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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모테트합창단
다섯 차례의 창단 25주년 음악회 개최
지난 해 9월, 고음악 전문 단체인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와 함께 내한한 바흐 음악의 거장 헬무트 릴링(Helmuth Rilling)은 서울모테트합창단과 협연한 후 “Chors bleibet meine Freude(합창단이 나의 기쁨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는 바흐의 칸타타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제147번의 제목인 “Jesus, bleibet meine Freude(인류의 기쁨이 되신 예수)”를 변용한 말이다. 또한 헬무트 릴링은 “전세계에서 수많은 합창단과 연주를 해 보았지만 서울모테트합창단과 같이 바흐 음악을 잘 이해하고 독일어 뉘앙스와 표현의 문제를 훌륭히 소화해 내는 합창단이 많지 않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 공연에 동행했던 릴링의 매니저 역시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수준 높은 연주에 고무되어, 자신이 디렉터로 있는 Th ringer Bachwochen 페스티벌에 서울모테트합창단을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1989년 창단된 이래 4반세기 동안 국내 유일의 민간 프로합창단으로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준 서울모테트합창단이 올해 창단 25주년을 맞이했다. 그래서 다섯 차례의 특별한 무대를 준비 중인 그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2월 중순, 도곡동에 위치한 연습실을 방문했다. 그들은 3월 무대를 앞두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음악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오전 연습을 마치고 만난 박치용 상임지휘자는 우선 창단 25주년을 맞이하여 특별히 준비한 다섯 차례의 정기 연주회에 대한 소개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다섯 차례의 창단 25주년 음악회 개최
“올해 개최되는 다섯 번의 정기 연주회 중 네 번은 마스터 피스 시리즈(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며, 하나는 창립기념일인 7월 14일에 있을 특별 연주회(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입니다. 그 연주들을 자세히 살펴보자면 3월에는 바흐의 「H-moll messe BWV232」, 6월에 바흐의 「Motetten BWV225-230 전곡」을 연주하고, 7월에는 국내 저명연주가들과 함께 하는 ‘Friendship Concert’를 갖습니다. 그리고 10월에는 브람스의 「Ein Deutsches Requiem Op.45」, 12월에는 헨델의 「메시아 HWV56」을 연주합니다. 특히 바흐의 「H-moll messe BWV232」는 창단 10, 15, 20주년에도 연주한 작품으로, 고전의 정신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며,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정신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의미가 있지요.”
3월과 6월의 바흐 시리즈에서 연주될 작품은 합창 음악을 넘어서 서양음악의 백과사전이며 음악양식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로, 바흐 음악의 백미이며 연주자들의 최고 기량을 필요로 하는 곡들이다. 또한 7월 창립기념일에 열리는 특별 연주회는 그간 합창단과 함께 했던 많은 음악가들과 꾸미는 무대로,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서울대 교수), 피아니스트 임미정(한세대 교수)을 비롯해 지휘자 배덕윤(전 서울대 음대 초빙교수), 이해종(미국 영스턴대 합창 교수) 등이 한 무대에 선다. 그리고 10월에 연주될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은 작곡가가 10여 년 만에 완성한 곡으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곡과는 구별되는 특성이 있으며, 살아있는 ‘인류의 진혼곡’이라는 명제를 붙일 수 있는 곡이다. 이는 100여명의 합창단을 요구하는 대곡이라 서울모테트합창단과 합창단을 거쳐간 단원들, 서울베아투스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올해 마지막 정기 공연으로 준비된 헨델의 「메시아」는 2005년부터 서울모테트합창단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 공연문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진정한 의미의 ‘열린 음악회’이다.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하는 ‘Sing along Messiah’를 통해 25주년 마스터피스 시리즈 연주의 대미를 장식한다.
재단법인 서울모테트음악재단 설립
그리고 서울모테트합창단은 25살이라는 청년답게, 더 큰 비전을 세우고 있었다. 바로 재단법인 ‘서울모테트음악재단’을 설립하여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난 2월, 재단법인화를 위해 서류를 신청했으며, 3월 중에 재단법인화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
“저희가 지금까지는 연주단체로 음악계, 그리고 국내 문화예술계에 나름대로 유익한 일을 하고 봉사했는데, 앞으로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구체적으로 일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합창 연주, 교회음악 연구·교육, 청소년 음악교육, 재능 기부와 국제교류사업, 이러한 분야를 감당할 수 있는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것이지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그들은 전문적인 기악 앙상블팀도 만들어서 합창단의 연주 활동에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 또한 재단법인의 아카데미에는 교회음악아카데미와 청소년음악아카데미를 설립함으로써, 교회음악을 교육하고 연구하는 한편,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청소년 음악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청소년음악아카데미에 속하는 서울 모테트 주니어 콰이어(가칭)도 창단하여, 3월부터 단원을 모집합니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1까지 활동하는 어린이 합창단과는 달리, 서울 모테트 주니어 콰이어는 초등학교 상급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즉 13∼18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합창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이론, 성악 지도 등을 통해 청소년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을 계발할 예정이고요. 또한 교회음악 연구원은 일반 교인과, 목회자를 비롯해 지휘자, 반주자처럼 전문적인 분야까지 교육하는 실질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박치용 지휘자는 “이러한 사업은 10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끝에 신중하게 시작하는 것”이라며, 재단법인이 안정적이고 사회적으로 공신력도 높다고 보기에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모테트음악재단’이 되어 재원을 출연하고, 국가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3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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