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Jennifer Koh) / 음악춘추 2012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5. 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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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Jennifer Koh)

성숙한 음악으로 관객의 기대에 보답

 

지난 해 제4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지휘자 최희준을 맞아들여 적극적인 변화를 취하고 있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제179회 정기 연주회가 '새봄, 새로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음악회'라는 주제로 지난 33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 '몰다우'」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마단조 작품95 '신세계로부터'」 그리고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77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연주 전부터 클래식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이번 정기 연주회에서는 지난 해 10, '바이올린의 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6곡 전곡을 완주하여 뉴욕 타임즈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Jennifer Koh)가 협연자로 나서며 더욱 기대를 모았으며, 꾸준한 내한공연을 통해 이미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그는 열정의 무대로 관객들의 기대에 보답하였다.

 

특히나 제니퍼 고(Jennifer Koh)는 오래전인 1994년에 금난새가 지휘하는 수원시향과, 2004년에는 로버트 올슨이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와 브람스 협주곡을 협연한 바 있기에, 10년을 주기로 한 그의 음악적 변화를 쉽게 체감할 수 있었던 더욱 흥미로운 무대이기도 하였다.

연주회가 있기 전 기자와의 인터뷰를 가진 그는 다시 브람스 협주곡을 공연하는 것에 있어 "저는 브람스 협주곡을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이 곡을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올 때마다 행복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음악가로서 항상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 온 만큼 또다른 모습의 브람스 협주곡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시카고 인근 글렌엘린에서 태어나 오벌린칼리지 영문과와 커티스 음대를 졸업한 한인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Jennifer Koh)는 11세에 시카고 심포니와 파가니니 콘체르토를 협연하며 데뷔했으며, 1994년에 열린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러시아 출신 아나스타샤 체보타레바와 금메달 없는 공동 은메달을 수상하였고, 2009년 피아니스트 레이코 우치다와 녹음한 스트링 포에틱(String Poetic)’으로 그래미상 최우수 체임버 연주 부문 후보에 올랐다. 또한 지난 해 이명박 대통령 내외의 미국 순방 일정 중 버지니아의 애넌데일 고교에서 김윤옥 여사와 미셸 오바마 앞에서 연주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어 그의 음악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바흐 전곡 연주에 대한 이야기로 말을 이은 그는 "항상 바흐 전곡 연주회를 꿈꿔오면서도 제가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바흐의 완벽한 곡들을 연주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는 도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5개월 전에 이미 결정을 내린 후론 단 하루도 무섭고 고통스럽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겁이 났습니다. 말 그대로 바흐의 마라톤 연주를 준비하는 과정은 예술적 고통의 마라톤이었지요(웃음). 하지만 마침내 해내었을 때 어려웠던 만큼 가장 만족스러운 예술 여행이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다가오는 여름에도 바흐 마라톤 연주를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을 전하며, "이번 독주회는 'Bach and Beyond'를 주제로 바이올린 독주곡들이 바흐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현대적으로 통합한 곡들로 구성하였습니다. 이미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에서 연주되어지고 있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여 설명하였다. 또한 바이올린 독주회 외에도 은사인 Jaime Laredo 교수와 함께 'Two x Four'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그는 Philip Glass와 바흐가 작곡한 더블 협주곡 외에도 David LudwigAnna Clyne가 작곡한 새로운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더블 협주곡을 연주해 오고 있다고 한다.

 

"저는 음악과 문학은 사람과 사회에서의 우리의 역할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대음악의 신실한 신자입니다. 지난 날의 훌륭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우리가 받는 최고의 보상이지만 그것은 우리의 역할의 일부분이지요. 우리의 일생동안 작곡된 현대음악은 과거와의 중요한 대화이자 음악적 전통의 연장이라 생각합니다."

제니퍼 고는 이외에도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 그리고 에사 페카 살로넨이 이끄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루토슬라브스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진하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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