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소프라노 박혜진 / 음악춘추 2012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5. 3. 15:28

 

소프라노 박혜진

뉴서울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 부인으로 출연

 

현재 단국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소프라노로서 작년 124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테너 김동규와 듀오 콘서트를 가졌고, 지난 412일에는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개최된 신춘 음악회 '봄의 소리 왈츠' 등에 출연한 박혜진이 이번에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으로 청중과의 만남을 갖는다.

56일부터 6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개최되는 제3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중에서 11일부터 13일까지 공연되는 뉴서울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 부인으로 출연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발사였으나 현재는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이 된 피가로와 백작의 시녀인 수잔나와의 결혼을 주제로 하는 이 오페라는 코믹하지만 음악으로 인간의 심리를 묘사한 모차르트의 통찰력과 천재적인 창작기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소프라노 박혜진은 미국 뉴욕 유학시절 참가한 서머 캠프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 몇 작품을 모아 공연한 갈라 콘서트에서 피가로의 결혼의 백작부인으로 출연한 적이 있으며, 전체를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가로의 결혼을 보면 수잔나, 피가로 등 대부분 활동적인 성격이고 코믹한데 백작 부인은 백작 부인이란 이유만으로 우아한 척 행동합니다. 그래서 저도 우아하기보다는 철없으면서도 요즘 드라마를 보면 나오는 약간 푼수끼 있는 아줌마스러움을 가미해서 재미있는 백작 부인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사실 제가 겉보기엔 얌전해 보이지만 성격이 활동적이거든요(웃음)."

덧붙여 박혜진은 요즘 사회적으로 불륜 사건이 문제시되고 있는데, 피가로의 결혼1786년 작곡되었지만 오늘날과 비슷한 내용이라며, 바람둥이인 백작으로 인해 백작 부인이 자존심이 상함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을 보며 현명한 여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자로서 국민대, 추계예대, 상명대, 백석대 등에 출강하며 2009년부터 단국대 음대 초빙교수로 재직한 박혜진은 지난 해 3월 교수로 선임되어 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제가 음대에서 막내 교수이고, 기호와 성향이 학생들과 비슷해서 그런지 언니, 동생 같은 분위기예요(웃음). 학생들과 친근하게 지내다 보니 저를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서 고민이기도 하지만(웃음), 학생으로서 자기 계발에 소홀한 학생들에게는 엄하게 대한답니다."

요즘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그녀에게 과거 어떤 학생이었는지 질문하자, 사실 대학생 때는 잠시 방황(?)을 하기도 했었다며 자신의 학창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성악을 공부한 박혜진은 예원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예고 수석 입학에 이어 연세대도 수석 입학 할 정도로 일찍이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에 비해 성악을 오랜 시간 공부한 탓에 흥미를 잃어 음대에서의 생활보다는 동아리 활동, 다른 과 친구들과의 만남이 더 즐거웠던 그녀는 어느 날 더 이상 1등이 아닌 자신의 위치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학업에 열중하기 시작해 미국 유학 길에 올랐고, 맨해튼 음대를 졸업한 후 미국 CUNY(뉴욕 시립대학교)에서 성악과 박사과정을 수학했다.

 

소프라노 박혜진은 뉴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저지 코리안 심포니, 프라하 필하모닉 등과 협연했으며, 모차르트의 다장조 미사, 슈베르트의 사장조 미사,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 포레의 레퀴엠, 헨델의 메시아등 수많은 오라토리오 공연의 독창자로 무대에 섰다. 또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함께 하는 사랑의 음악회에도 출연한 바 있으며, 오페라 라 보엠, 마술피리등에 주역으로 출연한 경험이 있다.

 

배주영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