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소프라노 유영주
‘라보엠’의 미미 역으로 성공적인 첫 발걸음
지난 11월 18일∼20일, 총 3일에 걸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누오바 오페라단만의 현대적인 감각을 살린 「라보엠」(예술 총감독: 강민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총 4회의 공연 중 11월 19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린 세 번째 공연의 미미 역으로 오페라 데뷔무대에 오른 소프라노 유영주는 큰 박수갈채와 함께 성공적인 오페라 주역으로써의 신고식을 마쳤다.
유영주는 “조금 빠르게 찾아온 기회에 많이 긴장하고 걱정했는데 함께 공연한 선생님들께서 옆에서 많이 격려해 주시고 도움 주셔서 잘해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할지라도 첫 데뷔 무대였던 만큼 발전가능성을 많이 봐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라보엠」의 미미 역은 통상적으로 폐병 때문에 꽃을 수놓는 것조차 힘든 나약한 과거의 여인상이지만 누오바 오페라단의 「라보엠」에서는 기존의 가련하고 청순함보다 강하고 단호한 면을 더 중점적으로 표현하였다.
“예를 들어 기존의 「라보엠」에서는 미미와 로돌포와 처음으로 대면하는 장면에 바람 때문에 촛불이 꺼지는 반면, 제가 연기하는 미미는 로돌포를 유혹하기 위해 직접 촛불을 끄는 대담한 모습을 가지고 있죠(웃음). 기존의 사고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미미를 계속해서 생각하고 연습할수록 나약함 속에 감춰져 있는 강인한 여인이 보였어요. 그런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혼신을 다하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해 온 유영주는 목사님의 권유로 고등학교에 입학해서야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이 후 목원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시립합창단에서 활동하던 중 솔로와 합창의 다른 발성에 회의를 느낀 그는 4년간의 합창단 생활을 뒤로하고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벨칸토 창법을 배우고자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으며, 밀라노 아카데미 디플롬과 밀라노 시립음악원, 주세페 니콜리니 국립음악원을 마쳤다.
“유학 시절 사사한 Eugenia Ratti 선생님은 저의 음악이나 마음의 변화에 가장 영향을 끼치신 분이죠. 밖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가족에게 투정을 부리며 위안을 얻듯이, 많은 시행착오에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항상 다독여주시고 안아주신 분이세요. 다시 한 번 꼭 만나 뵙고 싶은 제 마음의 고향이십니다.”라며 음악적인 면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방면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은사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훗날 Eugenia Ratti 선생처럼 진실되게 음악을, 그리고 사람을 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영주는 2010년 10월 귀국 독주회에 이어 국내외 독창회 개최 및 대전시향과의 협연 등의 다수 음악회에 출연해 왔으며, 현재 레온데 앙상블과 대전 시민 천문대 별 음악회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레온데(Le onde)’는 이탈리아어로 ‘물방울’이란 뜻으로 음악이 조그마한 파장을 일으켜 사람들의 삶에 질을 높이는 거대한 파도를 이루기를 소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대학시절 은사인 강락영 교수님(목원대), 김영상 교수님(목원대)과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레온데 앙상블은 작년에 이어 지난 9월 ‘제2회 한가위 맞이 가족음악회’를 개최하여 다시 한 번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작은 음악회 등과 같은 컨셉의 공연을 기획하여 사랑의 음악전도사 역할을 펼쳐오고 있다.
이어 정기적으로 출연 중인 대전 시민 천문대 별 음악회에 대해 “연주자인 저에게도 환상적인 무대예요. 별을 바라보면서 노래를 하고 있노라면 바라는 것도 부담감도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연주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되죠.”라며 특별한 무대에서 갖는 공연에 대한 설렘을 전한 그는 앞으로 해외에서 자선 음악회를 통해 봉사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공연에 오셔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신 관객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저에게 주어진 ‘노래’라는 재능으로 봉사하며,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좋은 분들 곁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음악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글: 박진하 기자 / 사진: 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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