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음악 중점학교 영림중학교 / 음악춘추 2012년 4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3. 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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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림중학교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음악 중점학교

 

예술·체육 중점학교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011년 3월부터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일반 중학교 및 고등학교 학생 중 예술·체육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에게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예술·체육 중점 과정을 설치하고 심화된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를 뜻하며, 학교별로 음악, 미술, 체육, 공연·영상 4개 분야 가운데 1개 분야를 선택한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영림중학교는 지난 해 서울의 중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음악 중점학교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2개의 학년에서 2학급씩, 총 4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영림중학교 음악 중점반을 총괄하고 있는 이영국 교사는 “음악 중점학교란 인문학교 내에 음악 중점학교가 속한 것으로 학교 안에 학교가 있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교육과정 또한 일반학급과 완전히 다르게 흘러가는데요. 주당 음악시간이 1학년은 5시간, 2학년은 6시간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수학, 국어, 과학, 사회 등에서 가져온 이 시간을 음악 중점반 학생들은 음악사, 음악이론, 시창·청음, 합창 등의 음악 수업으로 대체하게 되는 것이지요.”라고 설명하며 음악 중점학교가 가지고 있는 장점에 대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먼저 예술학교에 비해 인문학적 소양을 더 기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지요. 예를 들어 음악사 수업의 경우에도 고전, 낭만시대의 음악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계몽주의가 어떻게 고전시대 음악에 영향을 미쳤고, 그것이 어떻게 낭만시대까지 흘러가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인문학적인 토대 속에서 음악교육을 시키려는 학교의 방향성 때문이지요.”


또한 예술학교는 사립학교의 특성상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이 되고, 레슨비가 별도로 추가되어 학생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큰 반면, 음악 중점학교는 추가적인 부담 없이 주 1회 진행되는 개인 레슨까지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 따라서 재능이 있지만 경제적인 부담으로 음악을 포기하는 학생들에게 막중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되고 있으며, 예술학교는 한 학급의 정원이 50명 정도로 이루어져 있지만 현재 영림중학교의 음악 중점반은 학급당 약 20명 가량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집중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가지고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다양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진학 및 진로를 음악대학교, 음악인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한편 음악을 삶 속에서 조금 더 향유하기 위해 음악 중점학교에 지원한 학생들도 있지요. 이렇게 두 갈래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교육 내용도 반드시 입시위주로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음악 중점학교가 지난 해 처음으로 시행된 만큼 여전히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문제점도 있다.


“우수한 음악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지도교사와 좋은 시설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반드시 예산 확보가 필요한데, 예산의 절대적인 부족이 하나의 문제이지요. 두 번째로는 홍보의 부족입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학교인 만큼 홍보가 많이 필요한데요. 역사도 짧을 뿐더러, 홍보비로 책정할 만한 예산이 없어 다른 예술학교 예비 소집일 날 선생님과 학부형들이 전단을 나누어 주며 홍보를 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선생님과 학부형의 홍보 덕분인지 타 예술학교에서 실력이 우수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음악의 꿈을 포기하려던 학생이 음악 중점학교에 편입을 하고자 신청을 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학교 자체에 선발권이 없다는 것이라고 한다. 음악 중점학교에 오고자 하는 학생들은 학교에 직접 신청을 하는 것이 아닌 교육과학기술부에 신청을 하게 되며, 이 가운데 추첨을 통해 배정이 된다. 이렇듯 학교에 선발권이 없다 보니 학교에 입학해 악기를 처음 만져보는 학생부터, 메이저 콩쿠르에 입상한 학생까지 학생들의 실력의 편차가 발생하며, 교내의 교육목표를 잡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선발권을 학교에 두어 자체의 교육목표에 맞도록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꼭 보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로 인한 안타까운 점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교육청에서 선발한 학생들 대부분이 서양 음악을 전공하지만 몇몇 대중음악, 한국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는 전공 실기 이외에 학교에서 따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안타깝지요. 극소수의 학생들을 위해 교육과정과 교육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보니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를 만들고자 할 때도 결정적 제약이 따르게 되지요.”


이영국 교사는 이렇듯 좋은 취지로 안에서 문제점 또한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음악 중점학교에 지원을 하게 된 것은 자신도 음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음악인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소양 중에 하나가 인문학적인 토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음악을 전문적으로 교육받는 것은 금전적으로 부담이 크기에 그만큼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한편, 영림중학교에서는 지난 해 구로아트밸리와 연계한 ‘직업체험 프로그램’과 김남윤 선생과의 ‘이야기가 있는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한 바 있으며, 올해도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간단하게 첫 번째로는 예술을 보다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특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지역사회와 음악회를 통한 소통을 계속 해 나갈 생각이지요.”


이영국 교사는 베네주엘라에서 범죄와 마약에 물든 청소년에게 총기 대신 악기를 쥐어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오케스트라가 전역에 퍼져 200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참여하고 유명 음악가까지 탄생시켰던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모티브로 하여 교내 폭력이 심각한 요즘 영림중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구로구, 나아가 서울 남부지역 학생들에게까지 음악 교육을 통해 학교 폭력 문제에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교장 선생님과 함께 마음껏 외쳐라 ‘영울림’이라는 이름 아래 프로그램을 기획 중에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꿈과 소망을 심어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은 타락하지 않을 테니까요.”
영림중학교는 2개의 학년 각각 60명 정원으로 총 120명의 학생을 수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재 적지 않은 결원이 발생하고 있어 오는 4월에는 편입시험을 앞두고 있으며, 편입을 원하는 학생은 학교로 직접 신청을 받고 또한 심층면접을 통해 음악을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게 된다. 

 

글. 박진하 기자 / 사진. 김문기 부장    

 

 

박수찬교장과 이영국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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