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지휘자 김경희 / 음악춘추 2016년 7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7. 1. 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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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초대 ∥ 지휘자 김경희 

새로운 한국 지휘자 협회 제6대 회장, 김경희


***한국지휘자협회 회장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한국지휘자협회 회장이라는 자리는 명예직이라기보다는 한국 지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직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앞으로 감당해야하는 일들을 통해 지휘자들에게 어떠한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앞서고요. 지휘자들이 서로 갖춰야 할 여러 가지 것들을 공유하고 나누며, 그 속에서 서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합니다.


***한국 지휘자 협회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한국지휘자협회는 박은성, 최승한, 임헌정, 정치용 교수와 최종률(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한국 지휘자들의 질적인 향상과 친목, 한국 교향악단의 발전을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00년에 설립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지휘자들과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신진 지휘자들을 포함하여 70여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매년 정기적인 이사회와 총회를 통하여 모임을 갖고 있고 많은 분들이 협회주최의 캠프나 콩쿠르를 통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1대~3대 회장이셨던 박은성 교수님께서 회장을 맡으실 때는 매 해 열렸는데요. 2001년~2002년에는 도야마 유조 지휘자를 모시고 제주시향과 한라심포니오케스트라 함께 지휘자 캠프를 열었고, 이를 통해 선발된 사람인 정인혁(제주시향 상임지휘자), 최수열(서울시향 부지휘자), 정주영(수원시향 부지휘자), 김은선(유럽 무대에서 활동)이 2004년 일본으로 가서 센다이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 하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그 후 미국 지휘자 헤롤드 파버먼과 캠프를 가졌고, 또한 2007년 제6회, 2008년 제7회 캠프 때는 크리스티안 에발트 교수를 강사로 모시고 수원시향과 캠프를 열었습니다. 그 곳에서 공부한 회원 중 홍석원은 지금 인스부르크 티롤주립극장 카펠마이스터로 있습니다. 지휘자 캠프는 8일 정도 열리며, 이를 통해서 신진 지휘자들이나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캠프를 여는 목적입니다. 4~5대 정치용 회장 시에는 2016년도에 캠프는 1차에 47명이 참석하였고, 1차를 통해 선발된 22명이 원주로 떠나 2차 오케스트라 실습과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전에 오케스트라 실습을 하고 오후엔 단원들의 시각에서 본 지휘자들에 대한 생각을 교류하는 피드백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피아노수업으로 낮에 오케스트라를 하며 부족했던 것과 다음 날 지휘 할 곡들을 밤늦게까지 수업을 했습니다. 일정이 바쁘게 진행 되었지만 참가자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습니다. 외국에서 온 참가자들도 다음 캠프가 열리면 꼭 다시 참석을 하겠다고 하고, 1차에 선발 되지 못한 사람들도 청강생으로 등록하는 모습을 보여 참 보람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6시간씩 강행군을 하는데도 배우려는 의지가 너무 강해서 강사들이 꾀를 부릴 틈이 전혀 없었습니다(웃음). 이번 캠프에서 최종 7명이 선발 되어 원주시향과 연주를 가졌고, 최우수 지휘자가 동점으로 2명이 뽑혀 다시 원주시향을 지휘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아르코에서 협찬을 해주어 캠프에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그것을 통해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품도 실습하고 연주하게 되어 감사를 드리고 창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으면 합니다. 원주시에서도 반응이 아주 좋아 해마다 개최할 의지를 보였습니다. 오케스트라의 발전은 지휘자의 역량이 가장 크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들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신진 지휘자들을 배출되고 지휘계와 음악계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져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국지휘자협회를 어떻게 운영해 나아가실건지 말씀해주세요.

