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관악 합주 창단 50주년 기념연주회 리허설 / 2012년 11월 21일
서울대학교 관악 합주 창단 50주년 기념음악회가 김영률 교수의 지휘로 지난 2011년 11월 21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이 연주를 기획하고 지휘한 김영률 교수(관악과․호른)는 “관악합주를 할 때 마다 항상 새로운 곡을 알리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관악합주라는 것 자체가 서울대 음대에서 먼저 시작되어 전국으로 퍼져나가 많은 대학이 관악합주를 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늘 학과 커리큘럼과 연주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레퍼토리 선정에 신경을 많이 쓰죠. 이번에 연주한 윌리엄스의 색소폰 협주곡이라든가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후사의 곡은 우리 대학이 아니면 시도하기 힘든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연주회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또한 이번 연주는 개교 이래 최고의 연주와 비전을 보여준 무대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날 연주는 서울대학교 관악합주 50주년을 기념한 위촉곡으로 백병동 명예교수(작곡과)의 《축전서곡 2011 Festival Overture》과 풀랑크(F. Poulenc)의 《프랑스 모음곡 Suite Francaise》, 후사(K. Husa)의 《선명한 색채 Les Couleurs Fauves》가 초연되었다. 그리고 들랑글(Claude Delangle)의 색소폰 협연으로 윌리엄스(J. Williams)의 《색소폰 협주곡 Saxophone Concerto "Escapade"》이 한국에서 초연되었다. 특히 마지막 무대였던 라벨(M. Ravel)의 《볼레로 Bolero》는 선후배들이 함께한 연주한 곡으로 관악합주 창단 50주년 기념 연주회의 의미를 더하였다.
생애 첫 관악합주곡인 《축전서곡 2011》를 작곡한 백병동 명예교수는 “관악합주는 특별히 정해진 규칙이 없고 연주형태가 정해지지 않아 작곡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내가 졸업한 61년 그 해에 관악합주가 처음 시작되었다니 참으로 감개무량하여 작품을 쓰게 되었습니다”라고 위촉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곡을 쓰는 동안 우리나라 관악계의 발전에 열정을 쏟으셨던 故 이재옥 명예교수(기악과)에 대해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전공하시고 연주하시며 관악전공을 담당하셨던 그야말로 관과 현을 두루 어우르는 전설적인 인물이셨다”고 잠시 옛 스승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이곡의 연주를 감상한 이치훈 조교(기악과․관악전공)는 “마지막 부분에서 열 명의 호른 주자가 일어서서 최고의 음량으로 연주하는 부분에서 관악기 특유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곡에 대한 소감을 전해주었다.
이날 협연에 윌리엄스의 《색소폰 협주곡》을 연주한 들랑글은 프랑스 음악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색소폰 주자이다. 그는 이미 도이치 그라모폰, 하르모니아 문디, 에라토와 같은 세계적인 레이블을 통해 여러 음반을 발표하였고 색소폰이 발명된 1840년대 작품부터 현대 레퍼토리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동시에 파리 고등음악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들랑글이 연주한 윌리엄스의 《색소폰 협주곡》은 원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의 영화음악을 위해 작곡된 작품이었지만 윌리엄스가 콘서트용 작품으로 작업하면서 음악의 완성도를 한 곡이다. 이 곡의 색소폰 음색에 솔로 비브라폰과 더블베이스의 음색은 관악합주에 사용되는 타악기와 현악기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 특히 이 연주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색소폰 협주곡 연주를 듣기 위해 전국의 색소폰 전공학생이 몰려들었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하였다.
마지막 무대로 라벨의 《볼레로》는 서울음대 기악과 관악 전공 동문이 함께한 자리로 관악합주 창단 50주년 기념 연주회를 더욱 뜻 깊게 하였다. 이 곡은 플루트에 고순자(52학번)선배를 시작으로 클라리넷 김동진(63학번), 팀파니 최경환(72학번), 퍼쿠션 황진학(87학번), 오보에 이윤정(90학번) 등 50년대부터 현재 서울 음대에 재학생까지 함께한 이 연주로 서울음대의 관악전공 역사를 한눈에 보여 주었다. 작은 음량으로 시작하여 리듬이 반복되며 편성이 점점 더해져 가는 풍부한 음색을 나타내는 《볼레로》는 서울음대 관악전공의 역사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서울음대 관악합주는 창단 50주년 연주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풀랑크의 《프랑스 모음곡》, 윌리엄스의 《색소폰 협주곡》, 후사의 《선명한 색채》 모두 한국 초연곡이라는 것이다. 이는 서울음대 관악 합주 연주회가 관악합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07년 동경과 2008년 서울에서 갖은 서울음대-동경예대 합동연주를 비롯하여 2011년 12월 북경초청연주를 통하여 국제무대로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휘 김영률
색소폰 클로드 들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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