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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국립 폭스오퍼 내한 신년 음악회
화려하고 웅장한 비엔나 사운드 재현
왈츠의 본고장, 빈을 대표하는 빈 국립 폭스오퍼 극장(Volksoper Wien)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현지의 감동을 그대로 재현하는 빈 정통 신년 음악회를 지난 1월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다(1월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 날 무대는 60인조 오케스트라와 성악가, 발레 팀이 어우러져 비엔나 사운드의 진수와 왈츠, 오페레타로 즐겁고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었고, 관객들에게 큰 호응과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 날 무대가 있기 전, 신년 음악회의 지휘를 맡은 올라 루드너(Ola Rudner)와 빈 국립 폭스오퍼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종신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유희승을 만나 보았다.
참고로 빈 폭스오퍼 심포니 오케스트라에는 상임지휘자가 없으며, 객원 지휘자들로 연주회가 진행된다. 스웨덴 출신의 지휘자 올라 루드너는 1995년에 Philharmonia Wien을 창단했고, 호주 Tasmanian Symphony Orchestra의 상임지휘자(2001년∼2003년), 볼자노의 Haydn Orchestra의 상임지휘자(2003년∼2006년)를, 그리고 2008년 9월부터 로이틀링겐의 Wurttembergische Philharmonie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 열리는 빈 폭스오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를 몇 차례 지휘했고,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좋은 것을 보며 가까운 한국에서도 신년 음악회를 갖길 원했는데 올해 이뤄져서 기쁩니다. 저희의 이번 신년 음악회가 한국에서도 계속 열리길 희망합니다.”
올라 루드너는 이번 음악회의 프로그램에 대해 “활기차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가볍고 밝은 분위기의 곡들로 프로그램 선정했다”며, 빈에서 신년음악회를 할 때의 전통을 따라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의 오페레타도 포함시켰고, 발레도 함께 한다고 소개했다.
이 날 무대에서는 주페의 「경기병 서곡」, 칼만의 오페레타 「서커스의 여왕」 중에서 ‘두 초롱초롱한 눈망울, 레하르의 오페레타 「주디타」 중에서 ‘뜨겁게 입맞춤하는 내 입술’, 요한 슈트라우스의 「술, 여인 그리고 노래, 왈츠」(발레), 파가니니의 「플루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카프리스 No.24」, 폰키엘리의 「시간의 춤」 등이 연주되었다.
“저는 한국 사람들이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하는 민족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연 내내 연주자들이 표현해 내는 다양한 감정들을 한국의 관객들이 있는 그대로 잘 느끼게 되길 바랍니다.”
올라 루드너는 1990년대에 빈 폭스오퍼의 악장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으며, 빈 폭스오퍼 심포니 오케스트라와는 2년에 한 번씩, 6년째 연주 투어를 다니고 있다. 이런 그에게 연주자로, 지휘자로 경험한 빈 오케스트라 특유의 사운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빈 오케스트라에서만 사용되는 빈 호른, 클라리넷, 바이올린, 팀파니 등의 악기가 만들어 내는 부드럽고, 볼륨있는 소리가 오케스트라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줍니다. 그리고 높은 피치의 튜닝 등 자신들만의 연주 방식을 고집하고 있고요. 그래서 다른 나라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다가 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 역시 빈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낍니다.”
빈 폭스오퍼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극장 소속 오케스트라답게 오페라, 오페레타 레퍼토리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올라 루드너 역시 오페라 지휘자로도 유명한데, 그는 빈 폭스오퍼와 작업한 이후로 호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주요 오페라 하우스에 정기적으로 초대되어 오페라 작품을 연주하고 있다. 그의 주요 오페라 작품으로는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코지 판 투테」, 「피가로의 결혼」, 베토벤의 「피델리오」, 비제의 「카르멘」,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등을 비롯해 오펜바흐, 슈트라우스, 레하르, 칼만 등의 오페레타가 있다. 최근 빈 폭스오퍼에서는 뮤지컬도 공연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예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에 지휘자로서 그의 생각은 어떤지 물어보았다.
“저는 빈 폭스오퍼 같은 정통 오페라 극장에서 뮤지컬을 연주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뮤지컬을 공연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조명 등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일들이 있는데, 뮤지컬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굳이 안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에서도 오페라 극장이지만 뮤지컬을 하는 극장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고요.”
통역으로 함께 하던 유희승 역시 “과거 유럽의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레타는 공연하지 않다가 오페레타도 공연하게 되었듯이, 오늘날 시대의 흐름에 맞게 오페라 극장에서 뮤지컬도 점점 선보이게 되는 듯하다”며, 빈 폭스오퍼에서 활동하는 단원으로서 조금 더 설명을 보태었다.
“빈 폭스오퍼에서 매일 오페라, 오페레타 등 다른 프로그램이 공연되고, 뮤지컬은 가끔 공연되는데, 오페라와 뮤지컬의 서로 다른 기술적인 부분을 커버하는 것은 어느 극장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뮤지컬 중에서도 클래식컬한 뮤지컬을 위주로 공연하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는 것이고요.”(유희승)
개인적으로 올라 루드너는 뮌헨 심포니의 지휘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Wurttembergische Philharmonie와 스위스, 독일에서 연주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한국의 서울에서의 신년 음악회가 앞으로도 매년 진행되면 좋겠고, 오늘 저녁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2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올라 루드너(Ola Rudner)
올라 루드너(Ola Rudner), 유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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