그동안 한국지휘자협회가 개최한 지휘캠프는 신진 지휘자들의 등용문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콩쿠르나 캠프를 통해 신진 지휘자의 발굴과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지금까지는 지휘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지휘자 협회로서 활동을 했는데요. 앞으로 이러한 것들을 사회적으로 확대해서 연수 프로그램을 추진하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교나 단체의 현직교사나 군대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고 있는 분들, 국악계까지   여러 곳에서 지휘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올바른 지휘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 저희 협회는 교육청과 국방부 등에 요청해서 연수 프로그램을 열어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지휘자협회는 이사회와 총회, 세미나, 송년모임, 등을 통해서 지휘자들끼리 화합하고 친목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매개체를 이용해 서로의 연주정보를 교환하고 필요로 하는 곳에 지휘자들이 좋은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교향악단들이 공공단체에 의해서 운영되는 곳이 많다보니 시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단체가 장이 바뀌면서 정확한 기준도 없이 선발되는 분위기는 오케스트라를 위해 좋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지휘자 개개인의 기량을 어떻게, 누가 판단 할 수 있느냐고 생각 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들이 초래되었고 오케스트라 단원들과도 마찰을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단체도 많았습니다.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와의 연관성에 관한 지식과 이해를 지휘자협회가 형평성을 잃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역할도 담당해야 할 것이며 이런 생각이 사회전반에 확대 되어 우리나라 오케스트라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지휘자와 세계 각국의 지휘자들의 교류도 확대해서 서로의 친목과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음악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힘들었던 유년시절 저의 음악적 소양을 보시고 음악 여러 분야의 선생님들께서 이끌어 주셨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저를 콩쿠르가 있을 때마다 불러서 가르쳐 주셨고 그때마다 상으로 보답해 드렸습니다. 성악, 작곡, 바이올린, 피아노 이러한 다양한 악기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지휘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동래여중에 재학 중이던 시절에 기악반에서 반장을 하면서, 선생님의 부재 시에 잠깐씩 지휘를 맡았는데 그때부터 지휘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TV에서 나오는 베를린필하모닉의 연주를 보면서 독일에 가서 지휘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제2외국어를 독일어로 틈틈이 공부하며 준비했고 숙명여대 작곡과를 거쳐 베를린국립음대 지휘과에 입학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여성지휘자라 한 에피소드를 말씀 드리자면 그곳 입학시험 면접에서 “왜 여자가 지휘를 하려 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았었는데요. 저는 그 질문에 “다른 악기들도 모두 여자들도 하는데, 지휘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케스트라가 내겐 그 악기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아마 동양인 여자로는 처음으로 라벤슈타인 교수님이 받아 주셨기 때문에 당시에 관심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 귀국 했을 때, 여성지휘자라는 특별한 시선을 받았었지만 저는 그 자체가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세간의 관심이 주목되었었지만, 저는 그때도, 지금도 여성지휘자에 대한 특별함이라는 인식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현직 여성 상임지휘자도 있고 사회적인 인식도 바뀌어 많은 여성 지휘자들이 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여성, 남성을 떠나 지휘계에 오케스트라를 잘 이끌어 갈 좋은 지휘자들이 많이 나오길 희망하며 제 음악 생활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휘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요?

우선, 지휘자가 앞에 섰을 때는 단원들의 마음이 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휘자의 자세와 행동이 관심을 받지 못한다면 지휘자에게 집중하고 싶은 생각이 안들 것 같습니다. 지휘자는 악기에게 바로 내 음악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통해 음악을 전달하기 때문에 먼저 단원들의 인격을 존중하며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말과 언어 하나하나가 지휘와 연관 되며 모든 인생의 경험들이 지휘의 일환이 된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사람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단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면 지휘하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연주력이 기본이 되어야 하지만 설득력과 통솔력을 가지고 이끌지 않으면 서로에게 힘든 시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지휘가 남을 통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지휘라는 것은 단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내가 만들어져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원들의 마음을 읽고 지휘자 자신을 다스릴 때, 그의 음악과 인생이 더욱 풍부해지고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지휘를 하다보면 예민해지다보니 상처 주는 말을 하기도 하고 그것이 사회적인 문제까지 되기도 합니다. 인격과 진실성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며 언어의 선택도 선별해서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지휘자는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 즐겁게 음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술을 가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먼저 내가 사람이 되어야 지휘도 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저도 이러한 부분을 노력중이고 앞으로도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 음악계에 바라는 점은?

현재, 사회적으로 어렵다보니 문화예술분야를 축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음의 풍요를 주고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연결해 주어 하나로 만들어 주는 것이 음악이 가진 힘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적 감성으로 좋은 사회를 만드는 다리가 되길 바랍니다. 예술분야가 장려되고 바른 감성을 키워주는 클래식 음악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발전돼 나가면 좋겠고 음악인들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음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이 되길 바랍니다.


지휘자 김경희 

숙명여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도독하여 베를린 국립예술대학 지휘과에서 동양 여성 최초로 디플롬을 받은 우리나라의 중견 지휘자이다. 귀국 후 대전시향 초청지휘를 시작으로 KBS교향악단, 서울시향, 부산시향 등 전국 각지의 오케스트라와 러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국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지휘자의 반열에 올랐다. 과천시 청소년오케스트라를 시립교향악단으로 승격시키며 역량 넘치는 음악인으로 인정받아 국무총리 상을 수상했으며, 독일 카셀시의 세계 오케스트라 초청 연주에서 과천시향과 함께 쟈브리켄과 카셀에서 성공적인 연주를 이끌면서 한국 교향악단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였고 시드니오페라하우스 연주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필하모닉홀 축제 개막 연주에 숙명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초청받아 호평을 받으면서 한국 대학 오케스트라의 높은 수준을 보여 주기도 했다. 또한 미국 인디애나대학의 초청 연주에서 세밀한 곡 해석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지휘자로 보도되었다. 현재 숙명여대 교수와 한국 지휘자협회의 회장으로 후학들을 지도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글_김진실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6년 7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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