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청장 이동진
도봉구를 문화의 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쌍문동이 속해 있는 도봉구. 도봉구의 명산인 도봉산에서 이름은 가져온 도봉구는 서울시 북동부에 자리 잡고 있는 자치구이다. 플랫폼 창동 61과 서울아레나 등 여러 문화 인프라를 통해 도봉구를 음악과 문화의 대표적인 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도봉구청장 이동진을 찾아 그와의 인터뷰를 지면에 담아본다.
*** 최근 서울 쌍문동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습니다. 쌍문동이 속한 도봉구는 어떤 곳인가요?
‘응답하라 1988’에 나온 쌍문동은 여러 방면으로 조명이 되었습니다. 드라마는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80년대 당시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 넘치는 마을공동체를 소재로 한 드라마입니다. 저희 도봉구는 드라마처럼 지금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 곳입니다.
2014년 서울 서베이 조사 질문 중 ‘당신의 아이들이 장애인과 함께 어울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복지를 위해서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느냐’ 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도봉구 주민들은 다른 구에 비해 긍정적인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도봉구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보면서 도봉구청장으로서 자랑스러웠습니다. 저희 도봉구는 경제적으로 다소 취약한 편이어서 현재 극장과 백화점이 없지만, 따뜻한 사람들과 도봉산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습니다.
*** 도봉구의 문화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시나요?
저희는 문화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문화적 자원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 사업을 해왔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소재도 쌍문동이었지만, 아기공룡 둘리 또한 소재(고향이 쌍문동)가 쌍문동입니다. 작년 7월, 둘리 뮤지엄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많은 역사문화 인물들을 사람들에게 알리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서울시만 놓고 보았을 때, 도봉구는 서울의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문화 소외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적인 관점에서의 문화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았을 뿐 도봉구의 역사문화자원은 상당히 풍부한 편입니다. 저는 이곳의 잠재적인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고 그것을 드러내 현재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도봉구가 문화적 정체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주민들이 그것에 대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한국의 간디라고 불리는 함석헌 선생의 쌍문동 가옥을 리모델링하여 기념관으로 재탄생시켰으며, 민족문화수호자로 알려진 간송 전형필 선생의 가옥을 복원하였습니다. 2013년 개관한 김수영 문학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현재는 서울아레나 공연장과 플랫폼 창동 61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아레나 공연장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아레나급 공연장이라 하면 중앙에 무대를 두고 원형으로 관람석을 설치한 1~2만석 규모의 공연장을 말합니다. 서울아레나는 국내 최초 아레나급 공연장이자, 서울에서 유일한 전문공연시설로 음향, 조명장치를 천장에 매다는 리깅시스템이 있습니다.
관람석이 넓게 퍼져있는 올림픽 체조경기장 등의 체육관과 달리 중앙에 가깝게 집중되어 무대 바로 앞에서 관람이 가능해 공연몰입도가 뛰어나므로 공연자와 관객이 서로 공감을 하며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올림픽 체조공연장은 무대가 아니라 경기를 위한 곳입니다. 그러한 곳에서 공연을 한다는 점이 매우 부끄럽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공연산업의 발전 속도를 보면, 매년 9% 가깝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레나 공연장은 다양한 무대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공연을 만들 수 있고, 공연에 필요한 시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어 무대를 별도로 설치해야 하는 체육관 겸용 공연장보다 대관료가 합리적입니다.
***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저희를 설레게 만드는데요. 지금까지 왜 우리나라에는 아레나 공연장이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북미나 유럽 같은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일본에는 3개, 중국 3개, 심지어 대형 아티스트가 없는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에도 아레나 공연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k-pop의 탄생지인 우리나라에 대형 음악전문 공연장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일입니다. 우리나라에 아레나 공연장이 없었던 이유는 건립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레나 공연장에 대한 공급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연장이 아닌 체육관인 올림픽 체조경기장과 고척스카이돔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고 전문가들은 아레나 공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하였습니다.
그 동안 아레나 공연장을 건립하려고 하였으나, 경제성 등의 이유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경기도 고양시 한류월드에 아레나 공연장을 건립한다고 하였으나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이유로 무산이 되고, 현재 2천석 규모의 공연장이 있는 K-컬처 밸리를 건립할 계획입니다. 아레나 공연장은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대중교통이 활발한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아레나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 서울 아레나에는 어떠한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할 수 있나요? 또한 공연이 없는 날에는 어떻게 활용을 할 것인가요?
