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 & 피아니스트 임성미 / 음악춘추 2013년 12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4. 1. 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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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초대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 & 피아니스트 임성미
실내악만이 지닌 친밀함과 아름다운 매력에 빠지다

 

역시 11월 16일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직접 확인한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임성미의 무대는 그 어떤 말이 필요 없는 무대였다. 총 10회에 걸쳐 개최된 2013 예술의전당 클래식 스타 시리즈의 일환으로 무대를 가진 그들은 하이든의 「피아노 3중주 C장조 Hob.XV:27」, 스메타나의 「피아노 3중주 g단조 Op.15」,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 제1번 B장조 Op.8」을 선보였다. 시종일관 음악을 즐기며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 세 연주자,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음악을 온몸으로 느낀 관객들. 연주 후 터져 나온 박수 갈채는 그칠 줄 몰랐고, 관객들은 저마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연주회장을 나섰다. 3일 전 가졌던 인터뷰에서 임성미가 “연습 과정이 즐거워 무대에서 굿 타임이 될 것 같다”라고 한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부부 음악가 배익환과 임성미는 현재 인디애나 음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배익환은 올해 안식년을 맞아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있었던 8월 이후로 계속 국내에 머물고 있고, 임성미는 지난 10월 구미국제음악제를 위해 잠시 고국을 방문, 다시 미국에서 지내다가 이번 예술의전당 클래식 스타 시리즈 연주를 위해 일시 귀국했다.

 

▶이번 ‘클래식 스타 시리즈’ 연주는 두 분과 송영훈 선생님이 피아노 트리오팀으로써 갖는 데뷔 무대인데요, 세 분이 팀을 꾸리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배익환_ 저희 부부는 늘 피아노 트리오팀 결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송영훈 선생은 국내외 페스티벌 등에서 자주 만나는 친분 있는 연주자입니다. 페스티벌에서 연주할 때 항상 느끼는 것은 시간이 많지 않아 빨리 리허설하고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쉽다는 점입니다. 짧은 시간에 만들어 내는 음악도 물론 의미있고 재미있는 면도 있지만 저희는 피아노 삼중주의 레퍼토리를 함께 이야기하며 충분한 리허설을 갖고 연주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2년 전쯤 어떤 페스티벌에서 송영훈 선생과 이야기하던 중 ‘우리가 시간이 있어서 함께 피아노 트리오를 깊이 탐구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말이 나왔고, 실제로 팀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팀 이름은 정하셨나요?
임성미_ 아직 고민 중입니다. 저희 부부가 서울에서 생활하지 않다보니 귀국할 때마다 송영훈 선생과 리허설을 가졌어요. 좋은 연주를 위해서는 준비 과정에서 서로 호흡이 잘 맞고, 연습이 재미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그런 부분에서 만족하기에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좋은 연주가 될 것 같습니다.

배익환_ 어떻게 보면 제일 바람직한 것은 리허설 때 최고의 연주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리허설 때 좋았다고 느끼면 연주 때 얽매이는 것 없이 자유스럽게 돼요.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까요.

 

▶두 분은 실내악에 큰 관심을 갖고 활동 중이신데, 실내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임성미_ 제 음악 생활에서 실내악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현재 인디애나 음대에서 실내악을 지도하는데, 평소 학생들에게 말하는 것이 실내악은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서 뜻을 맞추고 서로 도와가며 만들어 내는 음악이기 때문에 음악만 아니라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도 배우는 것이 아주 많다는 것입니다.

배익환_ 실내악에서는 친밀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만족감과 묘한 맛은 오케스트라처럼 큰 규모가 아닌 실내악처럼 작은데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음악적인 진실 등을 실내악에서 느낄 수 있을 때 솔로 등 다른 연주에도 반영할 수 있고요. 저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을 지도할 때 실내악이 바탕이 되어 솔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해야 좋은 음악이 되지, 실내악 없이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 한국의 학생들은 여전히 솔로에만 주력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배익환_ 한국의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경쟁사회에서 열심히 노력해 힘든 레퍼토리를 일찍이 섭렵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하는 것은 실제 연주 활동을 할 때는 혼자 기교적인 곡을 잘 연주하는 사람이 아닌 그룹을 돋워주는 음악인을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이 그런 사실을 일찍 깨달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런 작품을 공부해야 테크닉이 늘긴 하지만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좋은 음악이지, 테크닉이 아닙니다.

