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서계숙
지난 1월 19일,(2012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제13회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서계숙 동창회장님을 만나 뵙게 되었다. 60년에 서울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이후로 많은 시간 음대와 함께 하신 동창회장님은 그 오랜 시간만큼이나 음대에 대한 애정이 깊어보였다.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피아노과 발전기금 후원회장 등 많은 일을 바쁘게 하고 계셨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서계숙 동창회장의 모습은 무척이나 멋져보였다.
서울대 음대와 함께하신 기간이 정말 길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아주신다면?
52년도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서 60년도에 졸업하고, 69년도부터는 음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그땐 항상 모든 것이 열악했기 때문에 과의 발전을 따질 겨를이 없었어요. 본부에서 내려오는 과 운영비는 한 학기에 10만원밖에 안되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외국인 교수를 데려와서 특강을 하려면 교수들이 직접 자기 호주머니 털어 서 돈을 내야 됐었죠. 그때의 열악한 상황을 보고 과 발전기금을 모으기로 결심했고, 그때부터 피아노 과 발전기금 후원회가 생겼어요. 이렇게 하고 나니 그제야 뭔가 제 마음에 짐을 덜은 것 같았어요.
동창회장을 맡으시며 어떤 일을 하셨나요?
예전에 교수직을 맡고 있을 때 외국에서 손님들 이 오시면 학교를 보여 달라고 하셨어요. 근데 그 때 보여줄 게 참 없었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께 보여 주고 싶은 건, 해방 이후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사람들이 한국의 음악계를 이끌었다는 것. 그걸 보여 주고 싶더군요. 그런 생각을 교수직을 맡고 있을 때부터 하고 있긴 했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지는 못 했었죠. 그런데 이제 동창회장을 맡게 되니, 그 일을 해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역사자료관을 만들기로 했어요. 지금은 1회부터 10회 졸업생들까지의 자료를 모아놓은 상태에요. 아직 찾지 못한 자료가 많이 있어요. 작곡가들의 필사본과 그 당시의 사진들을 많이 모으고 싶어요. 이 일은 너무 중요한 일이지만 너무 큰일이어서 앞으로도 동창회장을 맡으실 분과 음대 학장님이 계속 힘을 합쳐서 꼭 잘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우리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발자취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렇게 어려울 때도 선배들이 음악에 대한 큰 열정을 가지고 활동을 했다는 걸 보여주면 우리 후배들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열정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하고 싶은 대로, 끝까지 공부해라. 다른 유산은 없다. 공부하는 것만 도와주겠다. 실력을 최대한으로 쌓아라”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런 마음가짐으로 계속 피아노를 놓지 않았던 것 같아요.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어나서 그 날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입니다. 매일매일 이런 마음으로 살다보니 많은 일을 하게 된 것 같네요.
서울대 음대와 재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우선 서울대학교가 법인화가 되어서 많이 발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음악대학도 거기에 맞춰서 함께 발전해야겠지요. 음악대학의 모든 사람들이 편협한 생각을 가지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학생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음악을 가장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에요. 이 길 아니면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또, 학생들이 음악을 공부하면서 다른 예술들도 많이 접하면서 견문을 넓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 유학시절, 교수님께서 피아노만 계속 치다가는 피아노 쟁이 된 다고, 나가서 미술관도 좀 다니라고 말씀하셨던 생각이 나네요. 그 때 현대미술 전시를 보며 볼 때는 “대체 이게 뭔가?” 싶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때의 경험들이 참 많은 감정을 일으켰던 것 같아요. 지금 당장 좋지 않을지라도 많이 보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또 신문도 많이 읽고 책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고요. 이런 식으로 견문을 넓히다 보면 더욱 더 깊은 음악이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글․학생기자 신예슬(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소식지 9호 기사)
사진. 김문기
피아니스트 서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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