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포네 클래식 최영희
따뜻한 마음으로 모인 음악가들의 재능기부 음악회
매 달 둘째 주 토요일 오후 4시, 지역주민들을 위한 자원봉사 형태의 클래식 음악회를 6년 째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강북구 주민들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된 이 연주회의 중심에는 바로 씨와이에이치 성악연구소 소장 최영희가 있다. 최영희는 한양대 성악과 졸업 후 프랑스 파리 에꼴 노르말 음악원에서 최고 전문 연주자 디플롬을 취득했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면서 본지에서 소개할 “포네 클래식 연주회”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포네 클래식 연주회는 사람들이 ‘클래식 연주회’하면 떠올리는 비싼 티켓비나 화려한 장소, 격식을 갖춘 옷차림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장소에서 모든 것이 무료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연주자들이 모두 ‘재능 나눔’을 통해 봉사의 의미로 연주회를 개최하며 공연 장소도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차근차근 주민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게 되면서 벌써 70회를 맞이하게 된 포네 클래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소규모 형태의 연주회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그 배경이 점점 더 궁금해진다.
# 남편과 함께 지역문화 발전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역 문화 발전’이라고 말씀하시니 거창한 느낌이 들어 쑥스럽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약 25년 동안 강의를 해오면서 오래 전부터 사회에 무언가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편안한 마음으로 차도 마시면서 라이브로 클래식 음악을 들을 만한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지역주민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에게 제가 성악가로서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주위에서 반주로, 그림으로, 장소로 돕겠다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도움 덕분에 2008년 11월 25일 드디어 제 1회 포네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은 저 혼자서 노래와 해설을 병행하였는데, 말하면서 노래하는 것이 힘들어 보였는지, 처음에는 연주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남편이 해설을 맡아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다시 제가 바통을 이어받아 해설과 진행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 다른 연주회들과는 달리 포네 클래식 연주회만이 갖는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 공연은 정통 클래식 성악곡들을 연주하는 음악회입니다. 그렇지만 한 번 와보시면 확실히 다른 음악회와는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우선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연주자와 관객들 모두 긴장하지 않고 즐겁게 앉아있을 수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연주회 관람이 무료인 것도 관객들에게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공짜가 어디 있어? 다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무료가 맞습니다. 또한 교회에서 연주회를 한다는 이유로 오시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희는 정말 순수한 ‘음악회’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회가 끝난 후 참여해주신 아티스트들과 관객들이 간단한 다과를 즐기며 어울리는 시간도 갖고 있습니다. 한자리에 모여 다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통해 관객들은 연주자들과 가까워질 수 있고, 이는 곧 연주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자율적으로 연주회를 꾸려나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 어떤 도움들이 있었나요?
제 주변에 있는 제자, 후배, 동료들이 포네 클래식의 귀한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이교회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장소를 제공해 주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음악을 들으시고 감동한 몇몇 관객들의 경우, 소중한 후원금을 내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봉사의 마음가짐으로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따뜻한 음악회를 만들고 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재능나눔’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음악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능나눔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흔히 ‘나눔’이라는 것이 본래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재능나눔’의 경우에는 때때로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더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저처럼 노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내가 부른 노래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그 감동이 다시 내게 전해질 때 가장 행복함을 느낍니다. 다시 말해‘재능 나눔’은 우리 모두의 행복을 향한 지름길이라고 이해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 우이교회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요?
교회와의 인연은 정말 우연히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음악회를 이어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을 당시, 더 이상 음악회를 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져 새로운 장소가 필요하다는 광고를 했습니다. 때마침 음악회에 참석하셨던 우이교회 협동 목사님과 권사님께서 우이교회 김진홍 담임 목사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이보다 더 와 닿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시를 돌이켜보면, 김진홍 목사님을 비롯하여 우이교회 전 교인들은 문화적으로 높은 안목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지역사회에 교회를 개방해야 한다는 열린 마음을 갖고 계셨던 김진홍 목사님의 생각과 씨와이에이치 성악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많은 아티스트들의 재능기부, 이 두 가지가 현재의 포네 클래식을 가능하게 한 셈입니다. 우이교회와 맺은 인연은 지금까지도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글_김주형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10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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