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모던하모니카 앙상블-최승준 교수 / 음악춘추 2012년 12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2. 15. 11:20

모던하모니카 앙상블 제9회 정기 연주회
‘하모니카 앙상블의 본때 뵈기'

 

“우리 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옥수수알 길게 두 줄 남겨 가지고 우리 아기 하모니카 불고 있어요"라는 홍난파가 작곡한 동요 <옥수수 하모니카>의 익숙한 노랫말처럼 하모니카는 저렴하고 배우기도 쉬워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다뤄보았을 만큼 대중적인 악기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자신이 하모니카를 불 수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산다.


숙명여대 작곡과 명예교수, 창악회 명예회장, 한국작곡가협회 명예이사장, 아시아 작곡가연맹 한국위원회 자문위원, 작곡동인 소리목 고문 등 긴 꼬리표를 달고 있으며, 모던 하모니카 앙상블을 작곡, 편곡 그리고 연주까지 하면서 이끌고 있는 최승준 교수 또한 그러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교내 하모니카 앙상블에서 5년간 활동했던 최승준 교수는 졸업 후에 서울음대 작곡과에 진학하여 작곡가로서의 바쁜 길을 걸으며 하모니카를 자연스레 잊고 지냈다. 그랬던 그가 다시 책상서랍에 묵혀 두었던 하모니카를 꺼내든 것은 2008년 동료 교수를 통해 소개받은 하모니카를 전공하는 두 학셍 즉 이병란(호원대학교 실용음악과 졸업)과 이병란이 소개한 이유지(동덕여대 실용음악과 4년)와의 만남이 있은 후였다.
“이병란, 이유지양과 만남을 가진 후에 국내 하모니카 분야에 대해 다시 알아보니, 옛날 보다 다양한 종류의 하모니카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고, 모던 하모니카 앙상블의 단원인 이병란, 이유지양과 같이 하모니카를 전공하는 학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더군요. 그래서 전문적인 하모니카 앙상블을 만들어 하모니카의 저변 확대와 하모니카 음악발전에 기여하고자 모던 하모니카 앙상블을 창단하게 되었습니다."


최교수가 모던 하모니카 앙상블을 창단한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하모니카 분야가 예전에 비하여 발전한 것에 비해 레퍼토리 개발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을 깨닫고, 다양한 장르의 곡을 하모니카 곡으로 새롭게 편곡하여 저변을 확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또한 “음악의 진정한 즐거움은 여러 사람이 모여 좋은 음향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최교수는 현재 하모니카를 지도하는 곳에서는 주로 독주 중심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모여 연주하는 앙상블의 묘미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렇게 최승준 교수의 하모니카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시작된 모던 하모니카 앙상블은 현재 네명의 하모니카 연주자(대표 / 최승준, 크로매틱 / 이병란, 코드, 크로매틱 / 이유지, 베이스 / 최승학)와 콘트라베이스, 키보드 그리고 두 명의 타악기 연주자가 어울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독창적인 편곡을 통하여 선사하며, 국내에서의 연주는 물론 유튜브를 통하여 세계의 연주자 및 음악 애호가들과의 지속적인 교류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교수는 모던 하모니카 앙상블의 강점은 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포함하는 레퍼토리, ② 최승준교수의 독창적인 맞춤형 편곡, ③ 기본기가 탄탄한 연주자들의 다양하고 감동적인 표현, ④ 타악기, 콘트라베이스, 키보드가 추가된 풍부한 음향이라고 자랑한다.
한편, 모던 하모니카 앙상블의 제9회 정기 연주회가 12월 11일 오후 7시 30분 세종 체임버홀에서 개최된다. 교수님은 이번 음악회의 주제를 ‘하모니카 앙상블의 본때 뵈기"라 설명했다.
“'본때 뵈기'란 본래 택견에서 경기를 시작하기 전 출전 선수가 경기장에 나오면서 몸도 풀고 또 자신의 주특기를 선보이며 상대방에게 자신의 기술을 뽐내는 행위를 뜻합니다. 즉 자기가 지니고 있는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과정을 뜻하지요. 저희 모던 하모니카 앙상블도 이번 정기 연주회를 통해 하모니카 앙상블의 진면목 즉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이러한 주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정기 연주 프로그램은 그 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곡들이 대거 포함되었으며, 기타리스트 황미예와 플루티스트 정쥬리, 김하나가 출연하여 더욱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먼저 1부에서는 앙상블의 연주로 V. Schoen의 「헬레나 폴카」와 김규환의 가곡 「님이 오시는지」,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등 하모니카의 표현력을 살려 편곡된 곡과 러시아의 대표적인 두 민요, 「모스코의 저녁」과 「카츄사」를 함께 구성하여 선보인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이유지와 이병란이 각각 P. Pederson의 「어느 여인의 사진」와 M. Martin의 「금발의 아가씨」와 비틀즈의 「꿀맛 파이」로 크로마틱 하모니카 독주 무대를 꾸미며, 마지막으로 다시 앙상블의 연주로 라틴계열의 음악(O. Farres의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키사스, 키사스, 캬사스로 알려진 곡)」, 「사랑의 이야기」, L. Anderson의 캐롤음악「썰매타기」 등)으로 경쾌하게 막을 내린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아 하모니카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되었습니다. 하모니카는 관악기 중 유일하게 들숨과 날숨을 통하여 소리를 발생하는 악기입니다. 그래서 하모니카소리는 들숨과 날숨으로 호흡하는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특징이 있으며, 서정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경쾌한 느낌을 빠르게 전달해 주기도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비단 하모니카뿐만 아니라 음악을 애호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사회도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글_박진하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