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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터넷쇼핑몰 장사 10년 해보니...

언제나 푸른바다~ 2007. 8. 2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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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0년도 중반부터 시작된 인터넷쇼핑몰. 어느덧 인터넷 쇼핑몰로 장사를 해본 지도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대기업 쇼핑몰에서 패션팀을 맡기도 하고, 개인 브랜드를 런칭하며 인터넷과 오프라인에서 전개를 해보면서 갖게 된 생각은 '만만한 장사 없다'라는 것.

 

1990년대 중후반, 초창기엔 기업체의 구매 부서 업무 편리를 위해 구매업무 위주로 개발된 인터넷 상품 구매 시스템이 발전하더니 B2B, B2C, C2C란 생소한 용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인터넷 쇼핑몰이 활성화되면서 덩달아 즐거운 비명을 지른 곳이 웹디자인 학원들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겠다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수강을 하고, 뒤이어 몇 년간 발 딛을 틈 없는 문전성시까지 이루었다. 인터넷 쇼핑몰을 하려면 프로그램 개발과 사이트 디자인이 필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학원을 찾았던 것.

 

사업 초창기에 프로그램과 웹디자인을 배워 인터넷쇼핑몰을 개발한 사람들은 많은 비용을 받고 쇼핑몰을 개발해주며 승승장구하였고, 이제 인터넷 쇼핑몰 개발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대기업의 인터넷쇼핑몰 운영이 시작되고 임대형 쇼핑몰 사업자까지 등장하면서 다시 판세는 바뀌었다. 복잡한 프로그래밍과 웹디자인을 몰라도 인터넷 쇼핑몰을 하는데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이때 뜬 직업은 MD. (혹자는 '뭐든지 다한다'의 약자가 MD라고 한다)

 

넘치는 공급자가 있는데, 물건을 팔 쇼핑몰은 너무 적었고, 기존 대기업 계열 쇼핑몰에서 MD로 일하는 사람들의 주가도 치솟았다. 바로 생겨난 것이 MD 양성학원도 있었으니 MD가 대우 받고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 MD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사람들은 다시 MD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몰이 부족하자 후속 쇼핑몰도 많이 생겨났다. 단지, 좋은 상품과 가격이 저렴한 상품만 있다면 물건을 팔 쇼핑몰은 많이 있었다.

 

이 시기에 동대문시장에는 인터넷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시장 상인들은 지방 매장 상인들보다 물건 수량도 적은 이들을 처음엔 그다지 관심에 두질 않았다. 오히려, 자기 매장에 오는 사람들에게 “매장용이냐, 인터넷용이냐?”를 묻기 일쑤였다.

 

그러나, 대기업 인터넷 쇼핑몰과 임대형 쇼핑몰을 통한 상품 판매 수량이 늘면서 동대문시장 상인들의 시야도 달라졌다. 자기 매장에 오는 인터넷 쇼핑몰 판매자들을 고객으로, 거래처로 대우해주기 시작했으며, 서서히 자신들도 온라인 쇼핑몰 장사를 할 준비를 갖춰갔다.

 

그러자, 사태는 다시 반전되었다.

 

대기업 인터넷 쇼핑몰에 입점하는 판매자들이 '상품중개상'이 대다수였던 반면, 동대문시장 상인들은 직접 입점을 통해 기존 가격에서 중간 가격을 뺀 낮은 단가에 장사를 시작했고, 동대문시장에서 물건을 사서 재판매를 했던 중간 판매자들이 설 곳이 줄어들었다.

 

인터넷 종합쇼핑몰 입장에선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 사이트 방문자들에게 경쟁 사이트보다도 낮은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으니 매출 증대에 효자 노릇을 한 셈이었다.

 

일부 종합쇼핑몰은 아예 ‘동대문상품’ 코너를 따로 개설하며 동대문시장 상인들의 입점을 돕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밀려난 개별 판매자들은 눈을 돌려 독립형 온라인 쇼핑몰을 찾게 되었고, 자신들이 직접 만든 디자인의 상품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고객 리스트를 활용해서 장사를 시작했다. 백화점 형태로 매장을 임대하는 컨셉으로 운영되던 종합쇼핑몰과 로드샵 형태의 개별 쇼핑몰로 나뉘게 된 것이다.

 

그러자 때마침, 인터넷쇼핑몰계에 장사할 자리만 빌려준다는 '시장' 개념의 마켓이 등장하는데. 종합쇼핑몰과는 다른 개념인 ‘오픈마켓’이 등장하게 되면서 대기업 위주의 종합쇼핑몰의 위상이 흔들리고 온라인 쇼핑몰 구도가 바뀌게 되었다.

 

대기업 위주의 종합쇼핑몰에서 장사를 하던 판매자들은 동대문 시장 상인들과의 경쟁에서 보여준 종합쇼핑몰 측의 태도에 신뢰를 갖지 못한 상태였고, 오히려 종합쇼핑몰보다도 더욱 낮은 가격에 자신들이 직접 판매가 가능한 오픈마켓을 선호하게 되었다.

 

판매자와 종합쇼핑몰 간의 세력 다툼에서 판매자를 위주로 한 시장으로 재편되는 단계가 된 것이다.

 

물론, 종합쇼핑몰은 그 생존을 유지해오고 있긴 하지만, 그 명맥만을 지키는 실정이고, 시장 상황은 저렴하고 좋은 물건을 찾는 일반 소비자 심리대로 오픈마켓으로 옮겨진지 오래였다.

 

하지만 문제의 열쇠는 항상 소비자였다. 소비자는 다시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었다.