임성미_ 음악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연주자가 갖고 있는 느낌, 생각을 서로 공유하기 위함입니다. 그런 점에서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느낌은 실내악만 가진 유일한 장점이고요. 또한 어려서부터 여러 가지 관점에서 자신이 하는 음악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경험이 중요한 듯합니다. 어느 한쪽만 추구하지 말고 문학, 미술 등 다른 예술을 경험할 수 있으면 음악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수많은 무대에서 함께 음악을 만들고 계시는데, 상대방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배익환_ 저만이 아니라 학생들도 마찬가지인데, 자기가 연주하는 것을 잘 못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것을 임성미 선생이 옆에서 알려주면 균형이 맞게 되지요. 나는 맞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아닐 때가 많거든요.

임성미_ 저희가 결혼한 지 23년이 되었는데, 남편은 제 음악, 인생에서 대선배입니다. 경험이 매우 많으시기 때문에 제가 배우는 것이 많지요. 그리고 남편의 말씀처럼 상대방이 못 듣는 소리, 부분을 서로 지적해 주며 함께 합니다. 결혼 초, 상대방이 그런 지적을 사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 대화해야하는지 몰랐을 때가 있긴 했죠. 하지만 이제는 정말 중요한 몇 군데만 짚고, 말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상대방이 어떤 것을 말하고 싶은지 이해하니까 정말 쉽지요.

 

▶배익환 선생님께서는 독일 뮌헨 ARD 국제콩쿠르, 덴마크 칼 닐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영국 런던의 벤자민 브리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핀란드 헬싱키의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등의 심사위원으로 꾸준히 활동 중이신데, 콩쿠르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배익환_ 콩쿠르를 긍정적으로 보면 좋겠어요. 콩쿠르에 다른 누구와 실력을 비교하기 위해 출전하지 말고, 자신이 스스로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 그런 도전 정신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연주’하듯 해야 결과가 좋고요. 요즘 콩쿠르는 연주자의 개성을 좋아하는 추세입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너무 안 틀리는 것에만 신경 쓰지말고 음악적 표현, 개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임성미_ 콩쿠르에서만이 아니라 음악 등 예술에서는 독창성(Originality)이 중요한 듯해요. 팝 스타, 가수들이 노래를 잘해서 사랑 받는 것도 있지만 ‘레이디 가가’처럼 저마다의 개성, 자기 세계, 색깔이 뚜렷하잖아요. 한국도 그런 쪽으로 나아지고는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일방적인 교육, 획일화가 아닌 개성을 살리고, 자기 고유의 것을 발달시키는 것은 집에서 부모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다르다는 것을 틀렸다고 인식하면 그 때부터 아이들이 갖고 있는 색을 잃는 경우가 많거든요. 만약 자녀가 뚜렷한 색을 갖고 있다면 집에부터 용기를 심어 줘야 한다고 봐요.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12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배익환, Ik-Hwan Bae┃Violin

▲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수상, 성공적인 국제무대 데뷔의 밑거름


서울 태생인 배익환은 10살 때 경향이화 음악 콩쿨에서의 수상을 필두로, 12살 때 서울 필하모닉과 협연하면서 국내에서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가짐과 동시에 바이올린 연주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2년 후에 그는 5.16 민족상에서 최연소자로 특상을 수상하며 KBS교향악단과 협연하였다. 이런 그가 국제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1985년 ‘퀸 엘리자베스 바이올린 콩쿨’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부터이다. 부상으로 주어진 암스테르담, 브뤼셀, 헤이그, 그리고 뉴욕에서의 성공적인 데뷔 공연은 세계 무대에서 배익환의 명성을 보다 널리 알릴 수 있는 장이 되었다.

이 외에도 미국 청소년 예술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1984년에 뮌헨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한 바 있으며, 1986년에는 전국예술시상식에서 솔로 리사이틀부분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협연, 솔리스트, 실내악 연주자 등 활발한 음악활동 모색


어린 시절 국내에서 김용윤 교수에게 사사한 배익환은 이후 줄리어드 음악학교에 장학생으로 편입하여 이반 갈라미안(Ivan Galamian)교수에게서 사사 받았다. 줄

리어드 음악학교를 졸업한 이후 그는 줄곧 솔리스트로서, 그리고 실내악 연주자로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끌어왔다. 유럽이나 아시아 그리고 미국 등지에서 주요 리사이틀이나 콘서트를 통한 콘체르토 연주회에 힘써 왔다.

