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지휘자 서진 / 음악춘추 2013년 10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12. 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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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초대
지휘자 서진
섬세한 지휘 테크닉, 탁월한 음악적 해석

 

현재 경희대, 이화여대, 서울예고에 출강하며 학생 오케스트라를 지도하고, 독일 크로스 챔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활동하며, 여러 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자로 꾸준히 무대에 서고 있는 서진. 오랜 유학 생활과 활동을 뒤로하고 귀국한 지 1년 정도 된 그는 요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젊은 지휘자 중 한 명이다. 그의 표현처럼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죽음의 스케줄’을 소화한 서진은 매월 한두 차례의 지휘 무대를 가져왔으며, 특히 8월에는 그가 상임지휘자로 있는 독일 크로스챔버오케스트라의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그리고 9월에는 서울시향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했고, 부천필과 대구시향을 객원 지휘했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른 후에는 현재 출강하고 있는 대학 오케스트라들의 정기 연주회를 이끌고, 12월에는 광주시향을 객원 지휘할 예정이다. 그는 “이렇게 객원 지휘를 할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은 아닌데, 귀국하자마자 생각보다 일이 많아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서진의 지휘자로서의 행보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것이 바로 ‘독일 크로스 챔버 오케스트라(Cross Chamber Orchestra, 이하 크로스 챔버)’이다.
크로스 챔버는 유럽 각 지역에서 솔로이스트와 오케스트라 연주자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이 독일 쾰른에서 2000년에 창단하였다. 그 동안 24회의 정기적인 연주회와 초청연주회에서 탁월한 연주력과 우수한 음악성으로 독일 음악계의 찬사를 받고 있으며, 저명한 연주자들과의 협연을 통해 최상의 음악을 재창조하고 다양한 음악활동으로 사회에 봉사하며 인류애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첼리스트로 음악을 시작한 서진은 크로스 챔버가 창단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첼로 단원으로 활동했고, 당시 크로스 챔버는 트리오, 퀸텟 등 실내악을 연주하는 규모였다. 그러다가 2005년 지휘로 전공을 바꾼 서진은 단원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오케스트라로 재정비해 지휘자로 지금까지 이끌어 오고 있다. 크로스 챔버는 “풍부하고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감, 절묘한 앙상블, 시대별 작곡자들의 내면의 사상을 깊이 있는 음악적 해석으로 연주한다”는 호평을 받으며 유럽에서 한국 연주자들의 음악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리고 지난 해 첫 내한 공연을 통해 고국 무대에 선 그들은 올해에도 한국을 방문해 8월 9일 세종 체임버홀에서 초청 연주회를 가졌고, 헤이리에서도 연주회를 선보였다.
“크로스 챔버에서 활동하던 단원들이 예전에는 학생들이었고 실력도 비슷비슷했지만 이제는 유럽, 한국 등지에서 전문 연주자로 자리 잡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원들이 한국에서의 연주를 위해 일부러 휴가를 내고 모여서 4박 5일 합숙을 하며 매일 10시간씩 연습을 했어요. 그것이 이제는 크로스 챔버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그날 이들이 선보인 작품은 멘델스존의 「현을 위한 교향곡 작품10 나단조」,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제23번 가장조 작품488」(협연: 피아니스트 이진상),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 작품4」였다.
“저희는 비영리 단체라 연주료가 없습니다. 단원들이 각자 활동으로 바쁘지만 크로스 챔버 연주를 위해 직장을 내려놓고 오는 것이라 자주 연주회를 갖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한 번 한 번의 연주를 귀하게 생각하고, 불우한 이웃에게 음악으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도구로 쓰이길 원합니다. 그리고 저희 모토가 ‘죽을 때까지 성장하자’예요. 단원들과 제가 크로스 챔버를 통해 음악적으로 성장했듯이 앞으로도 그러하길 기대합니다.”
 
지휘자 서진은 서울예고 재학 시 도오하여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수학했으며, 독일 쾰른 국립음대, 스위스 바젤 국립음대 최고전문연주자과정을 최우수성적으로 졸업하고,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 음악대학원 지휘과(Prof. Christian Ehwald, Prof. Hans-Dieter Baum 사사)를 최고점수로 졸업하였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개최된 제4회 로브로 폰 마타치치 국제지휘콩쿠르에서 Papandopulo 현대음악상을 수상하였으며, Greece Dimitris Mitropoulos 국제지휘콩쿠르 세미 파이널리스트, Poland Grzegorza Fitelberg, Italy Antonio Pedrotti, Spain Cadaques 국제지휘콩쿠르 본선에 진출하였다.
“지휘자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 지휘에 재능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주변 분들께서 격려, 응원해 주셔서 용기를 얻었고, 길도 쉽게 열린 편이었습니다. 지휘 전공으로 학교 입학도 어렵지 않았고, 큰 국제 콩쿠르의 결승까지 오른 것을 보며 스스로도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물론 분명 실력이 더 향상된 것 같은데 한동안 콩쿠르 초청장을 못 받은 때도 있었고요. 지휘자로서 깨지고, 칭찬 받기를 반복하며 조금씩 노련해진 듯합니다. 처음에는 서툰 지휘자라 크로스 챔버 단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조금 역전된 것 같아요(웃음). 어떤 무대이든 단원들이 좋은 지휘자라고 인정해 줄 때 가장 기쁩니다.”
서진은 2010년 유능한 젊은 지휘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독일 오케스트라협회 주최 제8회 베를린 Interaction Conducting Workshop에서 4인의 유망 신예지휘자로 선정, Critical Orchestra(20개 오케스트라 악장들과 수석단원으로 구성)를 지휘하여 극찬을 받았으며, 러시아 St. Petersburg State Capella Symphony Orchestra, 독일 Brandenburg Symphoniker, 스페인 Cadaques Orchestra, 이탈리아 Zandonai Ensemble Orchestra, 그리스 Megaron Orchestra, KBS교향악단, 서울시향, 부천필, 예술의전당 기획 베스트 클래식, 11시 콘서트, 포항시향 등을 지휘하여 섬세한 지휘 테크닉과 탁월한 음악적 해석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또한 2012년 독일 Lubeck Symphony Orchestra, 폴란드 Gorzow Philharmonic Orchestra, Brandenburger Symphoniker를 지휘하며 유럽과 한국에서 차세대 젊은 지휘자로 각광 받고 있으며, 독일 Luebeck Theater의 상임지휘자인 Roman Brogli-Sacher의 어시스턴트로 활동하였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10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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