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려오페라단 기획 연주회
장일범과 함께 하는 오페라 갈라 ‘We Love Korea’
지난 2월 커버 스토리였던 박재훈 목사의 창작 오페라 「손양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고려오페라단의 단장 이기균을 만났을 당시 그는 애국, 애족 정신을 뜨겁게 강조했었다. 그리고 기자는 3월에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막을 올린 「손양원」을 직접 보고 들으며, 그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전석 매진을 이룬 창작 오페라 「손양원」은 5월 부산, 6월 여수로 이어졌으며, 내년에 개최되는 제4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에서도 발표될 예정이고, 이후에 뉴욕과 토론토 공연도 추진 중에 있다.
지금까지 「안중근」, 「유관순」, 「에스더」, 「탁류」, 「손양원」 등 주옥같은 창작 오페라를 발표하며 애국, 사랑, 신앙의 모토로 활동하고 있는 고려오페라단이 이번에는 외국 오페라와 한국 창작 오페라에 표현된 나라 사랑을 통해 나라의 중요성과 정체성을 일깨울 예정이다.
(사)고려오페라단 기획 연주회 〈장일범과 함께 하는 오페라 갈라 ‘We Love Korea’〉가 10월 1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공연은 예술감독 및 지휘 이기균, 음악평론가·해설가 장일범, 소프라노 오미선, 메조 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신동원, 바리톤 김진추, 오보에 박예든, CMK교향악단(악장 김대환), 라루체 합창단(지휘 임미선), 기획감독 이기주가 함께 한다.
인터뷰를 위해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기균은 경성대 교수, (사)고려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 CMK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이며, 해설을 맡은 장일범은 KBS-클래식 FM ‘장일범의 가정음악’ DJ, 마리아 칼라스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한편, 이화여대, 연세대, 서강대 출강하고 있다.
이기균과 장일범은 어떻게 보면 서로 팬의 입장으로 만나 이번 공연에서 뜻을 모으게 됐다. 그들은 러시아에서 유학했다는 공통 분모도 갖고 있는데, 이기균은 평소 KBS-클래식 FM ‘장일범의 가정음악’의 애청자이며, 장일범은 지난 3월 공연된 창작 오페라 「손양원」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고, 고려오페라단의 이러한 활동에 예전부터 호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과거 일제 강점기, 6·25 전쟁 등은 단지 역사 속의 한 사건이 아닌데, 요즘 젊은이들은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갖고 있지 않지요. 여전히 남북은 분열된 상태이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중국의 백두산 공정 등을 비롯해, 사회적으로는 건강하지 못한 사건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고마움을 갖고, 삭막해져 가는 이웃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사랑을 나누고자 이번 공연을 기획했습니다.”(이기균)
〈장일범과 함께 하는 오페라 갈라 ‘We Love Korea’〉는 1부 ‘외국 오페라에서 본 나라사랑’, 2부 ‘한국 창작오페라에서 본 나라사랑’으로 나뉘어,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아이다」, 생상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벨리니의 「오보에 협주곡 내림마장조」, 류진구의 오페라 「안중근」, 박재훈의 「손양원」, 「유관순」의 서곡, 아리아, 합창 등이 연주된다.
이기균은 “이미 고려오페라단이 창작 오페라 「안중근」, 「손양원」, 「유관순」 등을 공연한 경험이 있어 이 레퍼토리에 더해 애국 정신이 담긴 외국 오페라를 찾던 중 베르디의 「나부코」를 중심으로 선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기원전 6세기에 있었던 히브리인들의 ‘바빌론 유수’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 「나부코」는 베르디가 이 작품을 발표할 당시 북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및 나폴레옹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민족해방과 독립을 위한 작품으로 인식되었다.
“많은 창작 오페라들이 무대에 새롭게 제작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창작 오페라라고 하면 현제명, 장일남의 「춘향전」, 「원효」, 「콩쥐 팥쥐」 같은 초창기 작품이 대표작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낭만주의의 연속 선상으로 본다면 「안중근」, 「손양원」, 「유관순」도 국민주의 오페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음악사에서도 이런 작품들은 하나의 유파가 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음악회는 우리의 음악사 속에 이런 작품이 굳건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편, 지금까지 이런 애국적인 창작 오페라만 모아서 공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장일범)
장일범은 이번 음악회에서 역사적인 배경을 중시하여, 역사 속에서 애국으로 돋보이는 작품, 캐릭터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외국의 애국과 우리의 애국을 자연스럽게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해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기균은 “예전에 갈라 콘서트를 할 때는 분장, 의상, 조명, 영상을 모두 갖춰 공연했지만 이번에는 영상만 준비해 콘서트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일범은 서양의 갈라 콘서트는 오페라 의상이 아닌 턱시도, 드레스를 입고 출연하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창작 오페라 아리아로도 갈라 콘서트를 꾸밀 수 있다는 점, 또한 오페라 콘체르탄테 같은 형식이란 점에서 바람직한 시도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지휘자 이기균과 장일범
장일범
지휘자 이기균(고려오페라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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