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서울시 뮤지컬단 음악감독 김형삼 / 음악춘추 2012년 10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0. 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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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뮤지컬단 음악감독 김형삼
뮤지컬 발전을 위한 길 모색

 

뮤지컬의 뿌리는 19세기 후반의 코믹 오페라 오페레타이다. 물론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뮤지컬만의 독특한 형식을 갖추게 되었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노래를 부르지 않는 댄스컬 등 다양한 형태의 뮤지컬이 등장하였지만 뿌리가 그러하듯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노래이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요즘 뮤지컬 작품에서 박해미, 류정한, 김소현 등 성악을 전공한 배우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에 힘입어 성악가들은 뮤지컬 배우, 보컬 코치 등을 넘어 활동 분야를 넓혀 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울시 뮤지컬단 음악감독 김형삼이 있다.


“서울시 오페라단 이건용 단장님께서 제가 서울시 뮤지컬단의 음악감독을 맡게 된 것이 굉장히 고무적이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모차르트도 이 시대에 태어났으면 뮤지컬 곡을 쓰지 않았겠느냐’고 덧붙이시더군요. 성악가는 무조건 무대에서 고상하고 우아하게 노래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문화의 조류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악가들이 뮤지컬계에 진출하는 것을 굳이 비판적인 시선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수요에 비해 과중하게 배출되는 성악가들에게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음대와 동대학원 성악과를 졸업하고 미국 맨해튼 대에서 석사를, 뉴욕 주립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그는 귀국 후 뮤지컬 연출을 하는 친척의 부탁으로 배우들의 발성과 노래를 지도하며 뮤지컬계에 첫 발을 들였다. 이를 계기로 뮤지컬 「댄서의 순정」, 「진짜 진짜 좋아해」, 「투란도」 등의 보컬 코치를 역임하고, 유명 뮤지컬 작품들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였으며, 2011년 서울시 뮤지컬단의 보컬코치를 거쳐 올해 초 상임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였다.
“제가 처음 뮤지컬 보컬 코치를 맡았을 9년 전만 해도 뮤지컬을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인력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주먹구구식인 가르침 속에 배우들은 자신의 음역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작정 노래를 불렀고, 이러한 상황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배우들의 목소리를 빼앗아 가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도 배우들이 노래의 중요성을 체감하면서도 노래 연습에 실질적으로 많은 비중을 두지 않기 때문에 악보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지요.”


김형삼 음악감독은 이러한 가운데 전문적으로 음악교육을 받은 성악가들이 투입됨으로써 부족한 부분들을 보안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한국 뮤지컬의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오페라와 뮤지컬은 엄연히 장르가 구분되는 만큼 서로 다른 발성법을 사용하여 줄 수 있는 도움에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
“뮤지컬 발성이라고 정의된 것은 없습니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뮤지컬도 대중문화로 확산되기 시작하여 현재 뮤지컬에는 클래식, 가요, 팝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사용되게 되었지요. 따라서 뮤지컬 배우는 클래식부터 가요까지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초가 없이는 발전도 없습니다. 기초가 탄탄히 자리잡혀 있어야 응용을 해도 부작용이 생기지 않지요. 그러나 장래에 뮤지컬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리의 뮤지컬계에도 각 뮤지컬 장르의 전문화된 배우들이 배출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형삼 음악감독의 목표는 모든 장르의 전문 배우들이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퓨전 오페라를 만드는 것이다. 문화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바꾸고자 함이다.


“음악의 장르에는 높낮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 악기와 전자 악기가 공존하고, 무용가, 연극 배우, 클래식 음악가, 뮤지컬 배우 등 모든 예술인이 자신의 전공분야를 한 무대에서 내세울 수 있는 종합 무대가 마련되어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모든 장르가 고루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뮤지컬계에 종사하며 한국 뮤지컬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길을 모색하고 있는 김형삼. 하지만 그의 뿌리는 성악가이다. 현재 남성 합창단 ‘이 마에스트리’의 단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공연을 위하여 일정기간 동안 주말마다 가지고 있는 ‘이 마에스트리’의 연습이 삶의 행복이라 말할 정도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착이 컸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향수를 항상 간직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만 할 때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다른 음악을 많이 접하다 보니 그 깊이와 아름다움이 새삼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성악은 제 평생에 놓을 수 없는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혹시나 제가 뮤지컬로 장르를 바꿨나 하는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웃음).”

 

글_박진하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뮤지컬 '호기심'배우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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