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피아니스트 박혜윤 / 음악춘추 2012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5. 21. 19:10

 

피아니스트 박혜윤
목원대에서 교수로 학생 지도

 

“뛰어난 감정이입과 과감한 표현, 베토벤의 전형적인 음악형식을 완벽하게 지켜내며 섬세하고 탁월한 해석을 관중에게 전달하는 큰 힘이 있는 연주자”-독일 Wertheimer Zeitung

5월 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박혜윤의 독주회가 개최된다.


“베토벤은 좋아하는 작곡가이지만 가장 어렵게 느껴집니다. 언젠가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그의 작품은 계속해서 연구해야하는 숙제같네요. 그리고 슈베르트의 작품은 접할 때마다 제 자신이 더 성숙해지면 연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악적으로 깊이가 있으며 테크닉도 쉽지 않고, 자칫하면 지루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음악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이번에 베토벤의 「소나타 가장조 작품2, 제2번」, 알베니tm의 「이베리아 모음곡」 중 ‘제4권 Eritana’, 슈베르트의 「소나타 다단조 D. 958」를 연주할 그녀는 특히 알베니tm의 「이베리아 모음곡」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은 듯했다. 이베리아는 스페인의 옛 이름으로, 알베니스가 죽기 전에 파리에서 모국을 그리워하며 완성한 작품으로 각 세 곡씩 4집으로 되어 있다.


“스페인 음악의 스페셜리스트인 알리시아 데 라로차(Alicia de Larrocha)는 이 작품을 몇 번이나 녹음을 했고, 훌륭한 음반을 남겼지만 본인은 마지막까지도 만족하지 못했다고 하지요. 당시 드뷔시도 이 작품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고 하고요. 「이베리아 모음곡」은 악보를 읽기도 힘들 정도로 어렵게 작곡되었지만 음악적으로 흥미롭고, 전곡을 연주하는 것도 저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 동안 독일에서 활동하며 마르틴 루터 국립음대 강사로 후학을 양성한 박혜윤은 올해부터 목원대 음악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 마리아 헤레로 콘서트매니지먼트에 소속되어 있으며, 트리오 비오렐(Trio Viorel)의 멤버로 활동 중인 스페인 국제 청소년 피아노 페스티벌, 브라질 캄피나 그란데 국제 음악 페스티벌, 론드리나 국제 음악 페스티벌, 도미니카 공화국의 산토 도밍고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서 초빙교수와 초청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그 동안 여러 선생님들을 통해 배웠던 것을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싶습니다. 은사님들께서 제게 해주셨던 것처럼 저도 학생들이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음악적인 지식, 마음가짐을 알려주고, 무엇보다도 피아노가 좋아서, 재미있게 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저는 제자들이 ‘피아노를 치는 게 정말 즐거워졌다’는 말을 할 때 가장 기분이 좋더라고요.”
국내에서 김영호, 송희영, 박미애 교수를 사사하였고, 유럽에서는 패트릭 오번, 요헨 쾰러, 마르코 안토니오 드 알메이다, 넬슨 델 빈, 레오넬 모랄레스, 필립 앙트로몽, 엘긴 로트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아킬레스 델 빈, 호아킴 소리아노, 파벨 길릴로프, 볼프강 바칭어, 장 필립 콜라드, 제롬 로웬탈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하여 음악적 소양을 넓힌 그녀는 여러 스승들 중에서도 엘긴 로트(Elgin Roth) 교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연습실 책꽂이에 놓여져 있는 작은 액자를 가리켰다.


“함부르크 국립음대 교수셨던 엘긴 로트 교수님은 졸업 후에 만난 분인데, 독일 정통파로 정석대로 가르치셨고, 평생 제자들을 헌신적으로 지도하신 분이세요. 특히 쇼팽이 제자들을 가르쳤던 교육 방법이 대단한데, 선생님께서는 이를 평생 연구하셨고, 저서로도 남기신 덕분에 저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품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고, 음악을 대하는 태도, 자신감 등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지요. 만 85세로 건강 좋지 않으신데 이제는 자주 뵐 수가 없어 안부가 걱정되네요.”


독일, 브라질, 포르투갈,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에서 독주회와 협연 등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박혜윤은 오는 6월 발렌시아 필하모니 협회의 Music i Art에서 실내악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며, 브라질 캄피나 그란데 페스티벌에서 마스터 클래스와, 독주 및 실내악 연주를 하고 스페인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도 참여한다. 또한 겨울에는 베를린에서의 독주회가 계획되어 있다.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어서 감사하고, 기쁩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공부하며 나아가는 것의 제 바람입니다.”

 

글·배주영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