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기자 리포트 - 왜 피아노 학원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가? / 음악춘추 2013년 11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12. 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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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리포트
왜 피아노 학원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가?

 

콩쿠르 입상 등의 건으로 학생들의 인터뷰를 진행해보면 대부분의 경우 어렸을 때 피아노 학원을 통해 음악을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 기자 역시 초등학교에 진학하며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해 고학년 때까지 다녔고, 주변 여자 친구들 중에서도 피아노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를 위해 십여 년 만에 다시 찾은 피아노 학원은 어린 시절 기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우선 피아노를 배우는 남학생들이 예전보다 많아졌고, 학원에서 피아노 외에 바이올린, 플루트 등의 악기도 지도하고 있었으며 리코더, 단소 외에 오카리나, 장구 등의 특강도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학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기자가 경험한 학원들이 특별히 규모가 크거나 작지 않은 보통의 동네 학원임을 감안하면 대개의 경우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피아노 학원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요즘, 그 이유를 살펴보고자 몇 년 만에 다시금 피아노 학원들을 방문, 학원 운영자들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한국학원총연합회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까지 16,000여 개에 달하던 전국의 음악학원이 2009년 15,070개에서 2010년 15,142개로 소폭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2011년 14,935개, 2012년 14,889개, 올해 7월 자료에 의하면 14,659개로 계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이다.
취재에 응한 곳은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로뎀음악학원’(이하 로뎀), 중랑구 신내동의 ‘그랜드피아노학원’(이하 그랜드),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달란트 음악원’, 울산의 ‘레몬트리 피아노 학원’(이하 레몬트리)이다. 이 중 달란트 음악원은 일반적인 음악 학원이 아닌 입시 전문 학원이라 별도의 페이지에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로뎀’은 대형 상가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앞뒤로 목동아파트 단지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건물 안에 들어서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학생들로 북적였고, 건물 안내도를 보니 학원 전문 상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십 개의 학원이 밀집되어 있었다. ‘로뎀’의 김민정 원장은 바이올린 전공으로, 오케스트라 활동과 개인 레슨을 병행하다가 상가가 건립된 2006년부터 학원을 개원해 운영 중이다. ‘로뎀’은 관현악 전문학원으로 출발했으나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피아노도 개설한 케이스이며, 학원명도 로뎀음악학원으로 변경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음악 학원들과 달리 총 원생수 90여 명 중 관현악이 70명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로뎀’에는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플루트, 피아노, 가창 클래스가 개설되어 있고, 악기별 전공 강사들이 정해진 요일에 수업을 진행한다.
최선영 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레몬트리’는 울산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곳인 옥동에 위치하고 있다. 울산의 초등학교 중에서 해외 어학연수 붐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 옥동이다. 최선영 원장은 작곡을 전공하고 부실기로 피아노 과목을 이수했으며, 3년 전 ‘레몬트리’를 새로 개원해 피아노 및 이론 교육만 실시하고 있다.
두 원장이 새롭게 학원을 개원해 처음 운영을 시작한 것과 달리 ‘그랜드’의 전효록 원장은 개원한 지 몇 년 된 학원을 인수했으며, 그 역시 이미 4년 전에 10개월 정도 학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다. ‘그랜드’ 역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같은 층에 다른 피아노 학원이 영업 중이었다.
전효록 원장은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졸업 후 학원을 운영하던 중 치열한 피아노 학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미할 수 있는 아이템을 구상, 영어 티칭을 접목하고자 호주로 유학을 다녀왔고, ‘그랜드’를 인수했다. 그래서 올해 5월 중순부터 다시 학원 운영을 시작했으며, 영어 동요(영어 수업)를 학원의 특징으로 내세웠다.
전효록 원장이 이 학원을 인수할 당시 학생 수는 20명이 채 안 되었으며, 몇 년 사이에 원장이 두 번이나 바뀌어 학부모들, 학생들의 학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랜드’ 역시 피아노 외에 바이올린, 플루트, 클라리넷, 첼로는 정해진 요일에 전공 강사들이 학원을 방문한다.
대략적인 학원 소개를 들은 후 개원 후 학생 수의 변화가 있는지 질문하자 다양한 답이 돌아왔다.
우선 개원 7년 차의 김민정 원장은 5-6년 전에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든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저출산의 여파였다고 할 수 있다. 개원 당시에는 근처 초등학교의 1학년을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수가 35명이었는데, 개원 후 1년이 지났을 때인 2007년에 25명으로 줄었고, 그 때를 기점으로 학원의 학생 수도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후 원생수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현재 원생수는 개원 초기보다 40퍼센트 정도 줄어든 상태이다.
하지만 ‘레몬트리’는 2010년 새롭게 개원한 곳이지만 주3회 수업 시스템으로 타 학원보다 1:1 레슨 시간이 길며, 맞춤식 교육이라는 장점을 내세워서인지 원생 모집이 무난하였으며, 어느 정도 인원이 모집된 후 지금까지 특별히 원생이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고 비슷한 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효록 원장은 학생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또한 방학이 있는 여름과 겨울에는 어학 연수, 여행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주된 수강 연령층은 초등학생이었으며, 초등학생 중에서도 3∼4학년이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김민정 원장은 “일반 피아노 학원의 경우에는 피아노, 바이올린을 초등학교 3학년까지만 다니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로뎀의 경우는 원장이 바이올린 전공이라 바이올린 원생이 가장 많고 고학년도 있어 예외에 속한다). 그리고 “관악기는 악기 특성상 초등학교 고학년 때 시작하므로 고학년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피아노 학원을 그만 두는 연령이 예전보다는 어려졌는데, 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수록 학부모들이 중학교 공부에 대비해 국어, 영어, 수학 등 학교 주요 과목에 더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예능 교육은 소홀히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11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그랜드 음악학원 전효록 원장

 

 

 

 

 

 

 

로뎀음악학원 김민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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