폭넓은 음악 경험을 위해, 2012년에는 체코 프라하 드보르작홀을 비롯한 유럽3개국 4개 공연장을 순회하면서 연주를 하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전용 연습실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문화 소외 지역, 음악의 불모지인 함양에서 음악으로 뿌린 씨들이 하나 둘씩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11일 전용 연습실을 개관한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를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함양으로 향했다. 약간 언덕에 위치한 연습실이 있는 길에 들어서니 본 연습을 시작하기에 앞서 스케일을 연습하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1층 연습실에는 두 눈을 반짝이며, 빵빵해진 볼로 악기를 불고 있는 수십 명의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일부 남학생들이 자신의 덩치보다 더 큰 악기를 끌어 안고 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했다.

1층 악보실에서 만난 전계준 지휘자와 다볕문화의 전진석 대표이사는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의 창단 배경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당시 창원시향의 단원으로 활동하던 전계준은 함양제일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재직하던 선배의 추천으로 위성초등학교 관악부를 지도하기 시작했다. 관악부를 창단할 당시에는 위성초 학생 중 악기를 다룰 줄 아는 학생의 수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았다. 하지만 전계준, 그리고 함께 학생들을 지도한 백종승(마산시향 단원), 이종호(창원시향 단원)의 열정적인 지도에 학생들은 기꺼이 따라왔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관악부에서 처음 악기를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은 어느덧 졸업하게 되었고,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계속 악기를 잡길 원했다. 그래서 그들은 이 학생들을 끌어 안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 결과 학교 밖에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를 조직하게 되었다. 그리고 당시 위성초의 교사로 재직하고 있던 전진석 대표이사는 거의 무료 봉사하다시피 학생들을 지도하는 전계준을 보고 개인적으로 후원하기 시작,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용 연습실이 세워진 것 역시 전 대표의 헌신적인 후원이 뒤따랐기에 가능했다.


전진석이 대표이사로 있는 전문예술법인 (사)다볕문화의 산하 문화예술단체인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는 함양군 출신의 초등학생 7명, 중학생 28명, 고등학생 17명, 대학 및 일반 18명, 총 7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계준 상임지휘자(러시아 그네신 음악원 석사, 라흐마니노프 음악원 박사과정)를 비롯해 백종승, 이종호, 김성길, 박성국, 강호갑, 이윤희, 서영미, 최윤정, 양수진이 지도 교사로 함께 하고 있다.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는 2005년 12월 창단 연주를 한 이래 16회의 정기 연주회와 제주국제관악제 초청 공연, 앙상블 연주(12회), 유럽순회공연 등을 하였다.
현재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는 위성초 관악부에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나이인 초등학교 4학년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다양한 나이의 학생들이 어우러지고 음악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가장 오래 활동한 학생은 위성초 관악부가 조직되었던 2000년부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전진석 대표이사는"초등학교 관악부라는 작은 연못에서 계속 물이 솟아오기 때문에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가 계속해서 유지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초등학교 관악부에서 시작해 5년 만에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를 창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공부에만 매진하는데,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지요. 일반 학생들은 수평적인 조직에서 생활하지만 저희 학생들은 이 곳에서 수직적인 조직을 경험합니다. 선배와 후배가 서로 챙겨주며, 자연스럽게 조직 내의 상하관계, 사회 생활을 배우는 것이지요. 저는 무엇보다도 바른 인성을 강조합니다. 악기를 잘 불고,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도 친구들과 잘 지내고, 단체 생활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곤 합니다."(전계준 지휘자)


이 말을 들은 전진석 대표는 전계준 지휘자의 이 말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출석률이라고 말했다. 단원들이 오랫동안 합주를 하다 보니까 자신이 빠지면 연주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최선을 다해 연습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일찍 자각하고 구성원으로서 성숙해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계준 지휘자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초등학교에서 모든 취미 교육이 끝나 중학교에서는 취미 활동이 사라지는데, 우리 단원들은 전공이 아닌 취미로 하는 것이지만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도 이 활동을 계속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정서적으로 그런 활동이 많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이야기 하였다.
전진석 대표 역시 "학교 외 교육이 수준 높게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대표 사례가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10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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