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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 작곡가 신동수 / 2014년 8월

언제나 푸른바다~ 2018. 1. 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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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 작곡가 신동수(음악춘추 2014년 8월호)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비통한 심정을 극적인 구성과 웅장한 하모니로
절묘하게 표현한 명가곡 ‘산아’의 작곡자

한국가곡 ‘산아’를 작곡한 신동수를 만나 보았다. 자그마한 키, 까무잡잡한 얼굴, 그리고 해맑은 웃음을 지은 작곡가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곡과 일 그리고 음악세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가곡 ‘산아‘의 작곡 동기

작사자이신 신홍철님은 저의 아버님이십니다. 1923년 함경남도 안변에서 태어나 1951년 한국전쟁 당시 월남하셨니다. 평생을 언론인으로 활동하시며 틈틈이 고향에서의 추억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집을 발간하하셨는데,  ‘산아’는 아버님의 첫 번째 시집 〈고향에 부치는 노래〉의 중심이 되는 시입니다. (함경남도 안변에 소재한 황룡산) ‘산아’는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난 아버님의 비통한 심정을 애절하게 그린 시인데, 작곡자인 저는 그 감정을 극적인 구성과 웅장한 하모니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곡은 1983년 제가 대학교 4학년 때, 당시 3학년이던 바리톤 고성현과 함께 제3회 MBC 대학 가곡제에 참가하여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적지 않은 성악가들이 연주하고 음반으로도 발표하였으며, 성악을 전공하는 학생들 특히 바리톤에게는 누구나 한 번씩 도전해 보는 곡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물론 일반인들이 쉽게 애창할 수 있는 곡은 아니지만, 많은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곡이 되었습니다.
곡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분 모두 단조로 시종일관 비장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곡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오페라 아리아와 같은 극적인 표현력을 요구하며, 곡의 스케일이 매우 커서 성악가의 기량을 발휘하기에 적절하여 국내외 콩쿠르의 본선 자유곡으로 많이 연주되기도 합니다.


한국가곡의 활성화에 관한 의견 및 바람

한국 가곡이란 ‘우리글(우리말)로 된 가사를 가지고 창작된 예술성 있는 노래’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서양음악이 도입된 이후 많은 훌륭한 가곡들이 작곡되어 왔습니다. 한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고등학교 음악수업에서 웬만한 대표적인 한국 가곡들은 교과서를 통하여 노래 불려졌으며, 그 때 배운 노래는 평생 잊혀지지 않고 귓가에 맴도는 가락을 흥얼거릴 수 있음을 기성세대들은 모두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입시 교육에 찌든 학교 교육 현장에서는 정상적인 음악 수업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동요보다는 가요에 더 관심이 많아 잘 부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모를 포함한 어른들은 이에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으니 하물며 가곡이야 말해 뭐하겠습니까! 가곡은 소수의 애호가들이나 관심 갖고 즐기는 음악이 되어 버린 지 오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교육 당국은 불합리한 교육과정을 개편하여 음악 시수를 늘리고, 보다 건전하고 충실한 음악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하는 바입니다. 잘 알려진 검증된 작품뿐 아니라 역량 있는 작곡가들의 좋은 작품들도 성악가들의 연주회에서 자주 연주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최근 들어 한국 가곡을 독창회에서 연주하면 격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 듯한데, 이는 작곡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곡이 연주자의 입장에서 공감되며, 청중에게도 무언가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예술성은 물론 어느 정도의 대중성도 고려된 노래를 작곡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문화 당국과 방송 등의 매스컴이 우리 노래와 창작 예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국 가곡의 활성화를 위하여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한국 가곡 작품의 경향
현재 작곡된, 작곡되고 있는 한국 가곡은 크게 두 가지의 유형이 있다고 보며, 나름대로 각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애창 가곡으로 대중성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과거 홍난파와 현제명의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화성이나 선율의 진행에서 그것이 그것인 채 독창성이 부족하고 구태의연하여 예술성은 많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다른 하나는 현대 기법에 의한 작품으로 예술성을 추구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성악가나 청중의 입장에서 대중성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관계로 단지 일회성으로 그칠 우려가 높은 가곡입니다. 창작에 있어서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저는 부족하나마 이 두 가지를 함께 추구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
우선 작곡가 정태봉, 이순교, 이인식, 조상욱, 박원준, 그리고 여러 성악가,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하는 ‘우리 노래 펼침이’ 활동을 계속 발전시켜 나아갈 것입니다. 해마다 펼쳐지는 정기연주회가 올해로 10회째가 되었으며, 오는 11월 11일 이른 바 빼빼로데이에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한편 드디어 완성한 오페라를 최고의 연주장에서, 최고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그리고 최고의 성악가들과 함께 공연하여 저의 오랜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오페라의 내용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문희의 설화를 소재로 한 신라시대 이야기입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저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자그마한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베이스 파트로 합창 활동을 해온 저는 노래(성악?)를 너무 좋아하기에 대부분은 성악곡으로 채우고, 사이사이에 비록 아마추어의 서툰 솜씨지만 악기(피아노, 색소폰, 클래식 기타) 연주도 곁들이려고 합니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바로 선화예술고등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지 벌써 30년이 흘렀습니다. 예고에서 가르치다보니 그 동안 배출한 음악 전공 학생들만 하여도 7,000명쯤 되는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예고에 다니는 음악 전공 학생 중에서도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음악에 미쳐있는 학생은 얼마 되지 않았었다는 것입니다. 일단 다른 어떤 것(친구, 스마트 폰, 컴퓨터 게임, 자신의 외모 가꾸기 등)보다도 먼저 음악에 빠지고, 음악에 몰입하고, 음악을 즐길 줄 아는 학생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신의 전공은 물론, 다른 전공의 음악까지 폭넓게 음악을 감상하고, 미술과 문학 등 다른 예술에도 관심을 가져보기를 권합니다. 여기에 역사, 문화와 과학 등에도 주의를 기울인다면 단순한 예능인(음악 기술자)이 아닌 아티스트, 즉 진정한 예술가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곡가 신동수
서울대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과 졸업/ 제3회 MBC 대학 가곡제 대상 수상/ 현재 선화예술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


사진_김문기 사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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