주요 협연으로는 또한 독일의 바바리안 라디오, 프랑스 라디오, 멕시코 국립오케스트라,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 로체스터, 덴버 심포니 오케스트라등과 협연한 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링컨 센터와 타시의 실내음악에 초청연주자로 출연하기도 하였다.


▲교육과 실내악음악의 기획에 힘쓰는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


배익환은 특별히 교육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실제로 그는 뛰어난 교육가이기도 했다.

19세 때 코네티컷 (Connecticut) 주립대학의 바이올린 교수로 임명되어 1976-1979년까지 그 곳에서 가르쳤다. 이후 1994년까지는 피바디(Peabody Institute of Johns Hopkins University)음대에서, 1999년까지는 맨하탄(Manhattan School of Music)음대에서 교수를 역임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인디애나 대학(Indiana University)의 음악교수로 재직 중이며 바이올린을 가르침과 동시에 챔버 뮤직을 기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그는 음악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뉴욕의 선상음악회(Bargemusic)에서 예술감독으로 13년간 활약한 바 있다. Bargemusic은 채임버 뮤직을 주로 기획하는 기획사로서 뉴욕에서 1995년 이래 지금까지 13년간 최고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실내악에 남다른 조예가 있는 그의 최근 작업은 한국에서 이루어졌다. 최근 한국에서 ‘화음 챔버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기획하였는데, 화음 챔버 오케스트라는 지휘자 없이 스트링으로만 구성되어 이루어지는 실내악단이다. ‘화음 챔버 오케스트라’는 크라코프, 폴란드, 일본등 해외로 연주활동을 하였다.

음반작업으로는 RCA, ECM, Delos, 그리고 koch labels를 위한 것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배익환은 심사위원으로서도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독일의 뮌헨 ARD 콩쿨(Munich ARD Competition), 덴마크의 칼 닐센콩쿨(Carl Nielsen International violin Competition), 그리고 영국 런던의 벤자민 브리튼 콩쿨(Benjamin Britten International Violin Competition)에 심사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세계적인 국제 페스티발에 적극적으로 참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익환의 이력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페스티발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배익환은 아내와 함께 세계적인 국제 페스티발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핀란드의 쿠모 페스티발, 스웨덴의 고트랜드 페스티발 등 명망있는 음악 페스티발에 매년 정기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임성미, Sung-Mi Im┃Piano


 ▲ 음악인 임성미, 각종 콘서트와 리사이틀을 통한 활발한 연주활동


한국태생의 피아니스트 임성미는 3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동안 수 많은 경연대회에서 수상하였다. 이후 미국의 보스톤 대학에서 음악공부를 마친 후, 그녀는 많은 리사이틀을 통해서 솔로이스트로서 그리고 실내악 연주라로서 본격적으로 연주활동을 시작하였다.
최근 그녀의 연주활동으로는 한국과 뉴욕에서 콘서트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콘체르토 2번’을 연주하였으며, 뉴욕에서는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콘체르토 3번’을 연주하였다. 또한 그녀는 런던, 몬트리올, 달라스 그리고 뉴욕 등지에서 리사이틀 활동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 남편과 함께 정기적으로 페스티발에 참가


임성미 역시 남편인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과 마찬가지로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유명한 페스티발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그녀가 정기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페스티발 가운데는 일본에서 열리는 쿠사츄와 문 비치 페스티발(Kusatsu and Moon Beach Festival), 시애틀에서 열리는 시애틀 채임버 뮤직 페스티발(Seattle Chamber Music Festival), 알라스카에서 열리는 싯카 페스티발(Sitka Festival), 그리고 핀란드에서 열리는 쿠모 채임버 뮤직 페스티발(Kuhmo Chamber Music Festival)등이 있다. 얼마 전에는 남편과 함께 아리조내주에서 열렸던 툭산 국제페스티발(Tucson International Festival)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 행복한 가정의 한 사람 임성미, 단란한 가정이 음악생활의 든든한 지원자


현재 그녀는 남편과, 또 수빈이라는 이름의 6살짜리 아들과 함께 블루밍톤과 인디애나 주에 거주하고 있다. 정원 가꾸기를 즐겨하는 피아니스트 임성미는 남편과 함께 4마리의 개와 6개의 수족관에서 많은 물고기들을 기르고 있다. 그녀는 이와 같이 ‘자신의 대가족’을 돌보는 생활을 매우 행복하게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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