 

동대문시장의 물건에 싫증난 탓에 오픈마켓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출현으로 수출입 상품과 해외 상품까지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자 앞다퉈 쇼핑을 해댔지만 그마저도 싫증났고, 이젠 자기들만의 콘셉대로, 스타일대로 패션을 뽐낼 수 있는 시장을 찾아 독자적인 쇼핑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 비로소 자기 콘셉을 유지해온 개별 쇼핑몰들이 힘을 얻었고, 부랴부랴 오픈마켓에서는 쇼핑 고객들의 패션 감각을 깨우쳐줄 스타를 내세워 '스타샵'이라는 장르를 선보였다.

 

스타의 패션 감각을 쇼핑고객에게도 전달해준다는 취지였다. 오픈마켓을 빠져나가던 쇼핑객들의 발걸음이 멈춰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시대의 패션 아이콘인 스타를 보며 그를 흉내낸 패션 상품을 사기 시작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스타의 스타일을 연구하며 자기에게 맞는 독특한 스타일을 생각하기에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는 역시 빨랐다.

 

스타를 따라하던 쇼핑객들은 스타들이 입는 상품이 예전의 동대문 상품인 것을 알기 시작하면서 스타샵에서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때 발맞춰 스타샵을 통해 패션 사업의 재미를 알게 된 스타들이 자기 이름을 내세워 스타 브랜드를 선보이게 된다.

 

인터넷쇼핑몰과 TV홈쇼핑에서 판매를 시작한 스타 패션 브랜드들은 동대문시장 상품과의 차별화를 내세우며 브랜드로서의 도전을 시도했지만 품질과 가격 문제, 그리고 기존 패션 유통망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앞으로 남고, 뒤로 손해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태는 더욱 안 좋았다. 얼마 전 인터넷 판매자들 사이에 '세금폭탄'이라고 불리는 세금까지 떨어졌다. 그렇다면, 판매자들이 힘들고 손해를 보는 동안 '똑똑한 소비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수년 간 인터넷 쇼핑몰과 각종 패션 사이트를 통해 전문가다운 고급 패션지식을 갖게 된 쇼핑객들은 자기 자신만의 스타일 꾸미기에 직접 나서며 아이템 별로, 가격대별로 쇼핑 정보를 보유, 특정 인터넷 쇼핑몰과 특정 사이트에서 브랜드 쇼핑을 하게 되었다.

 

'브랜드 쇼핑'이란 자기가 좋아하는, 자기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골라서 브랜드 팬클럽을 결성하는 단계를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회사와 통화하고 대화하며 새로운 디자인도 제시하고, 상품 개발에도 참여하며 브랜드의 가족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은 잘 알고 있다. 또 어느 곳에선가 새로운 패션 시장이 나타나면 소비자들은 옮겨갈 것이고, 그 때를 대비해서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

 

어느 때부터인가 온라인 쇼핑몰들의 상품 소개 페이지에서 제품 사진이 패션 잡지 화보화 되기 시작한 시기가 이러한 쇼핑몰 운영자들의 움직임과 맞물려있다.

 

온라인쇼핑몰들은 변화 주기가 빠르고, 소비자의 쇼핑 경향이 시시각각 변하는 국내 여건 대신이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고, 또는 패션 브랜드화하여 오프라인 고객으로까지의 확장을 꿈꾸고 있다.

 

그 과정 상에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소개 페이지 사진이 패션 잡지화 되었던 것이다. 온라인쇼핑몰들이 상품 소개 페이지를 잡지 화보처럼 꾸미기 시작하면서 히트 상품으로 DSLR이 나오고 동영상 쇼핑몰이 붐이 일면서 동영상 캠코더가 다시 히트 상품이 되었다.

 

그러나, 요즘 인터넷쇼핑몰은 진퇴양난의 암중모색에 빠졌다. 다양한 이벤트와 미끼상품, 저렴한 상품, 유명 브랜드를 내걸어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싼 가격의 패스트 패션 상품만 팔리는 실정이고 보면, 각 쇼핑몰 MD들과 독립 쇼핑몰 운영자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 잡기가 어렵다고 한다.

 

싼 가격만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중국으로, 중국으로 생산을 옮겨보지만 그마저도 신통치 않다. 고객의 품질 요구는 높아지는데 싼 가격에 맞추다 보면 품질이 떨어지는게 어쩔 수 없다는 것.

 

그렇다고 가격을 높이자니 이미 싼 상품만 찾는 인터넷 고객 특성상 비싼 상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인터넷 쇼핑몰 사업자들 사이에 고민이 깊어만 간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이젠 해외로 눈을 돌릴 때이다. 내 쇼핑몰, 내 상품 갖고 중국으로, 일본으로, 미국으로 나아갈 때인 것이다.

 

다행히도 임대형 쇼핑몰 사업자 서비스업체 및 종합쇼핑몰, 오픈마켓 등지에서 해외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졌다. 아는 인맥을 풀가동해서 중국에 지사를 내고, 일본에 법인을 내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온라인 쇼핑몰의 파워 판매자들도 개별적으로 해외로 진출한 경우도 꽤 된다. 우리가 잘 아는 중국 광저우 백마 시장에서 상위 매출 10위권 매장들 중 40~50%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매장이다.

 

내셔널 브랜드들의 중국 진출이 이뤄진 후 습득한 다양한 학습 결과를 바탕으로 중소규모의 온라인쇼핑몰들이 중국으로,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글로벌 브랜드로서 도약하는 한국 온라인쇼핑몰의 미래가 기다려진다.

 

글 | '콩나물' 패션디자이너 VICTOR LEE

 

 

 

 

출처 : 인터넷쇼핑몰 장사 10년 해보니...
글쓴이 : Victor Lee 원글보기
메모 : 좋은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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