국내에 있는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도 공연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레나 공연장은 대중가요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도 공연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 시설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여러 차례 공연을 한 ‘태양의 서커스’라는 공연단이 있습니다. 그들은 공연장 시설이 뒷받침 되지 못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보여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초대형 뮤지컬 ‘벤허’는 우리나라에 큰 무대가 없기에 마차 경주하는 장면을 표현할 수 없어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못한다고 합니다. 서울아레나 공연장이 만들어진다면 이러한 장면들을 다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아레나는 대규모라이브콘서트 60% 내외, 엔터테인먼트 및 컨벤션 프로그램 30% 내외, 음악콘텐츠 산업지원 및 육성프로그램 10% 내외로 구성할 계획입니다. 또한 로봇 박물관, 사진전시관 등 서울아레나 주변의 다양한 문화시설을 잘 활용해 수입원을 만들고, 다양한 관객들이 아레나를 방문할 수 있도록 기업행사나 지역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것입니다. 국내관객들뿐만 아니라 국외 관객들을 위한 행사 또한 개최할 것입니다. 소규모 스포츠 경기 진행, 전시회, 회의장 등 콘서트장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객들이 올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 서울 아레나는 현재 어디까지 추진이 되었나요?
서울 아레나는 민간 투자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7년 말 착공하여,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시에서 민간제안서를 접수하고 이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친 상태입니다.
현재 서울시에서 공공투자관리센터에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검토를 의뢰하였으며 현재 심사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7월까지 조사와 결정된 내용에 따라 각종 심의를 거쳐 2017년 초에 제3자 제안공고를 할 것으로추정됩니다.
*** 도봉구가 서울아레나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현재 도봉구에는 내세울 만한 게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음악, 공연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방송, 광고, 영화, 게임 등 문화 관련 기업이 약 300개 정도 새로 만들어지거나 옮겨오고, 1만 3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합니다.
도봉구에 서울아레나가 만들어짐으로써 도봉구의 이미지가 변화될 것 같습니다. 서울아레나 건립을 통해 경제활성화뿐만 아니라 음악 산업이 갖고 있는 전국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문화 사업은 청년일자리 창출과 청년 고용률을 높이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k-pop 공연의 3분의 1 관람객이 외국인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통해 관광산업도 함께 발달하게 될 것입니다.
*** 플랫폼 창동 61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서울 아레나에 앞서 대형 61개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진 플랫폼 창동 61이 4월 말에 개장합니다. 플랫폼 창동 61은 대형 컨테이너 58개를 2층으로 쌓아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영국의 유명한 쇼핑센터인 쇼디치 박스파크를 모티브로 한 것입니다. 작년 6월부터 공사를 진행해 온 플랫폼 창동 61에서는 300석이 있는 공연장을 중심으로 쇼핑몰, 레스토랑 등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 배석해 주신 도봉구립여성합창단 김종천 지휘자님. 이동진 구청장님께선 음악을 무척 사랑하신다고 들었고 또 성악레슨도 받으신다고 들었습니다. 지휘자님이 보신 이동진 구청장님은 어떤 분이신지요.
도봉구립여성합창단 지휘자 김종천_ 여건이 되실 때마다 틈틈이 성악수업을 받으시는 구청장님은 제가 하나를 가르쳐 드리면 그 이상을 공부해 오십니다. 작년 도봉구립 여성합창단 정기 연주회 때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을 특별 캐스트로 오셔서 공연을 하셨어요. 준비하던 중 이 곡의 카덴짜 부분은 구청장님이 하시기에 무리가 있을 듯해서 카덴짜는 생략하기로 하였는데 어느 날 혼자 공부하셔서 제 앞에서 하시더라고요. 물론 연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이러한 제자(?)들만 있다면~~’ 하는 바람을 잠시나마 가져본 순간이었습니다.
아울러 도봉구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도봉구립 여성합창단 지휘자로서 예술 활동에 직접 참여하시며 문화예술분야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시는 이동진 구청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글_구수진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6년 4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월간 음악춘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물탐구-평론가 유한철[劉漢徹] 선생 / 음악춘추 2016년 4월호 (0) | 2017.01.02 |
---|---|
도봉구립여성합창단 / 음악춘추 2016년 4월호 (0) | 2017.01.02 |
첼리스트 최경은 / 음악춘추 2016년 4월호 (0) | 2017.01.02 |
바리톤 한경석 / 음악춘추 2016년 4월호 (0) | 2017.01.02 |
지휘자 김보미 / 음악춘추 2016년 4월호 (0) | 2017.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