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베르가모 도니제티 국립음악원
보컬 테크닉 전문 교수 안토니노 탈리아레니(Maestro Antonino Tagliareni) / 더뮤직 2018년 5월호
Cantarparlando(칸타르빠를란도) 발성 테크닉
그는 본디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어느 날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베이스 니콜라 로씨 레멘티가 안토니노 탈리아레니가 연극 무대에서 성악가 역을 맡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연극이 끝난 후 분장실로 그를 찾아왔다. 그리고 안토니노 탈리아레니에게 자신의 집에 초대를 한다. 당시 안토니노 탈리아레니는 30대 후반이었고 레멘티 교수는 60대 후반의 나이로 그는 안토니노를 자신의 아들보다 더 예뻐했다고 한다. 이를 본 아들은 레슨을 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시기를 했다. 레멘티 교수가 인디애나주립대에 스카우트가 되어 가게 된 전날 안토니노에게 할 말이 있다고 그를 찾았다. “난 잘 몰라! 네가 나에게 레슨을 해달라고 했는데 네가 갖고 있는 그대로 노래를 해라...” 오페라 연기를 바탕으로 한 아이디어, 즉 연기 속에서 성악 테크닉의 솔루션을 연구, 개발하여 클래식, 대중음악, 연극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의 보컬 테크닉을 지도하는 전문 교수로 후학을 이끌고 있다.
직접 고안? 완성한 발성기법, Cantarparlando 발성 테크닉 전수
안토니노 탈리아레니 교수는 로마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오라치오 죠반질리, 알바마리아 세타촐리 등 이탈리아의 유명 연출가들에게 연기수업을 받았으며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베이스 니콜라 로씨 레멘티에게 성악을 사사한 후 베르디 국제 성악 콩쿠르에 입상하여 오페라 가수와 오페라 연출가로도 활동하는 등 다방면의 예술적 소양을 쌓아온 다소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또한 쟌카를로 스브라지아 극단에 소속되어 전문 연극배우로 활약했으며 현재까지 이탈리아 음악, 연극분야의 대가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5년에 리코르디에서 발간된 바로크와 르네상스 시대 다성 음악의 형식과 표현을 분석한 피오렐라 카펠리의 저서 '다성 음악 분석'을 감수하는 등 저술분야까지도 활동 범위를 넓혀 왔으며 최근엔 그간의 다양한 공연예술분야의 활동 중에 직접 고안하고 완성한 발성기법을 다룬 책이 출간을 앞두고 있는데 그가 쓴 <Cantarparlando(칸타르빠를란도) 발성 테크닉>의 개요를 잠깐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모든 악기는 각기 다른 고유의 음색과 연주기법을 갖고 있지만 모두 그 고유의 소리를 통해서 음악을 연주하고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목소리를 내는 악기인 성대는 사람의 몸 안에 있으며 개인마다 다른 고유의 목소리는 음악을 실현하기(노래하기)에 앞서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졌고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더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므로 이 발성 테크닉은 성대라는 발성기관이 언어와 음악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행할 때, 즉 노래를 할 때 음악(소리)이 언어를 희생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결론을 바탕으로 고안된 발성 테크닉인 것이다.”
이 테크닉의 명칭은 노래를 하기 위해,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소리를 내기 위해 타고난 고유의 음색과 언어가 모호해지거나 방해 받지 않으면서 음악을 실현하는 ‘Cantarparlando(말하듯 노래하기)’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이것은 발성기관 본래의 성질은 언어의 도구이며 소리의 도구이기도 한데 어떤 노래를 하던지 고유의 또렷하고 명료한 언어(모음)를 바탕으로 한다면 노래라는 것은 전혀 힘들거나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며 마치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 어려움 없이 쉽고 자연스럽게 말하듯 노래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 발성법은 음악적 소양 위에 발성에 대한 사고의 전환과 그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그 개념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적 소양 위에 발성에 대한 사고의 전환 그 개념을 증명
나이를 막론하고 자신의 전공을 막론하고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전공자들 할 것 없이 그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하면 성악을 배우는 것이 즐겁고 노래하기가 흥미롭다고 그의 레슨을 받은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 사람들은 목청이 좋고 노래를 좋아하고 흥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게 성악가 기질이 있어 목소리가 크고 훌륭하다. 하지만 그 반면에는 표현력이 별로 없다. 나와 함께 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소리를 내는 것에 집중을 하고 있다. 성악은 가사전달, 내용 대사가 중요하다. 지나치게 소리를 바탕으로 크게, 예쁘게 하는 것에만 집중하여 반짝하는 가수가 많다. 한국인들은 극장에서 7~8년을 버티는 사람도 없다. 한국에 빨리 귀국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처럼 느껴 질 정도로 단기적인 교육에 그들은 치중하는 경향이 짙다...”
특히 한국의 테너들은 깊게 노래할 수 있고 볼륨이 작아지지 않고 편안히 부를 수 있어 안토니노 교수를 많이 찾는다고 인터뷰의 통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윤순 씨는 안토니노 교수의 티칭을 받고자 하는 학생과 성악가 그리고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줄은 잇는다고 그의 교수법-Cantarparlando(말하듯 노래하기)를 통해 자신도 배움이 확대되고 있다고 존경의 마음을 나탠다.
현재 수많은 세미나에 초청되어 발성법 강의를 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유수의 성악가, 가수, 배우는 물론 합창단, 중창단, 보컬 그룹 등 수많은 연주단체의 발성코치로 활약하고 있고 50년 전통의 ‘아레초’ 합창 아카데미 보컬 테크닉 전문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3년 국립 콘서바토리로 승격된 국립 이탈리아 밀라노 시립음악원(Milano Civica Scuola di Musica) 보컬 테크닉 전문 과정인 Recitarcantando-Cantarparlando(연기하는 노래-노래하는 말)의 교수로 초빙되어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현재는 베르가모 도니제티국립음악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글_동경채. 사진_김문기<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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